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에스키셰히르] 잘 먹고 살아 보자

정안군 2022. 4. 26. 21:03

어제 터키 마니아 선생님 부부에게 레슨을 받고 나서 준비한 소스들입니다.

하나는 깨 소스 또 하나는 포도당 소스.

이것을 접시에 붇고 살살 저어 섞은 다음 빵을 찍어 먹으면 음.

꽤 맛있습니다.

고소하고 달콤하지만 좀 생소하게 맛있는.

귀한 것이 아니고 어느 마트든 다 팝니다.

 

가볍게 준비해서 가볍게 먹은 요구르트.

불가리스라는 이름으로 불가리아가 요구르트의 종주국인가 했더니 원조 할매는 터키라네요.

원조 할매가 표준어가 아닌가?

자꾸 원조 할머니로 고치라고 합니다.

원조 할매라 해야 뭔가 통하지 원조 할머니라고 하면 좀 웃기잖아요?

 

처음 보는 요구르트 용기 사이즈라서 비교 대상으로 수저를 함께.

좋게 말해서 순수한 맛이고 일반적으로는 이런 것을 맹탕이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가미가 되지 않은.

내일 아침에는 빵에 카이막을 바르고 꿀을 부은 다음에 먹어 볼게요.

먹어 보려고 카이막을 사 왔습니다.

카이막 이 친구는 백형이 어느 매체에서 말한 뒤 유명인사가 되었다죠?

그래서 아주 귀한 가 했더니 이것도 어느 마트에서나 다 팝니다.

그 대신 가격이 조금 더 비쌉니다만 여기는 유제품 천국 터키입니다.

 

무엇을 먹으면 잘 먹었다 소문날까 하다가 이 동네에서 유명한 맛집 음식을 먹어 보기로 합니다.

발라반 케밥을 잘하는 집이랍니다.

중국 여행을 할 때 덮밥 이름이 무슨 개반이라고 했고 케밥이라는 음식 이름을 들으면 왜 강아지가 생각이 날까요?

유명한 맛집은 대개 구 도심에 있고 숙소도 구 도심에 있는 지라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여행자는 숙소를 구 도심에 잡아야 편합니다.

아무튼 이름이 좀 복잡한데 다 써 보죠.

Abdusselam Balaban Kebap Salonu.

 

우리에게 음식을 선택하도록 설명하기 위해 번역기를 준비하는 사장과 종업원.

조금 이르게 가서 손님이 없었는데 때가 되면 대기표를 받아야 한다는군요.

그래서 맛집 분위기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사람이 많아야 맛있어 보이는데.

 

주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준비된 발라반 삼 형제.

이 식당에서 사용하는 소스는 세 가지입니다.

요구르트 소스, 토마토소스 그리고 버터 녹인 것.

이 세 소스를 각각 이용하여 음식을 만들기도 하는데 우리가 받은 것은 이 셋을 한꺼번에 부은 종합판입니다.

여기에 올려놓은 고기가 두 종류인데 맨 왼쪽은 소고기 꼬치이고 맨 오른쪽은 미트볼, 중간 접시는 한 줄은 소고기 다른 한 줄은 미트볼.

복잡한 듯 보이지만 구조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터키어로 하면 꼬치고기는 시시 케밥, 미트볼은 쿄스테.

이들을 짜 맞추면 요리 이름이 되는데 이것도 알쓸신잡이네요.

그래도 한 마디만 더 보태면 그냥 굽는 것을 케밥이라 한답니다.

강아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요.

 

색도 생소하고 모양은 더 생소해서 무슨 맛일까 매우 궁금했는데.

결론은 우리같이 치즈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걸 먹는 게 인생의 좋은 경험이며 수련이다 이렇게 생각을 해야 하겠습디다.

생각 같아서는 무당서방에게 대여섯 그릇 연속해서 먹이고 싶은 그런 귀한 맛.

하긴 치즈에 단련된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은 좋아할 수도 있겠더군요.

현지 물가로는 꽤 비싼 음식으로 270리라 정도 나왔습니다.

4명이 먹었으니 일인당 6천 원 정도 되겠네요.

다시 먹을 일은 없겠지만 누가 사준다고 하면 이렇게 주문을 하겠어요.

소스를 넣지 않은 사데(Sade)로 시시 케밥으로.

그러면 단순히 잘 구운 소고기 꼬치가 됩니다.

그러니까 맨 아래에 빵 그리고 치즈 그리고 꼬치, 이런 구조가 되겠네요.

어쨌든 결론은 돈 아까운 좋은 경험을 했다.

 

여기는 다른 곳인데 우리로 치면 장모님 반찬가게입니다.

진열된 음식 중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골라 가져 가는.

먹어 보고 싶은 음식은 없었지만 이미 드셔 보신 분이 말씀하시길.

맛있답니다.

한번 도전을 해 볼까요?

그런데 그럴 일이 있을지.

음식 가지고 장난하는 것 아닙니다.

 

터키는 견과류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여기는 견과류 가게.

VACUM YAPILIR.

이 글씨가 뭔가 했더니 진공 포장해준다는.

VACUM.

진공이라는 영어 Vacuum에서 모셔 왔나 봅니다.

땅콩은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소금 간한 것 그리고 하나는 순수.

어제 맛 본 땅콩이 소금 간한 것이라서 다 그런 가 했더니 아닌 것도 있었어요.

그냥 안 것은 아니고 구글 번역기 덕이죠.

그래서 그 맨 땅콩을 사고 싶었는데 아내의 얼굴을 보니 앵그리 버드가 생각나 패스.

갈수록 아내가 무서워지니 이거 참 큰일일세.

 

이곳에 도착해 트램을 타고 내린 곳 차르스입니다.

트램이 다니면 도시가 뭔가 있어 보이는 건 나만인가요?

 

대중적인 화장품 가게.

아내를 위한 곳인데 싼 지 안 싼지는 모르겠네요.

짐작으로는 우리나라보다는 싸겠죠.

 

길에서 간단한 음료를 파는 아줌마.

차이는 2리라, 토스트는 12리라 터키식 커피는 5리라.

그리고 주 종목인 레모네이드는 소 중 대에 따라 2 4 6리라.

하루 종일 팔면 얼마나 벌 까요?

터키식 커피는 커피 가루를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넣은 다음 윗부분만 살짝 덜어내 마시는 스타일이랍니다.

별다방 아메리카노에 익숙해진 입맛에는 안 맞는대요.

그런데 본래 커피는 터키에서 본격적으로 마신 음료이니 이 스타일이 커피 조상일 수도 있어요.

 

오늘 만난 장소 가운데 제일 부러웠던 곳 시내 중심가 찻집입니다.

차이가 4리라.

좀 비싼데 풍미가 있는 곳이어서 앞으로 많이 애용을 할 것 같은 곳이었어요.

그런데 이곳도 여전히 담배 연기가 큰 벽.

 

오늘 또 하나를 만납니다.

중형 마트 MiGROS.

i를 쓰면 미그로스인데 I를 쓰면 므그로스가 되어 다른 것은 대문자인데 i 자만 소문자로 썼죠.

그러니까 미그로스이지 므그로스가 아니라는 말이죠.

엄청난 유제품.

아무튼 싱그러운 과일과 채소들.

아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구역입니다.

거기에 가격까지 협조를 해주니 이거야 뭐.

 

바륵(BALIK) 가게입니다.

바륵은 터키어로 생선입니다.

그러니까 생선 가게.

나는 생선이 좋은데 아내는 별로라서 그냥 마음만 당기는 가게.

하긴 양념 재료도 부족하고 냄새도 나서 숙소에서 해 먹기가 좀 어렵죠.

그러니 더 아쉽고 생각나는 가게입니다.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주인 표정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니 이 사람 그런 걸 뭘 물어보고 그래.

찍어, 나도 찍고.

그래서 함께 찍기도 했는데 그 주인이 잘 생긴 얼굴이 아니라서 여기는 생략.

 

여기는 앞으로 단골 삼을 빵가게.

만들고 바로 구워 파니 얼마나 맛있겠어요.

원하는 것을 손가락의 짚으니 그것만 먹어 보면 안 된다고 모든 것을 하나씩 꺼내 주는 푸짐함.

봉지에 담긴 것은 우리가 산 것이고 옆에 있는 것은 먹어 보라고 내놓은 것.

사진을 찍은 다음 성의가 대단해서 다 먹어 보았어요.

먹어 보면 아 이래서 터키가 빵의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나게 되어 있습니다.

거기다 저 빵 한 봉지가 15리라.

 

그나저나 여기서 이렇게 지내다 한국에 돌아가서 파리 뭐시기 빵을 어떻게 먹지요?

터키에서 살까 보다.

 

우리 숙소 앞 광장입니다.

봄의 속도가 충주보다는 조금 느린 감이 있어요.

여기는 벚꽃이 지금 한창.

오늘은 어제보다 온도가 조금 내려가 나돌아 다니기 아주 좋은 봄날이었어요.

 

여기서 지내다 보니 무엇을 먹을까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고 이 넘치고 넘치는 먹을거리를 어떻게 참고 안 먹나 그게 걱정이 드네요.

이래서 터키 사람들 가운데 뚱뚱이들이 그렇게 많은 가 봐요.

 

전체적으로는 태국 물가와 비슷한데 유제품은 비교 불가죠.

아무래도 여기서 살까 봐요.

90일 비자에 잠깐 조지아 같은 옆 나라 살짝 갔다 오면 되니.

하긴 조지아는 365일 무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