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데 교회를 품고 있는 아르테미스 신전 유적을 벗어나 뒤돌아 나온다.
사거리에서 잠시 멈추더니 지금 갈 유적은 오른편에 있는데 왼편에는 내가 있는 잔다르마 사무실이 있다.
유적 관람을 다 마친 다음 버스를 타러 갈 때 뜨거워 힘이 들거나 혹시 무슨 일이 있으면 내 사무실로 찾아 와라 그러면 내가 도와주마라고 잔다르마 친구는 배려를 쉬지 않았다.
그럴 리가 있겠는가 싶지만.
잠시 후 유적에 도착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니 다시 한번 그 이야기를 한다.
알겠노라고 하면서 고마움을 전하니 잇츠 마이 프레셔.
그냥 헤어지기 뭐해서 이름을 물어보니 뭐라 했는데 금방 까묵했네.
아무튼 너무 쉽게 교회 유적은 클리어하고 이곳은 그냥 보너스 같은 곳이다.
이곳은 Church EA라고 부르는 지역으로 김나지움, 유대인 회당과 가게 터가 있던 자리란다.
참고로 아르테미스 유적은 Church M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곳도 입장료가 있다.
20리라.
전 유적은 빽으로 패스를 해서 괜히 아까운 마음이 든다.
관리 사무소를 짓는 중인가 보니 돈 받은 지는 얼마 되지 않은 듯.
입장료 받는 건물이 가건물이다.
내용은 상당히 훌륭한데 영 보이는 겉모습은 어설프다.
멀리 김나지움 건물이 보인다.
무슨 시골 소재 대학 본관 건물 같다.
처음 보기엔 촌스런 분위기라고 느꼈는데 그게 그렇지 않았다.
지도를 보니 이곳 유적은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두 구역은 어떻게 해 볼 수 있겠지만 야외 공연장이나 체육관과 로마 신전들이 있는 곳은 도저히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전 이 동네 사람들은 이런 시설들을 이렇게 군데군데 만들어 놓았을까?
볼 수 없는 곳은 일찍 포기하고 할 수 있는 곳이나 알차게 보자.
처음에는 별 볼 일이 없는 곳이 이어졌다.
입장료가 20리라면 크게 볼거리는 없겠다 싶었다.
우선 상가 유적이 이어진다.
여기는 식당 자리이었는가?
부엌 자리에 십자가 문양이 있는 요즘 싱크대 같은 것이 있었다.
아르테미스 신전의 엄청난 기둥을 보고 난 뒤라서 그런지 영 여기 기둥들은 빈약해 보인다.
이렇게 사람의 눈이 간사하다.
이어지는 가게 터 뒤로 유대인 회당이 보인다.
여기까지는 그 흔한 유적 터.
유대인 회당 유적 안으로 들어가니 한참 복원 중인 모자이크 바닥도 보이고 기둥의 모습도 단정하다.
보호를 위해 위에는 지붕을 세웠다.
이런 모습이었단다.
규모를 보면 이 동네에는 엄청난 유대인 집단이 거주했던 모양이다.
바울도 처음에는 이런 유대인 회당을 이용해 복음을 전했지만 그들의 완강한 모습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이방인 선교에 나서게 된다.
예배 의식을 드리기 전 손을 닦던 물 항아리.
유대인 예배 의식은 기독교보다 이슬람 예배에 더 많이 전해진 듯하다.
아직 보호 시설이 없는 모자이크 바닥.
나중에는 이곳을 디딜 기회가 없다면서 아내가 증명사진을 박으란다.
하.
수 천년 전 모자이크 위에 내가 서있다.
유대인 회당을 나오자 어마한 크기의 김나지움이 보인다.
귀족 자제 교육 기관이었단다.
멀리서 보면 그냥 크기만 자랑하는 시골 대학 본관 건물 같아서 그냥 그런가 보다 했다.
멀리까지 이런 기둥들이 서 있는 것을 보면 건물 크기가 대단했던 모양.
유대인들이 로마 시대에 배척을 받았다고 되어 있지만 회당과 김나지움이 바로 옆에 있는 걸 보면 그런 것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이 김나지움 건물에 가까이 갈수록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 되는데.
확실히 사진으로는 이 건물의 아름다움과 크기가 담기지 않는다.
많이 아쉽네.
하긴 직접 와서 보는 감동을 무슨 방법을 쓴다고 한들 제대로 전달될 방법이 있을까마는.
아무튼 최고의 감동이었다.
오늘 많이 놀란다.
아르테미스 신전에서 놀라고 이곳 김나지움 건물에서 놀라고.
기둥머리마다 그리스어로 뭐라 써 놓았는데 그 의미가 무엇일까?
어마 무시한 위엄과 크기에 놀라서 떠나기가 싫었다.
사르디스 대단하네.
그 앞으로 어떤 건물이 있었을까 상상하게 만들었다.
로마가 엄청났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낀다.
괜히 로마가 아니었다.
이런 유적들을 파내고 복원시킨 사르트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지금은 비록 접근이 어려운 곳에 있어서 관심이 덜하지만 언젠가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입니다.
가려니 아쉬움이 크다.
올 때는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사데는 마지막 여정에 어울리는 곳이었다.
최고의 장소에 최고의 건물.
사랑합니다. 사데, 사르트
이즈미르로 가는 버스는 길가에서 서는데 그 버스를 탈 재주가 있느냐고 잔다르마 친구가 걱정이 되어 쪽지를 써 주기도 했지만 남이 도움을 청하면 동네가 나서는 곳이라서 솔직히 걱정은 안 되었다.
다만 그 길가가 땡볕이라서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도 모르는 우리는 그게 걱정이었는데.
아무튼 김나지움 유적을 나와 버스가 선다는 곳을 찾아 걸었다.
10분 정도 가니 그곳이 나왔는데 생각대로 땡볕.
예상 시간은 3시 45분 버스여서 10여 분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곳이 이즈미르 가는 버스가 서는 곳이다.
Lidia Park.
구글맵 상으로는 Lydia Park Nature.
주인에게 쪽지를 보여주니 여기서 기다리면 된다고 걱정 말란다.
그리고 그 말이 그치기 전에 버스가 등장을 했다.
어쩜 이렇게 아다리가 잘 맞냐.
버스 문이 열리기에 이즈미르 하니 당연히 이즈미르라는 대답이.
1시간 20분 정도 걸려 터미널에 잘 도착을 했고 거기서 집에 오는 것은 저번 아크히시르 가고 올 때 했던 대로.
우려했지만 전혀 문제없이 제일 편하게 그리고 친절을 경험한 그런 사데 교회 탐방이었다.
이걸로 모든 숙제는 마쳤다.
계획조차 없었던 일곱 교회 탐방을 무사히 마치니 나도 이제 하지라는 칭호를 받아야 할 몸이 되셨다.
Haci는 이슬람 신자가 메카 순례를 마치면 이름에 붙는 칭호이다.
다시 한번 대단한 친절을 베풀어준 잔다르마 친구(미안 이름을 까묵했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이런 도움 천사를 예비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그나저나 블로그 사진 작업이 너무 힘들어 나도 카카오를 떠나 네이버로 가야 되겄다.
카카오 너네들 도대체 잘하는 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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