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건강한 터키식 식단.
카이막과 꿀이 등장하셨습니다.
밥상은 비록 초라해도 음식은 최고.
그런데 빵이 식사용 빵이 아니라 간식용 빵.
그러니까 뭘 찍어 먹는 것이 아니라 그냥 먹는 거라서 빵 선택이 좋지 않았어요.
빵의 향이 강해 카이막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는.
오전은 MLB 타임.
왜 미국 아이들은 꼭두새벽에 야구를 해가지고 말이야.
5시 30분에 눈 떠 보기 시작한 경기는 헨지니가 고전 중인 토론토.
토론토가 9회말 동점 투런 후 10회 연장에서 사요나라 희생타로 승.
헨지니는 오늘 구경만.
그리고 잘 나가는 다저스를 이긴 불쌍한 애리조나가 간신히 연패 모면.
그나저나 야구는 왜그리 재미있는겨?
오후에는 선생님 부부와 함께 피크닉을 가지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도서관 앞에서 만나기로.
그런데 도서관이 있었단 말이지.
반가운 마음에 찾아보니 우리 숙소에서 자빠지면 코가 닿을 거리.
태국 치앙라이 라자밧 대학 도서관에서 살던 생각에 반가워 얼른 가보았습니다.
터키는 영어가 참 박해요.
도서관 건물 앞에 영어로 라이브러리 어쩌고 하는 글자는 하나도 없고 그저 터키어만.
도서관은 큐튜파네라고 읽는데 글자에 움라우트가 2개나 붙어 쓰는 건 생략하렵니다.
공간은 에어컨이 돌아 시원하고 홀은 넓어 좋았습니다.
그러나 읽을 만한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 흔한 영어 신문도 없고 오로지 터키어로 된 것들.
혹시나 싶어 위층에 올라가 보니 서가에도 터키어로 된 책들만 그득.
너무하는 거 아녀?
니는 무슨 소리인지 아나?
낸들 어찌 알겠노?
흰 건 글씨고 아이다, 검은 것도 있네.
그래 너는 내보다 낫다.
오늘 오후 소풍 장소는 사조 바(Sazova) 공원이라는 곳입니다.
그곳을 가려면 택시나 돌무쉬라는 소형 버스를 타야 한다네요.
돌무쉬를 타는 곳은 밀렛 바흐체시 공원 근처로 구글 맵에서 돌무쉬 두라이(Dolmus Duragi)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이 돌무쉬는 거리에 상관없이 6리라이니 오래 탈수록 이득입니다.
그러니 일단 타면 끝까지 가시길,
잉?
입구가 거창하네요.
공원이니 당연히 입장료는 없습니다.
여기도 미루나무들의 사열을 받는 듯합니다.
하늘도 쭉 솟아 있는 나무들을 보니 여기도 잎이 조금 더 무성해지면 정말 폼나겠다 싶었어요.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공간이 너무 넓다 보니 그냥 드문드문 보이는 정도.
안에는 이동 수단이 없었는데 한 여름 땡볕일 때는 그냥 죽음일 듯.
오늘은 날이 고만고만해서 괜찮았어요.
뭐래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이 동네 시에서 알아서 하겠죠.
무슨 해적선 비슷한 것도 있는 백설공주가 살던 성도 있었어요.
무슨 콘셉트일까요?
오스만 제국이 한창 잘 나갈 때 자기 해군이 취약한 걸 알고 해적 두목을 해군 사령관에 임명하여 서방 해군에 맞서도록 했으니 해적선이라 해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네요.
물론 해적에게 자기 나라 해군을 맞긴 것은 터키 뿐만은 아니랍니다.
영국도 그랬고 이웃나라 왜국도 그랬어요.
언덕 위에 쉼터가 있었어요.
이런 곳은 꼭 가봐야 하죠.
'쉬뵈렉'이라는 음식점이군요.
이게 뭘까요?
쉼터 그다지 높지 않아 앞으로 펼쳐지는 전망이 그다지 장대하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참 좋네요.
봄바람은 살살 불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좋으니 여기가 천상일세.
이게 쉬뵈렉과 아이란이라는 음료입니다.
쉬뵈렉은 5개가 한 세트로 20리라.
아이란은 터키 대표 음료로 요구르트에 물 탄 다음 소금으로 간한 맛.
일단 짭짤합니다.
쉬뵈렉은 만두 사촌쯤 되는 음식이군요.
얇은 피 안에 다진 고기와 채소가 살짝 들어 있고 이걸 기름에 뛰기지 않았나 싶은.
기름인지 물인지가 안에서 줄줄 새어 나와 먹기가 좀 까다로웠어요.
등급은 먹을만한 음식 정도.
공원 안에는 동물원도 있었습니다.
시 단위가 운영하는 동물원이라 해서 뭐가 있을까 했는데 제법 규모가 있더군요.
그런데 안에서 뭘 보았던가?
우리가 터키에 동물 보러 온 것은 아니니 그냥 그렇게 스치는 정도.
놀랍게 수족관도 있었어요.
그렇게 크진 않지만 터널 형도 있어서 만타가오리도 등장을 하더이다.
단양에 있는 수족관과 비교하면 규모가 비슷한데 가격은 비교 대상이 아니죠.
여기는 천 단위 거기는 만 단위.
10배 차이는 나겠네요.
전체적으로는 크게 볼거리는 없어 일부러 외지에서 여기만을 위해 찾아 올 이유는 없지만 우리처럼 장기 거주하는 사람은 넓은 공간에서 아무 생각 없이 유유자적할 수 있는 곳이 이곳이더이다.
다시 시내로 돌아옵니다.
추천 식당입니다.
여기는 타북(Tavuk) 즉 닭고기 전문점.
참고로 송아지는 다나(Gana), 양은 쿠주(Kuzu)
돼지는 흠.
훠이 물렀거라.
일단 닭고기 볶음밥 타북 필라우와 밀가루 전병으로 닭고기와 각종 채소를 말아 놓은 타북 뒤림.
태국판 카오팟 까이인 타북 필라우가 의외로 맛이 있었어요.
추천 음식입니다.
나중에 보니 하타이 음식이라네요.
우리는 거기서 이런 것 못 보았는데.
하긴 이틀에 뭘 알겠어요.
타북 튀림은 자장면 맛이 살짝.
왜 그럴까 이유를 생각해 보니 양파 볶은 것이 들어 있었어요.
이것도 또 먹어도 될 맛.
어제 잘 못 선택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추천을 받은 빵 가게입니다.
저녁 무렵인데 어지간한 빵은 벌써 거의 동이 난 상태였어요.
큰 빵 작은 빵 더 작은 빵.
이렇게 세 개를 담았는데 몇 백 원.
한국에 사시는 분 충격받을까 봐 자세한 가격은 안 쓸게요.
돈을 내면서 드는 생각.
돈을 벌려고 하는 가 아님 자선 사업인가?
다음 날 아침 식사로 먹었는데 식빵이 맞네요.
왜 식빵인지는 저번 NHK 방송에서 주워 들어 알아요.
왜 나라에서 처음 빵이 소개되었을 때에는 간식이었는데 그러다가 빵이 식사 대용으로 등장하면서 식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따근따근할 때 먹었으면 더 맛이 있었겠지만 아침에 식어서 먹는 맛도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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