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디옥 즉 안타키아에서 출발하여 1차 전도 여행에 나선 바나바와 바울은 키프로스를 거쳐 앗탈리아 지금의 안탈리아 항에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나는 안타키아에서 에스키셰히르, 퀴타히아 그리고 데니즐리를 거쳐 오늘 안탈리아에 도착했다.
무려 2천 년쯤 뒤의 일이나 어쨌든 같은 출발선에서 들어온 것 사실.
애초에 이곳에 올 계획은 없었고 아라랏산이 있는 동쪽으로 가고 싶었지만 인생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랴.
어쩌다 보니 이렇게 바나바와 바울의 뒤를 따르게 되었다.
바나바 바울 형님들 사랑해요.
데니즐리와 안탈리아 사이는 높은 산맥이 지나 그걸 통과해야 했다.
주로 석회석으로 이루어진 산들은 윈난 성에서 보았던 새똥 바위들이 깔려 있었다.
200대에서 시작한 해발 고도는 1600대까지 올라갔으니 우리나라 대관령을 넘는 영동고속도로보다 훨씬 험한 셈.
전체적으로 퀴타히아에서 데니즐리로 오는 도중의 경치보다는 못 했으나 가끔씩은 이런 멋진 경치도 있었다.
안탈리아에 거의 다 와서는 급경사 협곡을 지난다.
그러면 이런 소나무 숲이 한동안 이어진다.
참 예쁜 길이었다.
이래서 안탈리아 안탈리아 했다 싶다.
안탈리아는 빼놓으면 안 된다는 주변의 강력한 충고로 오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이런 멋진 경치를 접하고 보니 잘했고 가끔은 남 말도 잘 들어야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만난다.
분명한 것은 자주가 아니라 가끔씩이다.
터미널은 뭔가 디자인이 새콤달콤한 분위기?
터키에 와서 처음 보는 스타일이다.
화장실 사용료가 또 올랐다.
역시 터키는 서쪽으로 갈수록 물가가 비싸진다더니 화장실도 포함인 가 보다.
보통 2리라였는데 중간은 2.5리라더니 여기는 무려 3리라.
비싸서 그런지 입구에 지키는 사람도 있더라.
그래 이 치사한 인간들아, 잘 먹고 잘 살아라.
혹시나 세르비스 버스가 예약한 숙소로 가는지 물어보았더니 간단다.
그런데 뒤에 뭔가가 말이 붙는 걸 보니 정확히 숙소 근처엔 못 내려 준다는 말 같았다.
그래 아무튼 근처에 내려 주면 택시로 갈게.
우리 말고 두 명이 더 있었는데 골목 택배 서비스를 잘 하더만 우리는 숙소 근처를 더 지나 공원에 내려 주었다.
중간에 내려 달라고 해야 했나 싶었지만 숙소 이름까지 알려 준 마당이라 그냥 맡길 수밖에.
이게 더 잘 된 일이었던 것이 내려준 곳에서 안탈리아 교통 카드를 구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버스로 우리 숙소에 올 수 있었다.
두 정류장인데 한 정류장을 미리 내려 한참을 걸은 것은 함정.
아무튼 잘 도착했다.
대저택 같은 분위기인 아파트 호텔이다.
아마도 귀텐은 독일 남자 그리고 펄이라는 터키 여자 커플이 운영하여 그런 이름이 된 듯싶다.
여자분은 상냥 상냥했고 역시 독일 남자 아니랄까 봐 무뚝뚝하였다.
점심은 버스에서 준 과자로 때웠으니 배꼽시계에서 비상경보가 울린 지 오래.
우리가 들어온 호텔이 아파트 호텔이라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가 있어서 얼른 시장을 보아 급히 한식을 준비했다.
엉성한 재료에 엉성한 기구지만 아내가 뚝딱하더니 이런 음식이.
그런데 양갈비가 이렇게 맛있는 줄 처음 알았다.
앞으로 애용할 일이다.
낮에는 꽤 더워서 에어컨까지 켰는데 저녁이 되니 바닷바람이 불어야 조금 쌀쌀한 정도.
그래서 가까이에 있는 해안으로 산책을 나갔다.
해변 끝은 높은 산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모양새가 치앙라이 매싸롱 부근의 산 모습이다.
전형적인 석회암 지대의 모습.
여기서 3박 4일을 지내게 된다.
오늘은 안탈리아 맛보기 버전.
뱀발) 해안 풍경은 그다지 빼어난 것은 못 된다.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이것보다 나은 해안은 널렸다.
그래도 이렇게 유명세를 타는 것은 아마도 안탈리아는 뭐 다른 뭔가가 있으리라고 본다(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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