충주 2022 살이

무당은 원래 상대가 안 된다

정안군 2022. 2. 11. 10:54

우리는 아버지 명의의 집을 가져 본 적이 없다.

내가 태어나서부터 남의 집 살이를 하다가 중학생이 되었을 때 드디어 독채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그 당시 초가가 퍽 드문 시절이었는데 초가집이었지만 남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독채라서 참 좋았다.

물론 그 집도 우리 소유는 아니고 전세였던지 월세이었을 것이다.

어려서 흥부와 놀부 생각을 많이 하였다.

양자 비슷하게 어린 시절 살았던 큰집은 엄청나게 부자였는데 우리 집은 비록 흥부처럼 자식들은 많지 않았지만 찌질이 가난했으니.

큰집은 큰어머니가 사실 상 권력자이었는데 하나밖에 없는 시동생에게 뭘 주는 건 싫어하셨는지 도움이 없었다고 한다.

마음만 먹었으면 집 한 채 사주는 건 일도 아니었을 텐데.

 

아무튼 우리가 살던 초가집 옆에는 그 당시로는 번듯한 시멘트 벽돌집이 있었다.

어느 날 깜짝 놀랄 일이 있었다.

그 집에서 손과 발이 철사로 묶인 팬티(그 당시는 빤쓰)만 입은 총각이 우리 집 마당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그런 사람이 옆집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었는데 알고 보니 그 청년은 정신병이 있는 그 집 아들로 남들 눈에 부끄러운지 철사로 묶여 집에 갇혀 있었단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너무 아찔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청년 엄마는 직업이 무당이었다.

나름 잘 나갔던 모양인데 무당 아들에게 우환이 있으면 남들에게 우습게 보일까 봐 아들을 가두어 놓지 않았을까?

 

그러던 어느 날, 우리가 이사 와서는 영 신발이 안 선다고 엄마에게 그러더란다.

우리가 예수 믿는 집이라서 그렇다고.

그 무당은 우리를 꽤 원망하다가 어젠가 어디론가 이사를 가버렸다.

그래서 어린 시절이었지만 예수님의 권세는 무당 같은 것은 쉽게 이긴다는 것을 배웠다.

 

아버지가 고맙게 생각이 드는 일이 있다.

시골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시절은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였는데 방학 때 서울에서 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해 주셨다.

그 덕에 그나마 공부를 어지간히 해서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고 또 그 이유로 계속 밥을 먹게 되었으니.

학원에 다닐 때는 그 당시 쫄딱 망해서 서울로 올라 와 옥탑방에서 사시던 큰집에서 기숙을 하였다.

그 당시 큰 어머니는 건강하지 못해 거의 집에만 계셨는데 그 큰 어머니께 날마다 놀러 오는 친구 할머니가 계셨다.

날마다 두 분이 민화투를 치시면서 노셨는데 그걸 보고 있노라면 저게 재미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고향 출신 목사님을 만나 큰 어머니도 교회에 나가시게 되었다.

친정 식구 중에도 교회 다니는 사람이 없고 젊어서도 교회와는 거리가 멀었으니 교회는 나가시지만 믿음은 전혀 없고 그냥 그 목사님 얼굴을 보고 나가시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교회에 다니셨다고 나에게 유언처럼 말씀하셨다.

종부이셔서 젊어서부터 제사를 많이 준비하셔서 치렀는데 이제 나도 교회에 나가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제사 같은 것은 지내지 말거라.

그때까지만 해도 추석과 설에 제사를 지내서 장손 격인 나도 꼭 참석을 해야만 했었다.

그 뒤로 우리는 제사가 없어졌다.

그런데 큰 어머니가 교회에 나가서부터 자주 놀러 오시던 할머니가 보이질 않았다.

그 이유를 물으니 교회에 나가서 이제는 함께 할 수가 없다고 하셨다나?

역시 예수는 귀신 따위는 가볍게 이기신다는.

그걸 무당들도 안다.

 

언젠가 두 집에 심각한 갈등이 생긴 적이 있었다.

한 집은 내가 잘 아는 사이라서 그 중재자로 나섰다.

상대방은 점을 치는 사람이었는데 전혀 면식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 집을 방문하러 가던 도중 내가 이렇게 기도를 했다.

'하나님 교회 장로 되는 사람이 점치는 사람 하나 못 당하면 말이 됩니까?'

결론적으로 보면 맞았다.

예수를 믿는 사람에게 점쟁이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때는 잘 마무리가 되었는데 결론은 해피 엔딩은 아니었다.

 

아무튼 무당이나 점쟁이나 예수 앞에는 상대가 안 되는 존재들이다.

그런데 감히 그 무당들이 세상 권세를 노리고 날뛰고 있다.

코로나 세상에 되어 나라가 좀 뒤숭숭하니 이것들이 마치 제 세상을 만난 줄 안다.

어이 모 서방 장인이라는 건진 무당.

예수 맛 좀 볼랑가 어쩔랑가?

쫄리면 되지시던가.

 

뱀발) 경상도 출신 거기에 장로교 거기에 장로나 권사 직분을 가지신 분께 궁금한 것 하나가 있어서 묻습니다.

그 지역은 특정 정당 사람은 나라를 팔아먹어도 찍어 준다는 곳이니 궁금해서요.

다른 사람은 그렇다고 해도 무당의 사위도 찍어 주렵니까?

그냥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충주 2022 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호준의 터키기행 시리즈  (0) 2022.02.22
22년 잔차 시승식  (0) 2022.02.12
무당의 나라  (0) 2022.02.08
터키 - 1 만 년의 시간 여행  (0) 2022.02.07
소설 프랑스 혁명  (0) 2022.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