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여행 2022

[안탈리아] 올드 타운이 여기구나

정안군 2022. 5. 20. 02:42

내일은 다시 이즈미르로 가야 하니 여기는 오늘 하루가 온전히 남은 셈.

뭔가 알짜배기를 보고 싶어 다시 구시가지로 향한다.

그동안 사진에서 보았던 올드 타운을 빼놓은 듯하여.

별다방에서 조금 내려와 일단 골목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는데.

 

오 자네 그리스 정교회 예배당이었구먼.

골목 어귀에 자리한 건물은 그 본래 임무를 마치고 다른 일을 맡기 위해 대기 중인 듯 보였다.

여기는 해안가라 전에 그리스계 주민들이 많이 살았던 모양이다.

주민 교환이라는 억지 정책으로 정들었던 삶의 터전을 강제적으로 떠나야 했으니 도대체 나라는 무엇이고 정치가는 누구를 위한다는 말인지.

오늘도 국민의 뜻이 어쩌고 하는 놈들 모면 다 짜가다.

 

이런 골목인데 조금만 들어가 보면 여기가 진짜 올드 타운임을 알 수 있다.

분위기가 좋은 왠지 안에 뭔가가 있을 듯한.

 

있었다.

그리스 정교회 예배당.

Saint Alypius Greek Orthodox Church.

성 아리피우스라는 분은 누구신지?

 

각종 아이콘이 가득한 예배당 안.

사진을 못 찍는다는 데 아무도 없어서 잘 알지 못하고 찍었다.

아주 조그만 예배당은 특유의 차분함이 있었다.

 

바로 옆의 St. Paul 문화 센터.

처음에는 그리스 정교회에 딸린 부속 시설인 줄 알았다.

그런데 Saint Paul Union Church가 따로 있고 그 교회에 딸린 시설이었다.

그러니까 바로 옆의 그리스 정교회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Saint Paul Union Church 예배당 계단에는 이 교회 신자들의 사진이 십자가 안에 넣어져 있었다.

 

예배당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성 바울.

모습이 영 낯설다.

우리 바울 선생님은 머리카락이 없으신 대선생님이셨는데.

젊은 시절 풍성한 때 모습인가?

 

정원 한쪽에서는 성경 공부가 한창이었다.

우리가 들어와 한참을 쳐다봐도 전혀 반응이 없더라.

유니온 처치라는 이름을 보니 개신교 쪽인 듯한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여기 안탈리아는 그 외에도 각 교파를 대표하는 교회가 있었다.

가톨릭으로는 St, Nicholas German Church가 있고 개신교로는 Antalya Protestan Kilisesi가 있었다.

구글맵으로 검색을 하면 잘 나오니 관심 있는 사람은 한번 가 보시도록.

그리스 정교회는 여기 말고도 St. Geoge Greek Orthodox Church가 있다.

 

골목이 깊어질수록 전통의 향기가 풍긴다.

잘 단장을 해 관광용으로 나선 곳도 있고 그냥 옛 모습대로 있는 곳도 있다.

 

도중에 만난 자미.

세자데 코르쿠트(Sehzade Korkut) 모스크인데 세자데 코르쿠트는 술탄 바에지드 2세의 아들로 이 지역 영주로 왔을 때 복원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아마도 로마 시대 건축물이 있던 자리에 건축이 되어 유적을 깔고 있는 셈인지 좁은 마당엔 기둥이라든지 많은 유물들이 놓여 있었다.

내부는 수리 중이고 정원은 발굴 중이라서 밖에서만 볼 수 있는데 온통 유적지다 보니 겹치고 겹치는 현상이 이곳만은 아닐 게다.

 

내가 좋아하는 꽃.

부겐빌레아.

이런 풍경이 너무 좋다.

 

Hidirlik 타워.

옛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자리한 탑으로 2세기 로마인들이 건설했다고 한다.

바나바와 바울은 이 탑을 보지는 못했겠다.

아직 발굴 중이었는데 정리가 되면 굉장하겠다.

 

건너 Tophane 공원이 보인다.

날씨가 좋지 않아 그림이 그다지 좋지는 않으나 절경은 절경이다.

 

정겨운 골목길 풍경.

가끔씩 큰 가방을 끌고 이 골목 안의 호텔을 찾아가는 사람들 모습이 보였는데 보기는 좋으나 돌길에 좀 힘이 들겠더라.

모든 것이 다 좋을 수는 없다.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공원.

요트가 정박해 있는 항구가 잘 보인다.

내려가서 항구를 따라 돌면 건너편 위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만날 수가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해수욕장이란다.

조그만치만 조건은 아주 좋아 보인다.

내려가 보지는 않았다.

일단 내려가면 다음은 뭐다?

 

꽃도 좋고 배경도 좋고 날씨만 좋았더면.

하지만 날씨가 좋으면 뜨거움이 따라오니 참.

 

오늘은 아타튀르크 아저씨의 탄신일로 이 나라 국경일이란다.

존경할만하고 나도 그렇게는 생각하나 좀 지나친 감이 있다.

그 정도는 아니나 북쪽의 두 김 씨 숭배가 생각나게 하는.

이렇게 개인 우상화가 진행되는 뒷배경에는 그걸 이용하는 세력이 분명히 있다.

한 어린이가 동상 위에 올라가 터키 깃발을 흔들었는데 조금 생각해 보니 무서웠던 모양.

바짝 웅크리고 있다가 어른들이 포즈를 취하라니까 억지로.

아이야, 너는 이런 것 모두 극복을 해야 한단다.

그 사람에게는 그때 주어진 사명이 있었고 지금 사람들에는 다른 사명이 있단다.

 

앉아서 노작 거릴 장소를 찾다가 다시 하드리아누스 게이트 앞까지 왔다.

관광객들이 늘 북적대는 곳이지만 이곳 노인네들에게는 그저 소일거리 장소이다.

이게 무슨 구경거리라고 그렇게들 찾아오는 겨.

그러진 않겠지?

 

결국 우리도 요즘 사람이었다.

올드 타운을 돌아다니고 그 속에서 뭔가를 찾아도 결국 시간 보내기는 대형 몰이 최고의 장소더라.

 

올드 타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혀 올드하지 않은 몰이 있다.

이름하여 Mark Antalya.

 

크기도 엄청나고 사람도 엄청났다.

이 안에 있는 사이에 소나기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이 건물 안에는 푸드 코트도 있다.

이리 보아도 먹을 게 없고 저리 보아도 먹을 게 없었는데 그나마 그중 하나를 선택하여 도전하여 보았다.

여러 음식 중 자기가 선택하여 가짓수로 계산하는 방식의 식당인데 괜찮은 선택이었다.

비록 주 메뉴를 두 개씩이나 가져다주어 하나를 빠꾸 시키는 일이 좀 거스르는 것이었지만.

언제나 소통이 제대로 안 되면 뭔가가 이상한 일이 생긴다.

 

사람이 더 바글거리는 별다방에서 아무것도 안 시키고 놀다가 숙소로 돌아오면서 안타키아 올드 타운의 일이 추억이 되었다.

별다방에서는 뭐를 시키려 해도 줄 선 사람들이 너무 많아 우리까지 보탤 이유가 없었다.

내일은 비행기로 이즈미르로 가서 다시 살아보기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