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데니즐리] 라오디게아 교회를 찾아서

정안군 2022. 5. 16. 12:37

메흐메드라는 친구 때문에 일정이 조금 꼬이긴 했지만 주일날 다른 곳보다 먼저 이곳을 방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대로에서 라오디게아 유적까지는 좀 걸어야 한다.

해살이 무척 강해 땡볕 아래를 걷는 우리 부부가 안 돼 보였는지 지나가던 돌무쉬 아저씨가 우릴 태워 주어 좀 수월하게 갈 수가 있었다.

돈을 주려 하니 절대로 받을 수 없다는 분.

터키는 친절맨들이 참 많다.

물론 말의 신빙성은 많이 떨어진다.

 

라오디케이아(Laodikia)라는 간판이 보인다.

거거부터 옛 라오디게아(Laodicea)라는 도시가 있었다.

부유했고 안약 제조의 명수였다는 마을.

로마 사람들은 언덕 위에 도시를 만드는 걸 참 좋아했나 보다.

여기도 구릉 위에 도시가 있었다.

 

잠시 후 여기는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주는 건물이 나온다.

입장료는 일인당 50리라.

그래 그 정도는 받아야 라오디게아 이름에 걸맞지 않겠어?

 

뜨거운 태양 빛 아래 풀들이 견딜 수 없어서 인지 거의 누렇다.

입구부터 돌덩이들이 산재해 있다.

 

예쁜 양귀비 꽃을 만났다.

너무 예쁜 너에게 개라는 글자가 가상하기는 한 거냐?

우리 충주에도 양귀비를 도시 전체에 심어 양귀비 하면 충주 충주 하면 양귀비로 슬로건을 만들면 어떨지.

 

멀리 예배당 유적이 보인다.

지금 한창 발굴 조사 중이라서인지 지붕이 씌워져 있다.

저곳이 바로 라오디게아 예배당이었다.

 

이곳이 교인들이 애써서 만들었던 예배당.

기왕 신앙생활한 거 잘 좀 하시지.

왜 시원찮다고 주님께 혼나셨어.

 

 

바닥은 모자이크 장식으로 되어 있었나 보다.

더운 지방이라서 모자이크로 바닥을 하면 참 시원했겠다 싶다.

청소도 군대서 많이 하던 미즈 나오시를 하면 되고.

 

미국 시애틀에서 왔다는 초대 일곱 교회 순례단.

Seven Church of Revaration이라는 영어 글씨를 가슴에 새긴 티셔츠를 유니폼처럼 입었다.

우리나라 무슨 풍선인가 하는 패키지 단체도 왔었는데 순식간에 사진 몇 장 찍고는 사라졌다.

터키 가이드와 함께 온 우리나라 패키지 단체는 실제 가이드는 한국 사람.

형식 상 터키 사람을 달고 다니는 것인데 태국에서 많이 본 모습이다.

 

이 미국 손님들은 가이드의 설명을 천천히 들으면서 천천히 이동하며 제대로 구경을 하고 이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도 이제 저렇게 좀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물고기 두 마리.

떡 다섯 개는 보이지 않지만 오병이어의 기적을 묘사한 것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빵 다섯 개의 모자이크는 이 안에 있겠지.

모자이크 조각들이 다시 깨어져 모자이크가 되었다.

 

여기 기둥도 어느 곳에선가 스카우트되어 오신 듯.

기둥들은 참 이동도 많았다.

신전에서 하나님의 전으로 그리고 알라의 전으로.

 

세례를 주던 곳이란다.

이곳에서 몇 명이나 세례를 받았을까?

 

로마 유적의 상징 열주.

기둥들이 사열식을 하는 것 같다.

 

지금 서 계신 분들은 넘어져 있던 것을 세웠겠지.

아직도 드러누워 계신 분들도 기대를 하며 나도 언젠가 저렇게 다시 서리라 생각할 것이다.

기다리세요.

곧 그 세월이 올 것입니다.

천 년을 넘게 누워 계신 분이 몇 년을 못 기다리겠습니까?

혹시 안 되더라도 너무 서운해 하진 마세요.

터키 전역에 누워 계시는 기둥 할아버지가 널렸으니.

 

역시 유적의 장원은 야외 공연장.

거의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아직도 발굴이 진행 중인가 보다.

야외 공연장을 만나면 모두들 하는 포즈.

우리 아내라고 예외일 수는 없지.

 

우리나라 패키지 단체는 여기까지는 오지도 않았는데 미국 팀들은 나보다 더 천천히 그야말로 본전을 뽑고 있다.

아무튼 이런 야외 공연장에 오면 관중의 함성이 절로 들리는 것 같다.

여기는 처음 만난 야외 공연장이지만서도.

 

세월이 흐르면 저렇듯 많은 흙이 쌓인다.

 

아직도 제 짝을 기다리는 유적들.

복원은 시간과 벗을 삼아 같이 놀아야 한다.

조금 하면 안 되니 천천히 할 일이다.

오늘 못 하면 내일 하면 되고 올해 못하면 내년에 하면 되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 되겠지.

 

라오디게아 유적지는 엄청나게 컸다.

이걸 돌로 장식한 로마 파워.

이런 도시가 로마 제국 안에 몇 개나 있었을까?

이러니 로마의 독수리가 후대 국가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우리나라 경찰의 마크로까지 이어졌다.

 

나오면서 다시 본 라오디게아 교회 터.

발굴 조사가 끝나면 전 세계 크리스천들이 나라 당 한 사람씩 뽑고 이 자리에서 찬양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평화 평화 하나님 주신 선물이라는 찬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