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미르 트램 2호선은 해안을 따라 달린다.
특별히 할 일이 없는 날이라(하긴 매일이 그렇지만) 트램을 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코낙 광장에서 내려 바다 구경을 하고 돌아오기로 했다.
트램은 거리에 상관없이 동일 요금이기 때문에 멀리 갈수록 이문이다.
그렇게 쭉 가서 종점인 F. Altay에서 내렸다.
바로 오면 너무 싱거운지라 주변에 뭐가 있나 살피던 중 몰 같은 건물을 발견한다.
IstinyePark Izmir라는 몰이었다.
겉에서 보기에는 별로 특별해 보지 않은 몰이라서 큰 기대는 안 하고 들어가 보니.
어머나 이건 어제 본 Optimum과는 차원이 달랐다.
어제 O 씨 아저씨가 별 다섯이라면 여기는 별 일곱은 되는 수준이다.
이런 데가 있단 말이지.
화려한 몰만 보면 신이 나는 아내가 어제보다 더 붕붕 뜨는 걸 보면 틀림없이 별 일곱이다.
바닥은 대리석이고 주변 매장은 고급 브랜드 게다가 화장실은 이제까지 본 것 중에서 최고였다.
별 일곱 개 맞네.
당연히 별 세 개 회사 제품 전시장도 있어야지.
그런데 별 일곱 개 수준인데 별 셋이 와도 되나?
그냥 우리나라 것이니 끼워주는 걸로.
우린 당연히 별다방을 찾는다.
언제부터(터키에 와서부터) 별다방 애호가가 되어 날마다 출석을 하게 된다.
누가 터키를 이슬람 국가라고 했어?
우리나라보다 애정 표현도 화끈하고 옷차림은 더 화끈한 동네다.
물론 다른 곳보다 여기 이즈미르가 더 하긴 하다.
그래도 오늘은 주문하는 줄이 길지 않아 이렇게 주스를 시켰다.
매일 공짜로 이용하면 좀 그렇지만 손님이 많은 곳에서는 일부러 줄 서면서 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내 주장)
별다방에서 와이파이 덕 좀 보다가 이제 예상한 코낙 해안에 가보자고 일어섰다.
여기는 아내가 아이쇼핑을 한다고 해서 밖에서 기다린 곳이다.
물건이 좋기는 한데 하와이보다 훨씬 비싸다나.
그래서 다음에 하와이에 가서 사기로 했다.
우리 말이라도 이렇게 논다.
그리고 나오려는데 분위기가 확 바뀌면서 식당가가 출현했다.
식당이라면 촌스러우니 레스토랑 스크리트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좀 귀티 나 보이는 레스토랑들.
오늘은 배가 부르니 다음에 와서 실컷 먹자고.
그러다 발견한 마크로(MACRO)
태국 치앙라이에도 마크로가 있어서 반가웠는데 여기를 둘러보니 물건은 창고형 마트였던 치앙라이 마크로 수준이 아니고 고급 마트였던 탑스와 닮았다.
그러고 보니 치앙라이 마크로는 MAKRO였다.
여기는 좀 화려하니 아시안 식품 코너(여기도 아시안데)도 있나 찾아보자 해서 찾아보는데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이 일본 기꼬만 간장.
이게 있으면 다른 것도 있지 않을까 싶어 더 잘 찾아보니.
유레카.
아 찾았다.
오징어 액젓.
분명 Squid라고 되어 있고 fish sauce도 있다.
몽땅(이라고 해 봐야 3명 더) 사서 교인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만 오늘은 코낙 해변에서 놀다 가기로 했으니 우선 한 병만.
내일은 할 일이 있으니 모레 와서 싹쓸이하기로 한다.
신선한 생선도 있어 그것도 좀 사고.
이렇게 액젓이 있는데 이걸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는 태국 생활을 해서 오징어 액젓이 우리나라 액젓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데 여기 교민들은 그것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을 해 본다.
ES에 사시던 선교사 부부도 그렇고 터키에 사는 사람들은 이 액젓이 없어서 김치를 못 담가 힘이 든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렇게 찾으면 나온다.
아무튼 정말 반갑다.
태국이 아니라 이곳에서 만나니 더 반갑네 그려.
마크로와 레스토랑 가는 정문 쪽이 아니라 따로 검색을 통과하여 내려가는 지하에 있다.
정원도 예쁜데 밤에는 더 예쁠 듯하다.
그런데 밤에 여기를 올 일은 없어 보이고.
사온 액젓으로 오이 무침을 해서 먹었다.
살짝 젓갈 냄새가 나니 역시 맛이 더 좋다.
그리고 산책에 나서 우리 숙소 주변을 도는데.
이런 개님이 계셨다.
별다방 앞에서 발랑 드러누워 계신.
드나드는 사람도 조심해서 피해 가지 절대 개님을 방해하지 않는 터키 사람들.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분위기가 예쁜 카페에서 아이란 한 잔씩.
보통은 두 잔 이상 마시는데 오늘은 달랑 한 잔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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