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안타키아] 한나절 잘 놀기

정안군 2022. 4. 23. 19:59

이곳을 떠나는 버스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이라서 한나절이 이곳에서 주어졌습니다.

한나절은 낮 시간의 반이니 거의 더불 나절이 되겠지만.

다시는 올 일이 없을 것 같은 곳.

그러면 뭐하고 놀면 잘 놀았다고 상을 받을까나.

아 우리가 머문 숙소의 또 하나 단점이 와이파이 사정이 아주 좋지 않았다는 거.

다른 것은 몰라도 이런 건 용서가 안 되죠.

하지만 원래 나흘을 예약했던 것인데 줄여서 타맘을 받으면서 이틀은 꼭 묵는다고 주인과 약속을 해 놓아 그냥 지내긴 했어요.

와이파이 사정이 안 좋은 것이지 아주 안 되는 것은 아니었으니.

짐은 일단 호텔에 맡기고 나들이 출발.

 

중심가로 진출합니다.

오늘 예상 기온이 31도.

아침부터 햇살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그늘에 있으면 그냥 지낼만합니다.

 

그러다 만난 좀 괜찮아 보이는 괴네페 가게.

와이파이는 당연히 될 줄 알고 들어 갔는데 안 된다네요.

 

이왕 들어왔고 가격도 얼마 안 하니 그냥 이렇게 시켜서 먹긴 했습니다.

그런데 옆 자리에 있던 할배가 인사를 하더니 더듬더듬 일본어로 말을 걸어왔어요.

미리 우리가 한국인이라고는 했는데 자기가 일본어를 할 줄 안다고 자랑삼아 말한 것인데 그만 임자 만났네요.

15년 전에 일본 치바현 그리고 아마나시 현에서 일했답니다.

일거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와 별 다르지 않은 일이었어요.

그래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해서 제법 많은 돈을 벌어 돌아올 수 있었다네요.

사쵸상이 미즈노 씨였는데 사람이 아주 진솔하고 정직해서 자기에게 참 잘해 주었답니다.

그리고는 일본인과 한국인(여기서 북조선은 제외)이 비슷하게 정직하다고.

좀 찔리기는 했지만 그렇다니 고맙다고 해야죠.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 가 했더니 10살이나 어리고 손녀인가 했더니 딸이랍니다.

이렇게 외국에 나와서 오래전에 배워둔 일본어가 이렇게 도움이 되는군요.

워낙 오래된 일이라서 거의 잃어버렸더라고요.

생각이 안 나서 미안해하던데 아니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터키 말을 잘하는 게 당연하고 안 쓴 일본어는 오래되면 잃어버리는 게 당연하다고.

잠시 놀다가 다시 나섰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하다가 아내에게 하맘 체험을 해 보는 게 어떠냐고.

가 보잡니다.

 

가는 도중에 이런 것이.

공항에도 있었던 하타이 엑스포 21 표지판입니다.

하타이는 우리나라로 하면 도 단위이고 안타키아는 그 아래 있는 도시 이름이며 도청 소재지입니다.

 

작년에 엑스포 행사라.

그러면 보나마다 코로나로 폭망 했겠네요.

그놈의 코로나가 여기저기 상처를 많이 남겼습니다 그려.

 

허.

냇가 건너에 분위기가 좋은 곳이 보여서 가보니 흔한 동네 자랑 표시.

전 세계가 같은 코드로 노는 증거이죠.

공원이었어요.

아타튀르크 공원.

이 동네는 녹지가 너무 없이 좀 삭막하다고 했더니 이렇게 멋진 공원이 있을 줄이야.

그냥 갔더라면 그런 인상만 가지고 갈 뻔했어요.

 

이런 예쁜 꽃이 나를 반깁니다.

네 이름은 뭐니?

처음 보는 나무 꽃이네요.

 

잘 정돈이 된 공원.

여기서 한참을 놀다 가야 되겠더군요.

 

분수도 있었어요.

아무래도 이 동네는 물이 좀 귀한 땅이니 분수가 더 멋져 보이네요.

 

좀 허름하지만 쉼터도 있었어요.

동네 노인네들 그리고 언니들과 오빠들이 모여 수다도 떨고 게임도 하며 놀더군요.

아는 트럼프 말고 모르는 종류가 제법 있네요.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이 많아 날이 좋아 그런가 했더니 무슨 행사도 있더군요.

검색을 해 보니 글쎄.

오늘이 터키 어린이날이네요.

유니세프에 의하면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만든 나라가 바로 터키랍니다.

1927년.

거의 백 년 전이군요.

그해 독립을 하면서 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를 기억하기 위해 같은 날을 정했나 봅니다.

아타튀르크가 점점 더 괜찮아 보이네요.

쉼터는 식사 종류는 없는 것 같고 간단한 음료를 파는데 주로 차와 물 그리고 사이다 같은 음료수.

우리는 차를 시켰더니 손가락을 네 개 펴서 보여주네요.

네 개라 40이면 너무 비싸고 그렇담 단돈 4리라 OK?

OK

 

자 이렇게 공원에서 놀만큼 놀았으니 밥 먹으러 갑니다.

이런 중심가 건물 사이를 지납니다.

 

어제 먹은 식당에서 오늘은 특별 음식이 있다고 예고를 해서 궁금하기도 하고 또 맛도 있어서 다시 찾았습니다.

 

이곳입니다.

대로변에 있지요.

이름이 가운데 쓰인 Sultan 술탄인지 그 위아래를 다 포함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주인이 반가워 죽습니다.

그려 반갑겠지.

우리같은 동아시아 사람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왔으니.

 

잘 못 알아들은 것인지 특별식은 안 보이고 내가 어제 주문한 텝시 케밥만 없네요.

어제 가격이 싼 집이라는 걸 알고 오늘은 넉넉하게 주문하는 우리 아내.

분홍색 상의를 입은 사람이 이곳 매니저인데 간단한 영어가 가능해서 우리를 전담했어요.

나도 영어를 잘 못 하지만 여기는 우리나라 사정과 비슷하거나 더 못 합니다.

영어가 거의 안 통한다고 보면 되는 곳이에요.

그러니까 피차 손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화를 하니 더 전달이 잘 될 수 있겠네요. ㅎ

 

주말이라서 손님이 가득합니다.

우리도 처음에는 합석하라고 했는데 미리 혼자 앉아 있던 처자가 니들 여기 합석하려고 해 이렇게 물어서 그렇다고 했더니 벌떡 일어나 건너편에 남은 한 자리로 옮기더이다.

우리는 기피 대상인가요?

 

어제와 다르게 추가로 시킨 양고기.

아주 연하네요.

소고기와 별 차이를 못 느끼겠더군요.

아무튼 넉넉히 먹어서 어제보다 거의 더불로 나왔어요.

그래도 우리나라 생각하면 참 싸죠.

하긴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인데.

아직 여행자 물이 덜 빠졌나 봅니다.

계산을 끝내고 나가려니 또 오랍니다.

글쎄 빌어주니 고맙긴 한데 또 올 수 있을까?

 

길거리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부부들이 많이 보입니다.

대신 강아지를 안고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이 아니라 아주 없습니다.

거기에 이스탄불에서 많이 만났던 만인이 주인인 개와 길고양이도 거의 없네요.

사실 이제 정상인 사회인데.

 

이렇게 한나절을 안타키아에서 보냈습니다.

이제 긴 이동이 시작되는군요.

밤 버스로 13 시간 하고도 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