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05 여행

아름다운 사람들의 양곤

정안군 2005. 8. 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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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 휴게소>

 

잠깐 잠이 들었었나보다.   원래 나는 차만 타면 잠을 못자는데 이제는 그것도 무디어지나보다.   휴게소다.   작년에 양곤 오다가다 망고스틴을 사먹었었다.   망고스틴 하나에 80짯이라고 해서 비싸다는 생각을 했던 곳.^^    지금은 한개 150 짯이란다.   망고스틴과 자리에 앉으면 갔다놓는 미얀마떡(찹쌀에 속은 파파야인듯)도 먹고 이것저것 주섬주섬 많이 먹었다.   서로 자기가 낸단다.   그래봐야 12,000짯이던가 ?

 

또 올라와 잠이 든다.   한 3시경 집사람에게 밀려서 잠이 깨었는데 도저히 의자에 앉아있을 상태가 아니다.   자리를 비켜주고 보조석에 앉아 가기로 한다.   운전사가 바뀌었다.   운전사는 운전석 앞 좁은 공간에서 쭈그리고 자고 있고 우리가 조수보조라던 청년은 잠도 못자고 수시로 내려 차량통과비를 내고 있다.   운전사보조는 조심스럽게 운전하기는 하는데 그 바람에 예상보다 더 시간이 걸린다.  

 

전에는 4시경에 바고 휴게소에 도착한 것 같은데 6시가 다 되어 바고에 도착한다.   어쨌든 허리펴기와 목돌리기 운동을 하며 우리 일행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다들 탈만 하단다...

 

나도 처음보다는 견딜만 했다.   날이 훤히 밝아오는 거리를 지나 양곤에 도착하니 7시 30분경.

 

드디어 또 기록 갱신했다.   17시간을 18시간으로 늘린 것이다.

 

                                  <우리를 기다리는 삐끼들>

 


                                        <하늘의 무지개>

 

우리를 데리러 올 버스를 기다리는데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다.   비가 많이 내린듯 바닥은 질어서 제대로 발을 디딜 곳도 마땅치 않을 정도.


                                 <꽁지 빠진 현대 버스들>

 

터미널 한쪽에는 반가운 현대 버스가 있었는데 한놈은 꽁지빠진 닭처럼 뒤가 �아 없어진 놈이다.   아마 쇠가 약해 그런듯한데.    몇년전까지만 해도 승용차도 부분이 쇠가 썩어서 없어졌던 것을 보면 쇠를 다룬 기술이 일본과 많이 차이가 났던것같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나 ?

 

우선 선교사님댁에 가서 육개장으로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먹는 한국 음식이라 다들 좋아한다.   천주교 신자인 부부는 양곤 한인 천주교회에서 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해 나중에 호텔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다음은 인야 레이크 호텔에 가서 좀 씻고 미리 와있던 일행과 합류한 다음 교회로 향한다. 

 

우선은 유니온 처치.   선교사님이 비교적 최근 개척한 교회란다.   같이 기숙하는 학생들과 우리를 동행했던 전도사들 그리고 지역의 신자들이 모여서 예배를 드린다.    반주는 사모님이 멜로디온을 불며 하신다.   퍽이나 힘들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연주할 악기가 없어서 그렇단다.   키보드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100$면 된단다.

 

10여만원만 있으면 제대로 된 음악에 찬송가를 부를 수가 있다는데 생각하며 100$를 선교사에게 드리니 직접 전도사에게 전달하라고 한다.   그래서 전달하니 너무 기뻐한다.   이 돈이면 중국제같은 경우는 두개로 살 수 있다고 해서 제대로 된 것 하나를 사라고 했다.   나중에 필요하면 그 때 또 사라고하고.

 


                               <유니온 그레이스 교회>


                                          <예배당 안>

예배 설교는 우리 목사님이 하고 통역은 선교사님이 하는데 한국말보다 미얀마말이 훨씬 긴 것을 보니 많은 말들이 이해를 돕기 위해 더해지는 것같았다.

 


                                        <교회 신자들>

다음은 라후 교회.   대개 라후족은 중국 국경 부근에 사는데 미리 양곤에 유학온 학생들을 중심으로 교회가 이루어졌고 지금은 자리를 잡아 교회도 있고 신자들도 아주 많았다.   오늘은 미얀마 신학대학을 위한 모금 예배란다.   특별히 신학대학 학장의 설교와 모금 취지가 이어지는데 말을 모르니 예배가 참 어렵다.   잠을 못자서 꽤 졸리고.   드디어 예배가 끝나고 소개 시간 그리고 점심 시간.   쌀국수가 나왔는데 맛이 별로다.   아마 많은 것을 한꺼번에 준비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라후 교회>

 

그래도 오랜만에 라후 인사말 어보우쟈를 쓰니 감회가 깊다.   내가 라후말을 잘 하는 줄 알고 라후말로 길게 말을 걸어와 그것밖에는 못한다고 설명을 해야 했다.

 

                    <미얀마 침례총회본부 부총회장 목사님의 광고>

 

태국 라후족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태국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좀 지적으로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곳 미얀마 라후는 상당히 파워감이 느껴진다.   선교사님도 미얀마 라후와 태국 라후는 차이가 난단다.   아무래도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의 적응력이 이곳에서 적응을 못해 다시 태국으로 떠난 사람들보다 낫지 않겠느냐는 말을 덧붙이며.

 

점심을 먹고 지난 번에 미루어 놓았던 쉐다곤 구경에 나선다.   저번에 봤던 3명은 밖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1시간 반 후에 만나기로 했는데 30분 지나니 모두 나와버린다.   왜 ?   이유를 물으니 일행 중 한 사람이 보기가 역겨워 나오자고 강력히 주장해 모두 따를 수 밖에 없었단다.    좀 심각해서 내가 말해주었다.   여러 사람이 구경을 할 때에는 자기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혹시 계속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위해서 자기를 양보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그것이 조금씩 쌓여서 다른 사람의 여행을 망칠 수 있으니 그런 면에 신경 좀 더 쓰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었다.

 

두명 이상이 여행하다보면 그런 면이 있다.   서로의 관심 분야가 달라 어느 곳에 가면 더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흥미가 없다고 다른 곳에 가자고 하는 경우가 있다.   처음에는 이해하려고 하나 이것이 반복되면 서로 간에 불만이 쌓여 자칫하면 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여럿이 여행을 하게 되면 이런 면을 주의해야 한다.   오죽하면 40년 넘게 살아온 부부가 여행에 나섰는데 이런 인간하고 내가 이제 까지 산 것이 억울하다며 돌아가면 즉시 이혼해야 되겠다고 했다는 독일 부부도 있었겠는가 ?

 

피곤하다는 일행은 호텔로 돌아가고 우리 부부와 목사님은 슐레 빠고다로 향했다.   이곳 저곳을 더 보고 싶어서.

 


 


                                    <쉐다공 빠고다>


 


                                <육교에서 본 슐레 빠고다>

 


                                          <인도인 거리>

 

오끼나와 레스토랑에서 간단한 과일 아이스크림을 먹고 센트럴 호텔 아래 있었던 중국 식당에서 요기를 하기로 하고 가는데 영 찾을 수가 없다.   목사님이 저번에 왔었던 Adorn's Kitchen이라는 트래이더스 호텔 건너편에 있는 복합몰에 가보자고 한다.   그곳에 중국 식당이 있었다고.   시설이 아주 좋은 콘도시설 같은 것인가 보다.   밑에는 아케이드와 식당이 있고.   화려한 식당이다.   그러나 요금은 미얀마에서 늘 생각했던 것처럼 짬뽕 한 그릇 수준.

 


 


 

우리가 중국인인줄 생각하고 니하오마라던 종업원들이 우리가 한국 사람인 것을 알자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하면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어떤 요리를 먹을까 정한 것이 없어 중국에 갔을 때 즐겨 먹었던 청초육사라는 요리를 한자로 써 주니 된단다.   나보고 중국말 할 줄 아냐고 놀라는 모습으로.     배가 더 이상 음식물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참 아쉽다.   이런 좋은 나라를 떠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택시로 돌아와 저녁 식사가 준비된 선교사님댁으로 모두 같이 간다.   저녁 메뉴는 수끼인데 배가 불러서 거의 먹질 못했다.

 


<폭탄 테러가 일어났던 시티 마트 - 군인이 초소를 짓고 지키고 있다>


         <남서울 대학교 농활 봉사대 옷을 입고 있는 미얀마 청년>

 

오늘 저녁 예배는 이곳을 거쳐간 청년들이 모두 모여 함께 예배드리는 날이라서 많이 모였다.   예배가 끝나고 소개를 하는데 의대 6학년, 의대 1학년생과 양곤 대학교 대학원 기계공학 박사 과정인 청년도 있었다.   이곳은 이른바 소수 인재를 모아 공부시켜 사회의 중심부로 진출시켜 서로가 자극을 받도록 하는 생각으로 대학생부터 받아들여 공동체를 열었다고 했는데 이것이 서서히 결실을 맺는 중이다.   이들이 잘 자라나서 고등학생과 중학생 공동체를 관리하고 초등학생과 유이원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었다.   어떤 방법이 좋은 선교인지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나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다시 심마와 �뜨웨와 이별이다.    아이들이 영어를 잘못해(나도 마찬가지지만^^) 공부 열심히 하라고만 말해주었다.   헤어지기가 아쉬워 시간이 길어진다.   못내 아쉬운 발걸음이지만 정리하고 호텔로 돌아와 미얀마 마지막 밤을 보낸다.

 


                             <선교사님댁에서의 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