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이스탄불] 아침 예배를 아야 소피아에서

정안군 2022. 4. 21. 14:43

밤에 비 오는 소리를 잘 들었습니다.

여전히 잠 못 이루는 긴 밤이었어요.

다행히 새벽녘에 비는 그쳤어요.

어제 아침의 좋은 기억이 있기에 오늘도 산책 삼아 아야 소피아로.

오늘 아침도 서늘한 공기가 반겨 줍니다.

 

아야 소피아 돔의 이슬람 장식물 달과 별은 최근 사원으로 변신하면서 달아 놓은 듯하죠.

번쩍번쩍합니다.

물론 금은 아니겠죠.

옛날 잘 나가던 오스만 제국 시절이야 혹여 모를까 요즘 같은 경제 폭망 시절에는 꿈도 못 꾸겠죠.

 

천년이 넘은 건물이라서 날씨가 오늘처럼 우중충하면 더욱 을씨년스럽군요.

연이어 이틀 동안 아침에 여기를 오는 사람이 우리 부부 말고 또 있었을까요?

날씨 탓인지 어제보다 사람이 더 적습니다.

 

정원에 서 있는 기둥.

화려한 머리 양식이 코린트 식입니다.

성경에 고린도로 나오는.

코린트 지방 어느 신전에서 스카우트되어 왔겠네요.

 

입구에 있는 드래곤볼과 같은 돌공은 콘스탄티노플 공방전 때 사용된 대포알이라 합니다.

폭약이 장착된 것이 아니라 이런 돌공을 날려 성벽을 부수곤 하던.

여기도 이 세례를 받았을까요?

 

본 홀 들어가기 전 신발장이 놓인 곳 옆방에 놓여 있었습니다.

누구의 관인 듯한데 누구의?

혹시 엔리코 단돌로인가.

4차 십자군을 이끌고 로마를 약탈했던 장본인.

그 친구 무덤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지만 수도를 회복한 황제에 의해 그의 뼈다귀는 산산이 부서졌다는데.

당연하지만 모르는 게 너무 많네요.

 

본당에 입장하지 못하고 정원에 진열된 기둥과 잔재들입니다.

천년이 넘는 나이들 가지고 계신 분들이 너무 흔한 곳이라 대접이 이렀습니다.

우리나라로 오시지 않고.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

이곳에서 명상과 기도로 잠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나님이 알라를 이기게 해 달라는 그런 기도는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구별 없이 평화를 누리게 해 주십사고.

 

어제부터 이런 모습을 보이는 아내.

모든 것이 귀한 곳에서 귀한 사람이 귀한 기도를 드립니다.

 

원래 높이는 이렇듯 낮습니다.

그 낮은 곳에 남겨진 양의 무리들.

기독교를 상징하는 듯해서 본당에서 쫓겨났나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당 천정에 남아 있는 십자가의 흔적.

다시 오니 눈에 들어옵니다.

 

정원에 서있는 기둥에도 십자가의 모습이.

역시 아야 소피아는 여러 가지로 아쉬운 곳입니다.

이렇게 아침 예배를 마칩니다.

오늘 오후는 크리스천의 고향 안디옥으로 이동을 합니다.

원래는 버스로 이동하려다 어마 무시한 이동 시간을 보고는 비행기로 바꿨지만 그래도 피곤한 하루가 되겠네요.

이래서 최대한 이동은 피하려고 하는데 어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