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 12 일(일)
9 시 40 분 발 세마랑 Semarang(스마랑이 아닌가 싶은데요....)행 기차는 10분이 지나고 30 분이 지나도 안오더니 40 분 정도 지나서야 역내에 들어와 멈추었다. 족자행은 1 시간이나 늦었는데 그 정도에 비하면 다행이라 할 수 있으나 좀 심하긴 심하다. 짐꾼이 친절하게 자리를 잡아준다고 빈자리를 찾아 헤매더니 수고비를 달란다. 그말을 듣기전에는 나도 고마운 마음에 얼마를 주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수고비 소리에 고마운 생각이 지워진다.
잔돈이 없어 5000 Rp를 주니 고맙다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 돈 대가없이 호의를 바래기에는 그들의 삶이 너무 퍽퍽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의식이 족해야 예의를 안다고 했던가 ? 시레본으로 올 때의 길과 주위 풍경이 별로 다르지 않은 길을 달린다. 가끔 기차가 멈추면 에어콘 혜택이 없는 기차안은 조금 더 더워지고 잡상인들이 이것 저것 판다는 것 말고는 별로 다름이 없어 보이는데 그러다가 기차 왼편으로 바다가 보였다... 푸르고 푸른 바다가 아니고 누렇고 누런 바다... 바다가 황토색이라니....
물론 멀리보이는 바다색은 원래 바다색이지만 육지 가까이에는 짙은 황토색이다....
4 시간 조금 넘게 달리니 세마랑이다. 세마랑은 네덜란드 식민지 시대의 건물들이 들어선 구시가지가 볼 것이란다... 기차 역사도 그런 분위기였다. 역 앞에는 호수가 있었는데 지도를 보아도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일단 역사를 벗어난 다음 뻬짝을 5000 Rp에 흥정한 다음 Surya 호텔로 향한다. 가보니 어째 지금까지 좋은 호텔에 있어서 그런지 영 마음에 안든다...
옆에 있는 Metro 호텔로 가본다. 길은 차도 블록으로 되어 있는데 유럽의 한 도시같은 분위기이다. 물론 건물과 길만 그렇다는 얘기다. 사람과 차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고... 그렇다고 해도 건물이 잘 보존되어 있느냐... 그것도 아니고 수리를 안해서 안타까울 정도로 망가쳐 있는 건물들이 많이 있었다. 가보진 않았지만 인도 캘커타가 이런 분위기가 아닐까 싶은 정도이다. 다행히 메트로 호텔은 옛날 위용을 잘 간직하고 있었다. 한 때에는 가장 잘 나가던 호텔이라더니 그 앞 모습에서 그것을 풍기고 있었다.
가격은 first 급이 240,000 Rp, 그냥 묵기로 한다. 이틀 값 480,000 Rp를 지불하고 방에 오르니 와 ! 왠만하면 다 대리석이다. 방도 무척 크고 화려하고... 그저 돈이 좋긴 좋다... 점심은 Rumah Makan Tio Ciu에서 하려고 슬슬 걸어가 보니 어째 거리 분위기가 캄보디아 수준이다. 건물들은 허술하고 거리도 상당히 지저분하고 찾아간 식당도 낮에는 않는가 싶다. 문은 닫혀있고 안에는 상위에서 낮잠자는 사람만 있었다. 여기까지 온 김에 새 쇼핑몰이 들어섰다는 Simpang Lima까지 가본다. 대조의 극치이다. 바닥은 쓰레기 천지, 건물은 외양은 수준급...
오늘 다양한 인도네시아의 모습을 본다. 플라자에서 일본 음식 흉내 낸것을 먹고 미니 버스로 돌아온다. 이 버스는 가격이 도대체 얼마인가 ? 2 명이 2000 Rp를 받을 때도 있고 더 달라는 사람도 있고 아무래도 1000 Rp가 정답인 것 같다. 어쨋든 일제 미쓰비시는 장사도 잘했다. 소형 트럭을 미쓰비시제 콜트가 꽉 잡고 있는 것 같은 데 이 소형 미니 버스도 콜트라고 쓰여있다.
인도네시아는 일제 차들의 전시장 같은 생각이 든다. 가끔 국산 차량도 보여 반갑기는 하지만 일제 차 정말 대단한 놈들이다. 우리나라에 와 보면 일본 사람들이 얼마나 놀라고 배가 아플까 ?
동남아시아는 일제차가 꽉 잡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은 일제 차가 거의 없다.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을 포기했었다는 일본의 한 때 실수가 우리 나라 차시장을 이토록 성장시킨 것이다. 참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저녁무렵에 Tio Ciu에 가본다. 사람들이 바글 바글하다. Cap Cai(채소 볶음)와 새우 튀김을 시켰는데 40,000 Rp로 참 저렴했다. 이 잡채라고 발음되는 중국 음식은 우리 나라 잡채의 말 유래가 여기서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 음식이다. 그냥 무난한 음식이니 고기가 싫은 사람들은 시켜도 좋겠다. 포식을 하고 돌아와 자려고 하는데 모기란 놈이 꽤 괴롭힌다. 모기약을 뿌려 달라고 하니 옛날에 보던 후마끼(소형 분무기)를 들고와 뿌려 주는 데 별 효과가 없어서 방에 있던 모기들도 모처럼 외식(외국놈 피)을 한 날이 되고 말았다... 아이고 가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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