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땅끝까지 자전차로 가는 것은 마쳤구요. 역시 땅끝은 땅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더니 여행도 그렇군요. 결론은 이러네요.
여행의 한 마침은 다른 여행의 시작이라 !!!!
해서 우리 땅의 다른 한 끝인 통일 전망대로 나섭니다. 천천히 하렵니다. 그 땅끝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니까. 혹시 압니까 ?
통일이 그 안에 된다면 이 일정은 아오지 탄광으로 유명한 동네까지 가는 것으로 될지도 모르지요(지도에서 확인해 보니 우리나라의 북쪽 끝은 함경북도 온성군 풍서인가 봅니다)
우선 오늘은 시작이 반인고로 가까운 제천까지만 가보기로 합니다.
오늘은 531 지방선거날입니다.
투표장에 가서 무려 6장인 투표 용지에 한 방씩 안기고 9시 경 슬슬 제천으로 출발합니다.
오늘 투표장에서 투표를 하면서 이렇게 뒷맛이 씁쓸하기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미리 대장이 항복 선언을 한 당이 있고, 활짝 더 웃고 싶지만 칼 맞은 상처가 아파서 표정 관리하는 당. 노동자와 농민을 위해서 정치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정작 그 주인공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당.
어쨌든 노무현 대통령은 참으로 적을 많이도 만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조중동의 한놈만 골라서 패기가 성공한 듯 싶지요. 저번 김대중 정권 때도 그렇게 패더니... 김대중 대통령을 겨냥해서 한 놈만 패다가 노무현이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노후현 후보를 패주기 시작하죠. 그런데 그게 그들의 각본과는 벗어나서 정씨와 단일화되면서 대통령이 되니 순간 공황 상태에 빠졌던 조중동. 그 뒤 이 조중동이 더욱 전열을 가다듬고 세력을 모아(뉴 또라이(?)) 조금씩 조금씩 노무현 대통령을 패기 시작하죠.
단순한 관중에게 어렵고 복잡한 이론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야 그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니 그저 단무지 스타일로 나기는 것이 제일이지요.
"대학 안 나와 무식해서 대통령 노릇을 못한다.
북한에 퍼다주어 경제가 어렵다.
좌파 386이 나라를 망친다.
제네들은 코드정치한다."
그 중에서 압권은 역시 "김정일한테 다 퍼 주어 경제를 망쳤다."
허나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지요.
잘 알다시피 노무현 지지세력은 호남 세력과 개혁을 지지하는 연합 세력이었지요.
처음 김대중 정권 시절 대북 경협 사업 특검한다고 호남 세력의 지지를 잃었구요. 사실 이에 대한 한나라의 요구를 받아들여 상생의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마음이었지만 그대로 되리라고 정말 생각했다면 노무현 대통령이 순진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권을 빼았겼다고 생각하는 집단은 논리가 통하지 않는 단무지 집단인 것을 진작 알았어야 했겠지요.
거기다가 개혁 정책에 대한 지지부진, 한미 FTA,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으로 지지 세력은 하나 둘 빠져 나가 그야말로 열린 우리당은 껍대기만 남게 되는 것 아닙니까 ?
우리 충청북도 도지사 투표지에는 아직은 세력이 약하지만 지지해주어야 할 당의 후보가 있어서 망설임은 없었는데 시장은 난감하더군요. 한사람은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이었다가 때 빼고 광내서 열린우리당 시장 후보로 나왔고 또 한사람은 대학 학도호군단 사단장(본인은 이력에 학생회장이라고 써넣었더라구요)출신으로 공화당, 민정당을 거쳐 지난 번 보궐 시장 선거에서 돈들은 지갑을 줏듯 시장에 당선되었던 사람, 그리고 그냥 그렇고 그런 사람. 이렇게 3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면 찍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 지역구에 사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의원 후보는 더 가관이구요.
열린우리당은 왜 그들의 지지자에게 외면당하는지 답이 나오더군요. 그들이 자랑했던 경선은 어디가고 한나라당 출신을 데려다가 자기 당 후보로 쓰는지. 이왕 전사할려면 원칙이나 지키다가 장열히 전사하던지. 추하게 살려달라고 빌다가 전사할게 뭐람.
대전시장 후보도 그랬죠 ? 그 사람이 되면 열린우리당에 무슨 도움이 되긴 하나요 ?
역시 초심으로 돌아가기는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정치 이야기를 벗어나 자전차를 타니 역시 좋습니다. 그런 골아픈 정치는 뒤에 두고 앞의 아름다운 녹음이 짙은 자연만 바라보고 갈 수가 있으니까요.
충주에서 시내를 벗어나면서 아파트 공사장이 이어집니다. 어디든지 도시의 모습을 단일화시키는 한민족의 저력이 충주에도 어김없지요.
위 미륵불도 아파트 공사 때문에 주변 도로를 정비하면서 이사를 했고 그 집도 호화 주택(?)으로 바뀌었네요.
국도 19번을 타고 가면 국도 38번과 교차로가 나옵니다. 이쪽도 저쪽도 4차선이라서 삭막한 환경이지요.
좀 더 가면 산척면 소재지 도로로 들어가게 되는데 소재지는 투표하러 오가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옛날 투표장 이모저모해서 뉴스 거리가 되었던 장면이지요.
산척면소재지를 벗어나면 충주구치소와 송강 교차로가 나옵니다. 오른쪽은 다릿재 터널로 이어지고 직진이 다릿재로 이어지는 전 국도입니다. 4차선 포장되면서 옛 국도는 지방도 531번으로 바뀌었군요.
다릿재 방면으로 나갑니다. 한 2 km 정도 가면 다릿재 오리막이 시작됩니다. 터널이 뚫린 덕에 차량 통행이 없어 자전차 타기 정말 좋은 도로가 되었습니다. 오르막이 한 5 km정도 이어지는데 경사가 심하지 않아 그렇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다릿재 정상 부근 천등산 입구입니다.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하고 이어지는 울고 넘는 박달재는 사실 천등산에 없습니다. 천등산에는 다릿재가 있지요.
터널이 뚫리기 전에는 잘 나가던 휴게소였었는데 지금은 그저 자전차 림을 개조한 물래방아만 도는 한적한 장소가 되었네요.
다릿재 정상입니다. 해발 374 m, 군대에서 아마 충북 출신을 반비탈이라고 불렀지요. ^^
와서 살다보니 아닌게 아니라 충북에는 참 비탈도 많더라구요. 비탈이 고개잖아요.
넘으면 제천시 백운면입니다.
백운면 소재지에는 박하사탕 영화 촬영지 안내판이 있네요. 박하사탕 마지막 장면인가요. 기차가 달려드는데 그 기차를 막으려는듯이 두팔을 활짝 벌리고 서있는 남자가 나오는 장면, 그 장면을 찍은 곳인데요. 사실 그곳은 물과 산이 잘 어울려진 멋진 곳이랍니다.
이곳 제천은 청풍명월의 본향이라고 하는데 이곳 지명을 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가 있답니다.
水山면, 寒水면, 白雲면, 松鶴면, 錦城면, 鳳陽면, 淸風면 등 이름만 들어도 생쾌해지는 곳이지요.
이곳 백운은 다릿재와 박달재를 사이에 두고 있어서 고개를 넘으면 다시 박달재가 시작합니다.
이 박달재는 새로 터널이 뚤려 아주 한적한 도로가 되었는데 그나마 이곳은 울고넘는 박달재 노래를 살려 관광지로 개발을 해서 다릿재보다는 좀 사람의 왕래가 있습니다.
이곳의 산은 시랑산인데 왜 노랫말은 천등산 박달재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터널이 뚤리기 전에는 울고넘는 박달재 노래를 시끌벅적에게 틀어 놓았던 휴게소가 여럿 있고 해서 요란 했었는데 휴게소 한 곳만 겨우 영업 상태입니다. 노래는 여전하지만 그 소리는 예전의 반도 못하네요.
하긴 그 때는 그 노래 소리가 너무 커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는 것 아닙니까 ?
고개를 내려오면 봉양입니다. 이곳에서 원주가는 국도와 갈리는데 제천 방향은 4차선이라서 원주쪽으로 가다가 제천으로 들어가는 지방도를 타기로 합니다(오다보니 제천 국도가 공사 중이라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앙고속도로가 많은 교통량을 감당하느냐 국도 5번은 한산하기까지 합니다. 내쳐 원주까지 가면 좋겠는데 오늘은 제천이 목적지이니 여기서 의림지 방면으로 표시된 제천으로 갑니다.
오늘 목표로 삼은 의림지입니다. 제천을 대표하는 명소이지요. 안내판에 보니 이 호수 때문에 충청도가 호서지방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다는군요. 오늘 하나 건집니다.
잘 해 놓았네요. 오늘은 휴일이라서 꽤 많은 사람들이 붐빔니다.
어디가든 노인들 천지입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노인들은 그 동안 살아오시면서 이렇게 좋은 세상을 살아 보신 적이 있나요 ?
나이들면 젊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이 이민와서 산다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살라고 했는데 투표도 젊은이들이 옳바른 가치관이 형성되는 쪽에 해주시면 참 좋겠는데.
정동영씨가 이런 비슷한 말을 해서 한나라당 단무지팬들에게 좋은 소재를 제공했지요 ^^
아마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핑게를 만들었을텐데 괜히 정동영이 걸려 들어가가지고는 그 고생을 하지요.
하여튼 노인분들, 모이시면 매일 김정일한테 너무 많이 퍼줘서 살기가 힘들다는 말만 하시지 마시고 이렇게 같이 놀이나 다니시면서 좀 쉬세요...
선거날은 좀 더 진하게 쉬시면 좋은텐데. ^^;;
하여튼 박공주는 좋겠수. 노인네들 팬 많아서..
제천 종점을 기차역으로 할까 버스 터미널로 할까 생각하다가 다음은 기차가 없는 곳이어서 터미널로 합니다. 제천 버스 터미널은 좀 그렇네요.
오늘은 57.83 km를 탔군요. 워밍업한 정도입니다. 다음은 제천에서 평창을 거쳐 장평까지 그 다음은 장평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언제 또 이어질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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