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밥을 해 먹지만 워낙 반찬 종류가 제한적이다 보니 오늘은 특별한 것을 해 보기로 한다.
며칠 전 눈독을 들였던 생선을 사다가 찌개를 끓여 먹어 보기로.
생선이 나를 부르는 트램 종점 몰로 일단 간다.
오늘도 타는듯한 강렬한 햇빛이 엄청나지만 그래도 그늘은 괜찮고 트램이나 몰은 에어컨도 빵빵하니 괜찮다.
가는 중간 코에 고리를 한 여인이 트램에 올랐다.
고리를 할 곳이 없어서 저러나 싶었는데 잠시 후 남편처럼 보이는 사람이 만돌린을 꺼내더니 반주에 맞춰 노래를 시작하는데.
대단했다.
우수에 잠긴 목소리 하며 집시 풍의 노래를 하는데 아내는 저 목소리로 찬송가를 부르면 정말 환상이겠다고.
나나 무스쿠리의 목소리 같기도 한데 아마 집시 여인이 아닌가 싶었다.
나나 무스크리가 그리스 출신 집시 여인이었던가?
노래가 끝나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는데 수입은 단 돈 25리라.
아무튼 잠시라도 좋은 노래를 듣게 되어 좋았다.
몰 앞에 있는 뚱뚱이 나무들.
세상에는 별 나무들이 다 있다.
타국에서 만난 무궁화.
무궁화도 기품이 있는 아름다운 꽃이다.
이걸 보고 깜짝 놀랐다.
위층의 연못이 바로 아래에서는 이런 모습의 천장.
물을 새지 않게 하는 게 싶지 않을 텐데.
이런 천장 아래는 카페가 있는데 분위기가 참 끝내준다.
온 김에 점심을 먹었다.
되네르 케밥집인데 맛집인지 사람이 꽤 많았다.
이렇게 간단하게 나온다.
고기는 몇 g을 주문할 것인지 선택하면 간단한 샐러드와 함께 싸 먹는 빵이 함께 나온다.
이 빵이 얇고 참 맛있었다.
오늘의 만남.
이 생선이다.
핑크 빛을 띠는 친구.
이름은 모르겠고 조기 사촌인가 했더니 그도 아니었다.
이 나라는 로잔 조약으로 인근 섬을 모두 그리스에게 넘겨준 탓에 바다가 거의 없다.
해서 수산물 양이 적고 그래서 값도 상당히 비싸다.
모셔온 생선은 집에서 이런 모습으로 변신을 했다.
먹어 보니 붕어 맛이 나는 듯.
구이가 나을 뻔했나 싶어도 모처럼 찌개를 해서 먹으니 너무 좋았다.
오이 물김치와 함께 먹으니 한국 음식이 그리워할 일이 없어졌다.
낮에는 너무 뜨거워 나돌아 다니지 못하고 해가 질 시간에 산책에 나섰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해안은 사람들로 넘쳐 났다.
관광용 트램도 타는 사람이 많고.
작품 하나 건졌다.
해안에는 낚시하는 사람들이 널렸는데 이 아저씨도 열심이었다.
크게 한 바퀴 돌아왔는데 오는 도중 성 요한 가톨릭 교회를 만났다.
마치 중세의 성처럼 높은 담과 가시철조망으로 둘러 쌓여 있어 만만치 않은 기독교 사정을 알게 되었다.
안의 건물은 담에 쌓여 보이지 않아 사진은 도저히 찍을 수가 없었다.
생선찌개에 행복한 날.
사는 게 별 거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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