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나가는 걸로 이틀분을 지불했지만 당최 방이 좁고 불편해서 오늘이라도 괜찮은 숙소를 구하면 탈출해야 되겠다 싶어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섰습니다.
어제 찾아보았던 동네 왼편과 원 도심 이렇게 두 군데를 찍고 두 동네 가운데 어디를 먼저 갈까 고민을 순간적으로 했습니다.
한 블로거가 소개한 호텔은 모든 것이 좋은데 싱크대만 있고 다른 게 없어서 그게 좀 걸리고 다른 한 곳은 원 도심에서 좀 멀긴 하지만 조건에는 여러 가지로 잘 맞는 집들이 있었거든요.
뭐 다 좋을 순 없고 하나 정도 빠지는 원 도심 쪽을 먼저 가보자고.
그래서 슬슬 가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부엌살림까지 다 준비되어 있고 체크인할 때 내어 준답니다.
깨끗하고 위치 좋고 더할 나위가 없었어요.
다만 다음 주가 라마단이 끝나는 주라서 모든 터키 내 숙소 비용이 올라가 이 호텔로 그렇게 한다는 말이 플러스.
그래도 생각보다도 쌌고 전반적으로도 쌌어요.
숙소 조건도 이제까지 지낸 곳 중 이곳에 베스트입니다.
아니 베스트 오프 베스트.
원래는 내일부터 체크인한다고 했는데 지금 있는 곳에서 더 있을 이유가 없어 오늘 올 테니 오늘은 공짜로 해달라고 해봅니다.
부자가 경영을 하는데 아들 이름이 칸입니다.
그 미스터 칸이 쿨하게 그러랍니다.
오늘은 프리라고.
터키 갈수록 태산입니다.
나 이러다 터키와 사랑에 빠지겠어.
다음 순서는 어려울 듯 보였던 일이 너무 쉽게 그리고 일찍 끝나 어제 도움을 주셨던 선생님 숙소를 찾아가 감사 인사를 드리는 일.
삼양라면은 몇 개 챙겨 왔고 그것으로 좀 부족한 감이 있었는데 도중에 전기 통닭집을 만납니다.
빙글빙글 도는 누드 통닭.
가격이 50리라.
한 마리 4300원.
나중에 알았는데 다 사야 되나 했더니 반 마리도 판다고.
그리고 PTT.
터키 우체국입니다.
태국에서는 PTT(페떼떼)가 주유소입니다.
여기서 환전이 가능하다 하여 들어갔습니다.
경비 아저씨가 아는 척 하기에 체인지 머니 하러 왔다니 번호표를 뽑아 주는데 앞에 수 십 명이 있었어요.
음.
이러다 날 새겠다.
다음에 하겠다고 나서는데 경비 아저씨가 말리더니 우리를 한 창구로 인계합니다.
체인지 머니 하러 왔다고 하니 그 여자 직원 업무가 아니고 영어 가능한 사람이더군요.
그분은 우리말을 다시 듣고 담당자에게로.
순서는 다 무시입니다.
그래서 금방 일을 마칩니다.
터키 사람들 착하고 친절해요.
아이 러브 터키.
이런 걸 어떻게 찾냐고요?
다 알다시피 모든 게 구글의 힘입니다.
구글 맵에 물어보면 다 알려 줍니다.
선생님 숙소에서 음식도 나누고 세상 이야기도 하고 터키 선배이신지라 중요한 몇 가지를 배웁니다.
백선생이 감탄했다는 카이막 이용하는 법.
너무 간단해요.
그리고 소스 두 가지를 섞어 빵을 찍어 먹기.
실제로 해 주셨는데 먹어 보니 카이막보다 이게 내 입맛에는 더 맞더이다.
아내는 재래시장에서 채소를 사고 싶어 어제는 재래시장을 부지런히 찾기도 했는데 그런 것 필요 없다고 하시더군요.
우리나라 중소형 마트처럼 터키에도 그런 마트가 널렸답니다.
A 101, Sock, Migros, Cagdas 그리고 Simge.
이건 또 어떻게 찾냐고요?
이것도 구글이죠.
구글 맵에서 이름만 치면 전 동네에 있는 해당 마트가 다 뜹니다.
그러면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 가면 끝.
오늘도 낮에는 많이 뜨거웠습니다.
얼른 어제 잔 숙소에서 짐을 빼어 새로 얻은 숙소로.
와서 보니 더 좋네요.
방 크기가 어제 잔 방보다는 두 배 이상.
이곳을 소개한 블로거 말대로 터키에서 가성비가 최고입니다.
세탁기에 빨래도 돌리고 씻고 빈둥거리고 하다가 저녁은 한식을 먹어 보냐고 시장 보러 나섭니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며칠 전 쌀을 사서 밥도 하고 마트에서 참치와 양상추를 사서 쌈을 싸서 먹기도 했죠.
참치는 봉지에 넣어 팔아 좀 생소했지만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고 양상추는 얼마나 싱싱한지.
이렇게 채소가 싱싱하니까 특별한 양념이 필요 없이 간단한 소스만 넣어 사라다를 만들어 먹겠죠.
저번과 같은 약식 한식이 아니고 이제 본격적으로 한식 파티를 열 수 있게 되었네요.
근처에 Sock 마트가 있어서 가보니 있을 건 다 있는데 채소는 영 시원찮았어요.
붙임성 좋은 아내가 어디서 사 왔는지 채소를 들고 있던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맵에서 장소를 찍어 주더군요.
그래서 간 곳이 Simge 심게.
입구가 너무 허름해서 신경 쓰지 않으면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일단 들어가니 안에는 신천지.
마데 인 이마니가 아니고 다른 신세계가.
과일 천국 터키.
아직 제철 과일은 없어서 상태는 좀 시들해 보입니다.
6월이 되어야 체리가 나온다 하는데.
원 없이 먹게 될까요?
채소들.
얼마나 싱싱한지 탄력이 넘칩니다.
채소는 역시 심게네요.
그래서 전에 Sock 마트에서 만난 아줌씨가 이곳에서 채소만 사고 다른 건 가까운 곳에서 사려 했나 봅니다.
고춧가루가 있다는 걸 알아 찾아보니 이분들이 고춧가루.
터키어로 Pul Biber.
하나는 칠리 가루(고춧가루)이고 다른 하나는 파프리카 가루입니다.
구글 번역기를 돌려도 되지만 친절하게 영어로 써 놓았네요.
가게를 둘러보니 확실히 터키는 유제품 천국이기도 합니다.
전에 살던 태국은 식물나라.
이곳 터키는 동물 나라.
기호대로 선택하면 좋은데 나이 든 사람은 유제품에 익숙하지 않으니 태국이 좋고 요즘 세대는 유제품에 익숙하니 터키에 오면 너무 신나겠어요.
오늘 저녁 메뉴는 근대 된장국이랍니다.
그래서 근대도 사고 마늘과 고춧가루도 사고 간장, 빵 찍어 먹는 소스 2개, 요구르트, 빵, 토마토, 오이 등등 한 보따리 사서 돌아오지요.
이제 당분간은 정착기입니다.
모든 게 싸서 신용카드 긁을 맛 나네요.
그래서 막막 긁습니다.
정식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지금 묵고 있는 The Breeze Hotel을 소개해 주신 블로그 '배낭매고 애키우기(https://blog.naver.com/jjonny83)'의 주인 Jun님.
좋은 호텔을 소개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혹시 에스키셰히르에 오실 분이 계시면 무조건 이 호텔로 오세요.
주인 칸이 한국은 터키 친구라서 앞으로도 잘 해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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