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일이 살짝 넘게 지냈던 에스키셰히르를 뒤로 하고 새로운 거주지 퀴타히아(Kutahya)를 향해 떠난다.
ES는 앙카라와 이스탄불을 잇는 고속철이 지나는 ES는 교통의 요지이다.
멀리 고속철 YHT가 보인다.
우리나라 고속철과 비교해 보면 값이 버스보다 싸고 빠르단다.
역시 기차 여행은 편하다.
이번에는 좌석 지정이 되었다.
저번에는 지정 좌석이 다 떨어져 입석표를 샀나 보다.
그래도 인간적인 것은 그 입석표를 위한 별도의 차량이 있었다는 점.
퀴타히아에 도착해 3일 후 데니즐리행을 미리 예매해 두었다.
이번에는 두 노선 다 노인네 할인을 해 주어 몇 푼 아낄 수가 있었다.
호텔에 도착해 방을 배정받고 밖을 내다보니 이런 모습이다.
건물들 빨간 지붕 모습이 어디 동유럽에 온 것 같은.
그런데 동유럽은 가 본 적이 없다.
바로 앞의 건물이 이슬람 회당인 것은 잠시 후 아잔 소리를 듣고 알게 된다.
내일 새벽도 틀림없이 아잔 소리가 날 테니 일찍 일어난 김에 나도 모처럼 새벽 기도나 해야 되겠다.
건물 맨 위의 스피커가 그 아잔 소리를 내는 3일 동안 잘 사귀어야 되는 친구이다.
욕한다고 안 할 것도 아니니 잘 사귀어야지.
이곳은 해발 967m라서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우리가 잠시 방에 있는 동안도 계속 흐렸다 개었다가 참 변화가 다양하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나서 그냥 저번에 먹었던 식당으로 가서 먹는다.
이번에는 닭고기로 통일.
132리라가 계산되었다.
이곳은 박물관이 유난히 많은 도시이다.
그렇다는 것은 구경거리가 많다는 뜻이라서 괜히 신난다.
우선 제일 멀리 있는 박물관을 구경하러 나선다.
길거리 아이스크림 돈두르마 가게.
과자 콘을 많이 쌓아 놓은 것을 보니 장사가 잘 되는 집인 듯.
여기는 길에 유난히 아프리카에서 직수입한 청년들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
이곳 대학교에서 아프리카 대학생들을 받아들여 공부시켜서 그렇다고 하던데 직접 아프리카산을 보면 말표 검은색 구두약을 발라도 저 정도는 안 될 것 같은 피부가 좀 낯설다.
정말 정말 모든 부사를 총동원해야 할 만큼 새카맣다.
역시 미국산 블랙들은 많이 희석이 되었다는 것이 그들을 보면 알게 된다.
여기 와서 별 걸 알게 되네.
구글에서 박물관이 있는 곳을 향해 가자니 지나는 동네가 그야말로 에스키셰히르이다.
옛날 동네.
에스키셰히르에서 에스키셰히르를 찾으면 안 되지만 이 동네에서는 그게 통한다.
에스키셰히르 가는 방향이 표시된 안내판까지 있으니.
ES에 살면서 터키어 하나는 제대로 배운 셈이다.
보이는 건물은 그 옛날 동네 중심에 있는 대사원 우루 자미(Ulu Camii)이다.
우루는 크다는 뜻이라서 우루 자미는 대사원이 되는데 모든 동네에 하나씩은 다 있다.
그 동네에서 제일 큰 사원이 우루 자미이니.
박물관에 가려면 이 사원으로 가면 되었다.
그런데 구글맵에는 더 멀리 또 하나가 있어 그걸 찾아 가는데.
중간에 한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그건 욕(Yok)이란다.
타맘의 반대말.
없어졌다는 말인 듯.
그리고 자기를 따라오라 하고는 데려다준 곳이 우루 자미였다.
아무튼 그건 나중 이야기이고.
박물관을 찾아가다 퀴타히아 성의 모습을 살짝 보았다.
성의 형태가 제대로 잡혀 있다.
비잔틴 시대에 축성되어 세 차례 중축을 했다는데 유지가 잘 된 모양이다.
오늘은 발품을 너무 많이 팔아 성은 내일 올라가기로 하고 오늘은 아래에서 입맛만 다신다.
지나가다 보니 옛날 동네라서 옛날 낡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그것도 수컷들로만.
이곳도 코로나가 심해서 격리 셧다운을 세 달간이나 했다 하던데 이 동네 노인들은 많이 가시지 않았나 보다.
여기 거주하는 선교사에게 격리 세 달 이야기를 들어 보니 우리나라가 얼마나 대처를 잘했는지 저절로 알게 되던데 우리나라에서는 욕만 하고 난리를 떨더니 이상한 나라 엘리스에서 온 무당서방이 오늘 푸른 집 대장이 되었다.
오늘 뉴스에서는 필리핀에서도 독재자 마르코스 아들이 다시 대장이 유력하다나.
잘 들 한다.
프랑스혁명 시절에도 왕을 잡아 목을 자르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왕을 세운 것들이 인간이라는 머저리들이다.
역시 역사에는 공짜가 없다.
해 보고 당해 봐야 알게 된다.
이 동네 에스키셰히르는 유별난 건축물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왜 이런 동네가 관광과는 거리가 먼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박물관을 찾아 걸으면 걸을수록 이 동네가 마음에 든다.
오길 너무 잘했다.
1410년에 세워진 우루 자미.
오래되었으니 주변의 시설도 오래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곳을 찾는 신자들도 많은 듯 수도 시설도 대규모이다.
괜찮은 것이 이곳은 군데군데 상수도 시설이 되어 있었다.
물론 지금이야 집집마다 수도가 설치되어 지금은 기능을 잃었겠지만 로마 시대의 전통이 이어져 온 듯 보인다.
다른 곳도 대개 그렇지만 사원 주변은 휴식처이다.
차도 마시고 쉬기도 하는.
우리나라 종교시설이 이런 모습을 갖춘 곳이 있던가?
이곳도 너무 평온하고 분위기가 좋아 한참을 앉아 있었다.
이 근처에 있는 박물관 세 곳을 이어서 보았다.
한꺼번에 올리기 힘이 들어 나누어 올리기로 한다.
고고학 박물관 그리고 자기 박물관 또 하나는 헝가리 집이라는 박물관.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이렇게 부서진 채 버려진 곳도 여러 곳.
옛날이야 좋았겠지만 지금은 주차장도 없지 길도 좁지 그리고 집도 좁으니 누가 여기서 살려고 하랴.
오래된 동네길을 오래된 부부가 걸어가는 모습을 잡으려 했는데 너무 멀었다.
ES보다 훨씬 분위기도 좋고 아담한 것이 진작 이리로 올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주거지는 새 동네로 하고 가끔씩 산책은 이 동네로.
그러다 들어 선 시장 골목.
역시 시장은 정겹다.
우리 부부가 지나면 곁에 있던 사람들 눈의 초점이 당연히 우리로 향한다.
제네들 뭐여?
이곳은 잘 정리된 골목.
비싸 보이는 식당도 있고.
타일을 직접 제작하여 전시하는 곳도 있었다.
우리나라 이천에도 왔었다는 이 건물 주인장.
잠시 후 벤츠를 타고 어딘가로 사라지더라.
여기까지 움직이고 나니 발도 아프고 힘들어 숙소로 철수.
숙소는 돈 값 하느냐 공간도 넓고 편해 하루 종일 뒹굴어도 괜찮은 곳이다.
오늘 방문한 박물관 세 곳은 하나씩 나누어 올리기로 한다.
너무 기대는 마시라.
긴 설명이 없으니.
사실 아는 것도 없다.
자세한 것은 구글맵에서 직접 확인해 보면 사진과 설명이 거기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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