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타히아의 에스키셰히르 동쪽에 거대한 건축물이 언뜻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그것이 바로 퀴타히아 성이다.
오토만 시기 시아파, Jelalis 그리고 1695년 반란 때 반란군이 성을 포위하고 점령하고자 했으나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성이 바로 이 성인데, 아래에서도 그 위용이 느껴지지만 올라가 보면 정말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쉽게 오르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다.
최초로 건설된 시기는 비잔티움 제국 때로 그때는 아랍 세력을 막기 위해 세워졌는데 그 뒤 다른 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 차례의 보강 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퀴타히아는 지대가 높아 온도는 높지 않아도 오후가 되면 햇살이 강해지면서 자외선 지수가 엄청나게 높아진다.
조금이라도 젊은 피부를 유지하려면 자외선은 적.
오전에 다녀오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성을 오르는 길은 안내판 하나 없었다.
시가지의 좁은 골목길을 통과하여 성 어귀까지 왔는데 정확한 길을 동네 사람에게 물어보니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등잔불 밑이 어둡다더니 바로 그런 격이다.
그래도 어디든 전문가는 있는 법.
한 사람을 데려 오고 그 사람이 자세히 가르쳐 주었다.
산 위로 옹성들이 보인다.
어느 곳이나 높은 곳은 터키 깃발이 꽂혀 있다더니 여기도 예외는 아니다.
콘크리트 길로 이루어졌는데 모래가 살짝 깔려 무지 미끄러웠다.
그래도 조금씩 고도를 높이니 아래로 시가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리 보아도 예쁘고 저리 보아도 예쁘리 다시 보아도 예쁜 퀴타히아.
이런 길을 올라갔는데 충주 남산에 오르는 기분이다.
주변 신록이 싱그러워 더없이 좋은 아침이었다.
전체 숫자가 84개라는 옹성의 일부가 보인다.
2차 보강 공사 때 성벽을 두텁게 하고 그것을 지탱하기 위해 많은 수의 옹성을 만들었다고 한다.
물론 옹성이 많으면 수비할 때도 유리할 테고.
중국 변경 여행을 할 때 보았던 통만성 분위기가 조금 난다.
잠시 후 입장 불가를 나타내는 문을 만났다.
잠겨 있었지만 철망은 구멍이 뻥 뚫려 있어 쉽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잠시 후 2차 방해물.
여기도 살짝 옆만 둘러보면 어디로 남들이 올라갔는지 알게 된다.
아직 발굴 조사 중이라서 못 올라 가게 하는가?
그러면 성 안의 길을 만난다.
완전 충주산성 복사판이다.
사람들이 살고 있었나 보다.
하지만 집만 덩그러니 있고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한 듯하다.
정상부에 자미가 보인다.
이름하여 Kale-i Bala Camii.
무려 1377년에 지어졌다고.
뜬금없이 포장도로와 주차장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다른 쪽으로 차도가 있고 사람들은 그리로 다니나 보다.
그래서 내가 온 길은 막혀 있고 사람들도 잘 알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만.
왜성이라면 천수각이 있을 자리에 여기는 카페 레스토랑이 있었다.
대단한 실력자이다.
이런 곳에 저런 건축물을 허가 낼 수 있었으니.
위에 보이는 것은 이른바 성안의 성 Citadel인데 14세기 3번째 공사 때 지어졌다 한다.
남쪽으로 보이는 동네.
그냥 단순히 아름답다고 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카페 겸 레스토랑은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아님 문을 닫은 건지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성은 거창하고 웅장한데 정상은 어린이 놀이터가 있고 카페가 있고 뭔가 정리가 덜 된 느낌이 든다.
정상에서 보는 경치 감상은 내 인생 두 번째 정도에 해당하는 장관이었다.
첫 번째는 혹시 아니라고 할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충주산성에서 내려다본 경치이다.
정상에서 보는 충주시 모습 그리고 월악산 소백산 금수산이 바라다 보이는 풍경은 정말 천하제일 경이다.
그래 맞다.
나는 충주시민이다.
경치가 아무리 좋아도 살 수는 없으니 하산이다.
잘 모를 때는 왔던 길로.
굴한과 메흐메트를 만난다.
그래 여기에 글 쓸 때 마음 변치 말고 오래오래 사랑하고 살거라.
그런데 이런 짓을 하는 연놈 치고 오래가는 것 못 봤다.
여기도 사람이 살던 곳이라 희로애락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무념무상만 있다.
다시 만난 자미.
Kale-i Bala Cam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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