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몸을 짓누르는 시차. 시차 1시간에 하루라면 적어도 일주일은 지나야 몸이 적응이 될까?
세수를 하면서 다시 느끼는 것이지만 물이 센물인가보다. 샤워할 때나 세수할 때 비누를 아무리 많이 칠해도 한번 물질에 싹 씻겨 내려가 버린다. 또 수돗물에도 석회석이 많이 섞여 있어서 음용에 적합하지 않단다. 이 물을 많이 먹으면 나이 들어 다리에 울뚝불뚝 석회가 쌓인 주머니가 생긴다나. 어쩐다나. 그리고 보면 우리나라처럼 좋은 나라가 없다. 단양이나 영월 같은 석회석 산지의 지하수 몇 군데만 빼면 ^^
오늘부터 본격적인 연수 활동에 들어간다.
버스를 타고 비테나우로 간 다음 S-2로 Anhalter Bahnhof까지. Bahnhof는 기차역을 말하는데 Anhalter Bahnhof는 전쟁 전 화물전담역이었단다. 그런데 이 근처가 동서 베를린 분단선이 지나가면서 역은 그 기능을 잃었다.
오늘 마수걸이는 철도수단기술박물관(Museum für Verkehr und Technik Berlin)이다. 헉헉~~ 이름 길기도 하네.
<영어 안내지 표지>
입구에 들어서니 구닥다리 마차, 자동차 프로펠러 비행기 등이 전시되어 있어서 뭐 그저 그런가 했다.
그러나 좀 더 안으로 들어가니 마치 할리우드 영화 촬영을 위한 기차역처럼 그 규모가 대단하다. 이곳은 옛날 기차 정비창이었단다. 그렇군. 분단 후 그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고 사장되어 있던 것을 1982년 박물관으로 만든 것.
그야말로 온 세상의 모든 수단들은 모두 전시되어 있는 듯. 수단이 무엇이 있을까? 운반, 통신, 교통 등이 생각날 테지만 그 외에도 우리의 생각을 벗어나는 많은 것들..
정말 와!!!!
한 작업실에는 노인 마에스트로가 각종 모형을 많들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한데 자기 기술에 대한 자부심인 듯.
이처럼 기술자가 자기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나라가 좋은 나라일 것이다. 우리야 공부 잘해서 판, 검사되고 의사되어서 돈 많이 벌면 당연한 것이지만 현대자동차나 조선소에서 돈 많이 받으면 그들은 노동 귀족이 된다. 의사들이 파업하면 그냥 그렇지만 노동자들이 파업할양이면 노동 귀족이 왠 파업?...
정말 우리사회가 제대로 살려면 말로만이 아닌 진정한 노동 귀족이 생기고 그들이 정말 귀족처럼 대접받으면 온갖 사회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쵸역으로 와서 100번 버스를 탄다. 옛날 황제의 사냥터였다는 녹색 공원 티어가르텐, 보불전쟁승전비인 황금색 전승기념탑 좀 더 가면 독일 분단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이다. 여기서부터는 ‘보리수 나무아래’란 이름의 Unter Den Linden이다.
<서쪽 베를린 지역>
<동쪽 베를린 지역>
한 박물관 공사현장을 방문하지만 연락이 잘 안되었는지 그냥 구경하는 것으로 하잖다. 꼭 어딜 가야 공부인가? 이곳에 있는 것만 해도 역사공부인데.
2차대전말 전세를 역전시킨 소련은 독일로 물밀 듯이 들어와 수도 베를린에서 치열한 시가전을 벌인다. 시가전의 와중 히틀러가 자살하고 무조건 항복하면서 전쟁은 그친다.
전후 처리과정에서 독일을 4개국이 분할하면서 수도 베를린도 같은 방법으로 분할한 것. 그러다보니 점령한 것은 소련이지만 실질적으로 차지한 것은 4조각 중 1조각으로 베를린도 그러했다. 동독 가운데 섬처럼 고립된 베를린이지만 그 4조각 중 3개는 서독쪽으로 1조각만 동독 차지가 되었는데 그 차지한 부분은 모든 유명 시설이 집중되어 있던 지역이다.
그러다보니 동독이 머리는 차지했지만 팔다리가 잘린 꼴이고 서독 쪽은 머리가 없는 몸통과 팔다리만 차지한 격.
도시는 전체 부분이 있어야 기능이 온전하게 될 텐데 갑자기 한 부분이 없어져 버렸으니 그 도시 기능이 어떨 것인지는 상상이 가질 않는가?
독일 전체로 보면 분열되어 있던 각 공국들이 합쳐진지 얼마 안 되어서 지금도 지방색이 강하다고 하는데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진 것은 크게 신경 쓰인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도시가 분열되면 상당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한 집도 둘로 나뉘면 냉장고도 또 필요하고 밥솥도 필요하고 이렇게 되는 것 아닌가?
그러다 통일이 되면 이제도 거꾸로 모든 것에서 남게 되는 셈일 것이고,
베를린 대성당과 흄볼트 대학 그리고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사이좋게 서 있는 광장. 좀 퇴색해져 있고 여기 저기 공사 중 가리개로 어수선하지만 도시의 무게가 느껴지는 곳이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동상이 있는 광장에서 간단한 식사. 음식에 들어있는 향료의 맛 때문에 못 먹겠다고 불평이 대단하다. 겨자 쏘스였는데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쓰이지만 그 때는 꽤 생소한 것이었나 보다. 나야 고기라면 모두 좋은 것이라서 맛만 있었는데..
식당 종업원이 터키계같아서 정선생에게 물어보니 그런 것은 이곳에서 금기란다. 인종에 대한 것은 질문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군. 음...........
이곳 베를린은 터키인들이 자기 나라를 제외하고는 제일 많이 사는 곳이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광부나 간호사로 온 것처럼 공장이나 단순 노동자로써 많이 건너 왔단다.
다른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최선생과 둘이 100번 버스로 쵸역으로 진출한다. 그 역앞에 에로틱 박물관이 관심이 있었거등...
요금은 5000원정도였는데 남 눈이 부끄러워 그 앞을 얼쩡거리다 잽사게 들어갔는데 일단 4층부터 보게 되어 있다.
이게 뭐야!!!! 일본 춘화가 주 전시품인 것 같다. 일본 에로틱 박물관으로 이름하면 꼭 좋겠다.
그래도 아래층은 뭔가 다르겠지... 한 층 내려오면서 조금 실망. 한 층 더 내려오면서 조금 더 실망 결국 내 돈 돌려도...
다음은 현대식 카이저 빌헬름 교회 구경이다. 둥근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와!!!!! 바다의 세계로 들어온 것 같다. 사파이어 부루라고 하는가?
사진이 없어서 다른 블로그에서 가져오려다 참는다. 어쨌든 남의 것을 내 것처럼 가져오는 문화는 좋아보이질 않으니...
해서 블로그 소개를...
http://blog.naver.com/victory3287/80018380974
사진도 멋있지만 조물주의 선물 눈에는 미치지 못한다. 사진은 부분이지만 실제 빛은 우리 몸 온 둘레에서 오니까?
U반으로 집에 돌아간다. 각 역마다 각 역 이름이 나오는데 비테나우에 오면 긴 문장 중에 alle가 나온다. 종점이니 모두 내려라 는 말일 텐데 그 후로 우리는 종점인지 아닌지 분간할 때 이 alle가 기준이 되었다.
알레가 나왔네, 오늘은 여기가 종점이니 내립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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