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학교 학생들 기말고사 중이고 오늘 오후는 오랜만에 갖는 직원 동아리 활동 시간이어서 몇 일전부터 동료들과 입을 맞추어 놓았던 남산 임도 투어에 나서기로 합니다.
에어콘 알레르기가 도져서 어제밤 심하게 기침하느냐 잠을 잘못 잔 끝이라 최적의 콘디션은 아니지만 모처럼 나들이이니만큼 일단 마지막재(마즈막재)까지만 가보기로 합니다. 거기서 괜찮으면 계속 GO하기로 하고..
3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집에서 30분전에 나와 연양갱을 준비하고 스리슬쩍 컨디션을 조정하며 마지막재에 오르니 공기가 좋아서 몸이 완전히 회복된 것같은 착각에 빠지네요.
그러니 어떡합니까? 그냥 GO해야죠... *^^*
확실히 마음이 몸을 이깁니다 *^^*
마즈막재에서 목벌내려가는 길은 위 지도에서 시계 방향으로 가는 것이죠. 상당한 급경사라서 정신없이 내려가면 속도계에 최고속도 65 km정도 찍히는데 차 속도로야 별 것 아니지만 자전차 속도는 정말 환상적이죠...
그야말로 삐끗하면 한방에 '지상에서 영원으로' 날라가는 거죠.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건국대 당뇨요양원을 지나면 퇴색해버린 활석공장입니다.
옛날에는 요양원자리가 초등학교일 정도로 꽤 많은 사람이 살았는가 본데 수몰이 되고 활성공장이 퇴색해가서 민가는 거의 없습니다.
성남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동들을 위한 통학버스가 마침 오는군요..
아이들은 궁금해 죽습니다.
"어디 가시는 거예요?"
"산에 간단다"
"어느 산이요?"
"니네 뒷산이지"
조금 더 가면 아스팔트에서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바뀌면서 마지막 마을 남벌입니다.
이름이 이현세 만화가 생각나지만 충주호와 이웃하는 마을로 낙시꾼들이 종종 찾는 마을이죠. 민물 매운탕집도 있지만 그다지 잘 되지는 않는 것 같네요.
이 마을을 지나면 임도 시작입니다. 임도는 거의 비포장이고 경사가 심한 곳만 부분적으로 콘크리트 포장을 해 놓았습니다.
처음은 꽤 가파른 길이라서 힘이 들지만 멀리 월악산이 보이는 우리들의 쉼터에 오면 그 보상을 해줍니다.
정말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지금은 댐물을 빼는 시기라서 좀 덜한데 복사꽃피는 무렵에 오면 사진 뒤 작은 땅 부분이 섬이 됩니다.
이 사진을 직원들에게 보여주니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느냐고 물어보네요..
여기서부터는 완만한 경사가 반복되는 길이고 숲속이라서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즐거울 수는 없지요.
슬슬 오르막입니다. 그다지 심하질 않아서 좀 잔차질을 한 사람이면 쉼없이 오르막 정상까지 갈 수 있지요.
자전차질도 기름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기름 보충을 잘 해야죠. 준비해 온 연양갱을 먹습니다. 꿀맛이지요. 물도 넉넉히 먹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가는 비가 내리다 말다를 반복하는 날씨라서 정말 라이딩에 최적의 날씨네요.
오르막이 끝나면 시작되는 것은?
당연히 내리막이지요.
비포장 자갈길을 내달리면 정말 스릴만점입니다. 핸들에 느껴지는 자갈이 튕그러지며 울리는 그 느낌, 사실 이 쾌감을 즐기려 mtb를 타는 것이죠.
다 내려오면 재오개재에서 재오개마을을 거쳐 살미로 이어지는 도로인데 아스팔트 포장을 하려는지 확장은 해 놓았지만 아직 포장은 안 되었습니다.
사실 이 마을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불편하겠지만 포장이 안 된 상태가 우리 라이더에게는 더 좋지요.
다시 슬슬 오르막입니다.
보기는 완만하지만 실제 타보면 꽤 힘이 드는 길이지요.
그냥 이 길을 재오개재 쪽으로 계속 타고 넘어가면 조금은 쉽지만 오늘은 다시 남산 임도를 타고 좀 더 오르기로 합니다.
이번이 4번째인데 저번까지는 그냥 재오개재로 넘어갔더든요.힘든 코스같아서 좀 걱정은 되지만 한번 해 보자구요.
처음 임도길은 힘이 많이 빠져 있데다가 길은 거의 수직 수준입니다. 최저 낮은 기어로 오르는데 앞바퀴가 벌떡 일어나려고 하는군요.
중간에 서낭당이 있다고 하는데 정신없이 오르느냐 있는 줄로 몰랐다는 것 아닙니까?
갈림길입니다. 오른쪽은 남산 정상 방향, 왼쪽은 남산 창룡사로 이어지는 내려가는 길(와우!!!)
허나 우리는 오른쪽입니다. TT 쉬면서 다시 기름을 보충합니다. 또 연양갱!!!!
저는 다른 회사의 연양갱은 안 먹지요. 오로지 ㅎ 연양갱입니다. 초코렛은 여름에는 늘어지고 끈적거려 먹기가 좀 그런데 이 연양갱은 그 늘어짐이 없지요.
그리고 어렸을 때 그 대접받던 영양갱이라서 추억이 새롭습니다. 너무 너무 맛있는데 먹기는 아까와서 조금씩 조금씩 떼어먹던 기억 *^^*
조금 더 오르면 임도는 한 8부 능선을 끼고 도는 길이라서 달리는 맛이 아주 좋습죠.
마즈막재에서 남산을 오르는 곳에 등산로와 만나는 곳에 오니 날이 흐린 탓에 어둑어둑하네요.
남산등산로부터는 임도가 등산객을 위한 길로도 사용되어서 사람이 붐빌 때에는 자전차타기가 조금은 조심스럽습니다만 오늘은 비에다가 저녁 무렵이라서 사람도 없습니다.
다시 내리막......
이 쾌감... 역시 죽음과 가장 가까이 하는 놀이가 가장 재미는 있지요.
번지 점프, 패러그라이딩 이런 것들은 잘못되면 그냥 꼴까닥이잖아요? 그래서 더 스릴이 있는지도 모르지요.
남산 임도를 내려오면 마즈막재 정상이 바로입니다.
오늘은 휴가온 아들놈 저녁 대접(?)이 기다리고 있어서 동료들과의 저녁 식사는 생략합니다.
마지막 뽀나스
내리막. 차량이 많이 다니고 길이 좁아 조심스럽게 타고 내려옵니다.
집에 돌아오니 6시
한 3시간 반 쯤 걸렸군요.
뒷담화) 자전차 탈 때는 기침도 없고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더니 집에 도착하니까 기침이 심해지는군요. 아무래도 그냥은 밤새 안녕이 안될 것 같아 이비인후과로 가서 치료를 받습니다.
괜찮아졌냐구요. 괜찮기는요... TT
그날 밤도 기침하느냐 잠을 설쳤습니다.
역시 몸이 마음에게 불평을 하는군요.
'너는 좋았겠지만 나는 뭐니??? 너무 하는 것 아냐?'
'그래 잘못했다. 다음에는 더 깊이 생각해 볼께
라고 말할 줄 알았지?
'임마!!! 세상 살이가 다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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