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에스키셰히르] 시내를 걸어 봅시다

정안군 2022. 4. 27. 02:32

어제 바깥일을 끝내면서 몇 가지 필요한 물건을 사서 돌아왔는데 걸음걸이가 만 보에 미치지 못했더이다.

그러면 나가서 채워야지.

만 보 이상이 나의 목표.

지도를 보니 멀지 않은 곳에 공원이 있어 그쪽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가는 도중 분위기 좋은 길이 있네요.

널찍한 인도 그리고 그 가운데 마치 사열하듯 서있는 가로수들.

이런 길이 있단 말이지.

아직 이른 봄이라 잎이 없어서 그렇지 무성해지면 멋있는 가로수길이 될 듯해요.

 

이런 멋진 길이 있단 말이지.

에스키셰히르는 멋을 아는 도시군요.

시장을 잘 뽑았나요?

나무도 폐백 드리는 신랑 신부처럼 서로 바라보며 인사도 잘합니다.

그래 편히 쉬어.

 

Eskisehir라는 지명이 길어서 인지 이곳에서는 그냥 ES로 씁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곳 지명을 쓸 일이 있으면 ES로 쓰렵니다.

너무 분위기가 좋아 계속 길을 따라 걸어 보았습니다.

 

그 끝에는 ES 기차역이 있었네요.

이곳은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을 잇는 고속철의 중간지점이라서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고 어디로 이동하기가 굉장히 편해요.

우리나라 KTX가 꽤 비싼데 이곳 고속철은 버스보다 싸고 빨라 인기가 대단하다 합니다.

그래서 일주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자리를 얻을 수 있다네요.

목화의 성인 파묵칼레가 있는 도시 데니즐리까지 일반 철도로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푹 쉬다가 어디로 이동할까 궁리 중인데 동쪽으로 향하든 서쪽으로 향하든 모두 철도를 이용할 수 있어서 아주 좋네요.

버스 여행보다 기차 여행이 훨씬 편하고 좋지요.

게다가 값도 저렴하니 일석이조입니다.

그런데 역사 건물은 멀쩡한데 모두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으니 옆 골목으로 들어가야 된다고.

해서 정면에서 왼쪽으로 타고 돌으니 거기에 신설 역사가 있었어요.

어디든 들어갈 때는 검문이 엄합니다.

 

이렇게 지하에 역사가 있었어요.

평일이라 크게 혼잡하지는 않았고 또 매표창구는 한산했어요.

다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니 창구에 들릴 일이 없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외국인.

인터넷으로 된다 하지만 얼굴을 보면서 설명을 듣고 사는 게 좋으니 그렇게 해야죠.

동쪽으로 갈까요 아니면 서쪽으로 갈까요.

동쪽으로 가려면 앙카라까지 고속철로 가야 하니 미리 예매를 해야 하고 서쪽의 경우 일반 철도이니 그냥 와서 타면 되고.

 

대충 만 보는 채웠으니 다시 숙소로 향합니다.

돌아올 때는 골목으로 해서 다른 길로.

그런데 어느 골목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었어요.

무슨 일인고?

 

초등학교 앞이었어요.

안전한 동네 같은데 이렇게 학부모들이 하굣길을 신경 써야 할 정도인가요?

아이들 하굣길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나라라면 상당히 심각한 것인데.

 

여기도 할배 역할은 손주들 돌보는 일.

손주들 가방을 메고 앞서 가고 뒤따르는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신났네요.

어쩐지 내 미래인 듯해서 남 일 같지 않더이다.

이 나라는 연립 주택의 경우에 주차 공간이 의무가 아닌 가 봅니다.

그러니 골목마다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난리더군요.

그래서 어느 골목은 철문으로 막기도 하고 여기처럼 방지 블록을 설치해 놓기도 했어요.

도시 구조가 아래층은 상가이고 그 위는 아파트 형식인데 주차장이 없으니 도롯가 전체가 주차장입니다.

그러니 복잡한 곳은 정말 엄청납니다.

땅 넓은 나라에 살면서 왜 이리 빡빡하게 사는지 원.

 

돌아오다 또 하나 발견했네요.

중형 마트 cagdas 차-다쉬입니다.

C와 S자 아래엔 꼬리 그리고 g 위에 갈매기 표시.

꼬리 붙은 글자는 독일어에서 차용을 해 왔고 g 위에 표시된 것은 그냥 장음 표시입니다.

그래서 카그다스가 아닌 차-다쉬.

 

진열괸 천도복숭아를 발견한 아내는 그 순간 눈이 반짝.

어머 이런 건 사야 돼.

손오공의 나라 같은 멀리 있는 나라에서 서 왔는지 가격이 좀 비쌌지만 먹기로 결정했으니 그냥 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철이 아닌 복숭아를 남 나라에서 먹었는데 맛은 음~~~~~

상당히 좋았습니다.

천도복숭아야 오공이 형님도 반한 맛이니 오죽하겠습니까?

 

여기 매장 안도 꽤 넓고 물건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찾아낸 마트는 Simge, Sok, MiGROS, A 101 여기에 차다쉬까지.

 

중형 마트 시장에서 이 나라는 춘추전국 시대네요.

아직은 많은 매장들이 서로 난립한.

이 나라는 일곱 열하나나 지에스 같은 편의점은 안 보입니다.

대신 구멍가게라고 표현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매장은 흔히 볼 수 있어요.

 

오늘은 날도 비교적 선선하고 날씨도 좋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