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호텔에서 여러 날을 묵다 보면 아침 뷔페 내용이 조금씩 바뀌는 곳이 있고 이몽룡을 그리는 춘향이 마음처럼 일편단심으로 같은 것을 고집하는 곳이 있는데 우리가 있는 힐튼은 춘향이 마음을 지닌 호텔인가 보다.
어제와 오늘이 똑같았다.
무엇이 무엇이 똑같은가 젓가락 네 짝이 똑같아요.
하지만 살다 보면 젓가락만 똑같은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올리브 절임.
똑같으면 어떤가.
내가 어제와 다른 것을 먹으면 되지.
맛이 같을까 다를까.
먹어 보면 색깔만큼 다르다.
벌써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안타키아 방문 때 그 흔하고 흔한 것이 올리브 농원이었다.
우리가 버스를 타고 나올 때 엄청난 화물도 올리브였고.
오늘 나온 올리브도 안타키아 산일 수도 있겠네.
벌통 속에서 벌집을 통째로 가져왔다.
이런 파워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라.
아무튼 빵에 카이막을 살짝 바르고 이 벌집을 자른 조각을 발라 먹으면 정말 꿀맛 이상이 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건 정말 화끈하고 마음에 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시가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퀴타히아 성을 다녀왔다.
성 방문기는 따로 정리를 하려고 하는데 그건 다 이 동네 인터넷 사정과 다음 그눔 새끼들 때문이다.
어찌 된 영문인지 블로그에 사진을 차례대로 올려도 배열되는 것은 지 맘대로다.
썩을 눔들.
거기에 인터넷 속도까지 느리니 사진이 많아지면 그걸 정리하는 게 많이 힘들어진다.
그러고 보니 다음이 아니라 이젠 카카올세.
카카오 사장이 외사촌 동생인데 그래도 욕은 먹어야 한다.
썩을 눔들.
아무튼 성에서 내려와 길을 따라 내려오니 그제 왔었던 우루 자미이다.
이제 오랜 동네 길 구성이 머리에 잡힌다.
고고학 박물관.
그제 왔을 때 없었던 석관이 문 앞에 있네.
언제 여기다 가져다 놓았지?
어제 그랬나?
자네는 안에 있는 것이나 밖에 있는 너나 똑같은 석관인데 누구는 안에 있고 너는 왜 밖에 있는 줄 아는가?
그러니까 이왕 만들려면 돈이 더 들더라도 좀 성의 있게 만들어야지.
안다고?
알면 뭐하나.
이제 언제 죽었는지 기억에도 없고 뼈가 가루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그러니 살았을 때 자식들에게 잘해라.
내가 낡은 사람이 되다 보니 이런 오래된 동네가 괜히 좋다.
아직 시간이 일러 사람들이 많지 않아 더욱 좋았다.
4리라 하는 아이란 한 잔을 시켜 놓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맞아 이게 여행이라는 거야.
1410년에 세워진 우루 자미.
내게 주어진 시간은 자미에 비하면 정말 짧다.
이 자미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지켜보았을꼬.
어제 걸었던 길 옆에 차 없는 거리가 있었다.
차 없이는 못 살아도 차가 없는 거리는 너무 좋다.
큰 나무 그리고 오래된 자미.
여유가 느껴지는 곳이다.
중간에 하맘이 변하여 레스토랑이 된 곳이 있다.
본래는 Kucuk Hamam이었는데 변신하여 KARAVAN LOKANTASI가 되었다.
나중에 아내와 함께 먹을만한 것이 있나 하여 방문을 하여 보았는데 안의 구조는 다른 하맘과 빼박이었다.
세트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컨디션 난조 가운데 있는 아내에 의해 패스당했다.
LOKANTASI는 뷔페처럼 음식이 차려져 있고 그중 자기 취향대로 골라 먹으면 되고 나중에 그 숫자에 의해 계산이 되는 곳이다.
아무튼 이곳은 하맘을 재활용하는데 탁월한 소질을 계발 중이다.
아무렴.
타고난 소질을 계발하는 것이 우리 박 총통 각하의 명령 아니었든가?
한국에서는 비싸고 입맛에 잘 맞지도 않아 잘 가지 않는 곳이 양식집인데 외국에 나오면 그 양식이 한식으로 변하는 이상한 조화가 있다.
한식처럼 느껴지는 양식집.
전에 여기 왔을 때 아내가 좋아해서 괜찮을 것 같아 방문을 했다.
인지(INCI) 라운지.
중심가에 있고 맛이 좋은 것인지 늘 사람들이 북적인다.
늘이라고 해 봐야 이번이 두 번째이지만.
담배 연기도 같이 북적인다고 해야 더 정확한 표현이 되는 곳.
샐러드에 또 하나는 소고기인지 양고기인지도 모르고 시킨 음식.
이름도 기억에 없다.
양고기가 되었든 소고기가 되었든 다 맛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그런 건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딸기 라이브 주스 물 샐러드 그리고 이름 모를 음식 이렇게 네 개를 시키고 모두 153리라.
아침을 실컷 먹고 점심을 또 이렇게 진하게 먹으면 저녁은 대개 건너뛰게 된다.
후식하면 터키 터키 하면 후식.
우리나라 카페의 후식은 너무 종류가 적다고 터키 유학생이 전하였다고.
와서 보면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너무 달아서 그렇단다.
그러고 보니 달다고 소문이 나서 이제까지 먹어 본 것이 하나도 없네.
안타키아에서 퀴네페를 먹은 것이 유일무이.
또 써야 되겠다.
아이스크림 하면 터키 터키 하면 아이스크림.
터키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돈두르마.
콘 하나에 살짝 덮이게 주면 5리라.
언제가 공원에서처럼 몽땅을 외치면 40리라.
여기는 종류도 많아 더 나오겠네.
아무튼 퀴타히아에서 이렇게 살고 있다.
내일은 다시 이동이다.
여기 너무 좋은 곳인데 떠나야 한다니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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