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이즈미르] 예배 그리고 셀추크 & 숙소 구하기

정안군 2022. 5. 23. 01:43

오늘은 주일.

미리 약속해 둔 한인교회를 찾아 숙소를 나섭니다.

트램으로 두 정거장만 가면 되어 정거장에서 기다리는데 뭔가 분위기가 싸하더이다.

우리 부부와 좀 검은 친구 이렇게 세 사람만 앉아서 기다리는데 우리 이외는 내리는 사람도 오는 사람도 없더라구요.

조금 있으니 트램 직원인 듯한 사람이 와서 뭐라 하는데 트램이 안 온다고.

뭔 일로 트램이 안 오는데.

그러면 어떡하나 하다가 그 직원에게 우리가 갈 곳을 알려주니 옆의 메트로로 이동을 하여 한 정거장을 간 다음 거기서 트램으로 갈아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 줍디다.

안내판에 무슨 글씨가 계속 나오는 걸 보니 이 구간은 운행을 안 하고 10시 30분부터 개시한다는 문구였던 모양.

우리와 우리 옆 친구는 모두 까막눈이라서 그걸 모르고 그냥 앉아 있었던 셈.

문맹자 흉내를 톡톡히 내고 있었어요.

 

처음 타보는 지하철.

우리나라와 별 차이가 없으나 내부가 상당히 어두웠어요.

이걸로 한 정거장 가서 코낙 광장이라는 곳에서 내렸습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곳이었는데 우린 예배 시간에 맞추어야 해서 바로 트램으로 이동.

원래는 우리가 탈 구간과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무슨 일인지 여기까지만 운행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코낙 광장이 시발역이 되는 셈.

트램은 현대 로뎀이라는 회사 제품이라던데 괜히 더 반가웠습니다.

 

트램은 바닷가를 따라 달립니다.

내리니 이런 풍경이.

이즈미르가 부산 같다더니 그런 분위기가 좀 있기는 한 듯.

부산 사람들, 보시기에 부산과 비슷한가요?

 

교회는 아산쇨(오래 된 엘리베이터) 근처에 있었고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아갔어요.

모처럼 한국어로 예배당에 모여 예배를 드리지 마음속에 감동의 물결이.

큰 소리로 찬송도 부르고 친교 시간도 갖고 하니 너무 좋더이다.

그런데 설교 중에 이런 말씀이 딱 와닿았어요.

야곱이 에서에게 초르바를 주었노라고.

성서에는 단팥죽이라고 나오지만 실제적으로는 병아리콩 수프를 준 것이 틀림이 없을 것이라고.

터키어 성서에는 그렇게 나온다는군요.

여기 와서 매일 병아리콩 수프를 먹다 보니 그 말의 느낌이 다르더군요.

그 단팥죽이 아닌 녹두죽 정확히는 병아리콩 코르바를 매일 먹다 보니 그 수프를 맛있게 먹은 에서와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예배 후 친교 시간에 이곳 한인회장이고 교회의 실질적 창립자인 셀추크 한국 식당 사장님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한국 음식이 명품이라서 꼭 가보려 했는데 이렇게 미리 만나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게다가 목사님이 그 식당에서 점심을 사시겠다네요.

주일에 예배드리고 한국 음식으로 육신을 채우니 영육 간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셀추크로 향합니다.

 

한국식당 에페스 빌라는 중심가에 있었습니다.

이 근처는 모두 건축 제한에 걸려 규제가 많아 신축이나 개축이 어렵답니다.

하긴 땅 아래가 모두 문화재이니.

 

특이하게 뱀장어 요리도 있었어요.

여기는 이슬람 영향으로 뱀장어를 먹지 않는데 사장님은 여기 오래 사셔서 구입 루트를 개발하셨다네요.

남 나라에서 식당 영업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도 태국에서 잠시 맛 본 지라 남일 같지 않았어요. 

 

차려진 상 좀 보세요.

쌀밥에 국에 반찬에 그리고 뱀장어 구이까지.

천국의 밥상이 따로 없었습니다.

정말 이런 상을 앞에 놓으니 괜히 가슴이 뭉클해지기까지 했습니다.

 

대접을 잘 받고 다시 이즈미르로 돌아옵니다.

교인분들이 온 김에 에베소 유적을 보고 가라 하시던데 우리는 내일 숙소를 옮겨야 하니 오후에 숙소를 알아봐야 해서 그건 다음에 하기로 합니다.

 

셀추크 중심 사거리입니다.

버스 터미널이 있고 기차역이 여기서 멀지 않습니다.

성 요한 교회 유적이 근처에 있고 에베소 유적도 멀지 않다네요,

 

시내에 이런 유적이 있던데 소개 글도 없습니다.

아마도 수도교가 아닌 가 싶은데 구글맵에도 아무런 표시가 없습니다.

이런 정도는 문화재급에도 못 들어가는 듯.

셀축에서 이즈미르로 돌아오려면 재래선 기차를 이용하던가 아님 버스를 타던가 그것도 아니면 요즘 새로 개통했다는 이즈반을 타면 된다고 합니다.

본래 재래선 기차를 타려고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이즈반을 이용했어요.

그런데 그동안 카르트 한 장 가지고 둘이 잘 이용을 했었는데 이 이즈반은 그게 안 되더이다.

해서 작은 소동 뒤에 나는 일회용 티켓을 구입하는 걸로.

 

그런데 중간에 소중한 도움을 줄 친구를 만났어요.

전철 같은 칸에 앉아 있었고 생기기는 터키인인데 전화로 통화하는 걸 들으니 완벽한 한국어.

호구 조사를 해 보니 아버지는 조지아인 그리고 어머니가 한국인인 친구인데 터키에서 공부를 했고 여기 한국의 모 기업에 취직을 하여 근무를 하고 있다더군요.

이 친구가 숙소를 구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아내의 사교성이 큰 일을 또 하였답니다.

일부러 찾아가 도움을 줄 수 있냐고 물었죠.

당연히 수고비는 주는 걸로 하고요.

 

이 친구는 중학교까지는 한국에서 다녔고 고등학교 때 터키에 와서 생활을 시작했다 하니 그 어려움이 어땠을까 상상이 안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훌륭하게 성장을 했더군요.

우리를 도와준 이유도 같은 한국인이라서라고.

겉모습은 아버지를 닮았지만 식성이나 말투는 영락없는 한국인입니다.

우리도 엄마가 한국인이면 국적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아버지가 한국인이고 어머니가 외국인인 경우보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경우가 훨씬 더 우리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이 친구의 통역으로 좋은 숙소를 좋은 가격으로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픈한 한국 식당도 소개를 시켜 주어서 가보게 되었는데.

 

이 집입니다.

소풍이라는 식당인데 어제 오픈한 것이 맞나 싶게 손님들이 넘쳐 났어요.

한국인은 우리처럼 구경 온 사람 몇 명이 있었고 대부분 외국 사람이었습니다.

대박의 조짐이.

성공을 빌어 주고 우리는 도움 준 친구와 헤어져 숙소로 돌아옵니다.

 

돌아오는 도중에 만난 오벨리스크.

진품일까요 가짜일까요.

설명도 없고 그냥 덜렁 서있어서 알 수가 없었어요.

어찌 보면 이집트에서 건너온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대단한 것인데 설명판도 없다?

 

오늘은 여러 사람과 만남이 있었고 대접도 잘 받았고 귀한 도움도 받았네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