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연수기

파울젠 김나지움 그리고 BIBB 방문

정안군 2006. 7. 17. 10:15

오늘 오전은 Fehbelliner Platz에 있는 파울젠(Paulsen) 김나지움을 방문하기로 되어 있다. 


U-8, U-9, U-7로 이어지는 지하철 릴레이를 거쳐 학교에 도착한다.  파울젠 김나지움은 교육자이자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파울젠의 이름을 딴 학교로 1908년에 개교한 유서 깊은 학교란다.


간단히 학교를 소개하면 550명 정원으로 부모는 중간 계층이며 학년은 우리나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7학년부터 13학년까지로 되어 있다.   10학년까지는 독일어, 영어, 제2외국어(라틴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역사, 지리, 예술(그림, 건축, 조각), 체육, 경제 등 공통 과목을 수강하며 11학년부터는 언어나 수학, 과학 같은 중점 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하는데 최고학년인 13학년은 보통 17세이나 휴학이나 유급에 의해 20세까지 있다고 한다.    이후 40 %가 대학으로 나머지는 직업전문대학을 진학한다.


보통 수업은 8시에 시작하여 오후 2시까지이며 11학년 이상만 4시까지 이어진다.


학교는 정리가 잘된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어서 어제 방문한 학교와 비교가 되었다.


교장 베르너 선생님의 학교 소개가 있었고 수업 참관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예술 과목을 참관하기로 한다.


어제 종합학교를 방문하였을 때 여학생들의 피어싱 내공을 보고 거의 모든 여학생이 그런가했더니 이곳의 여학생들은 그 흔한 귀고리를 한 사람도 없었다.


한 눈에 척 봐도 범생이 스타일들... 11학년 수업인데 앞자리는 백인 학생들이 있고 눈에 띄는 한 학생이 맨 뒤에 혼자 앉아 있다.   흑인인데 뭔가 외톨이 취급을 받는 듯.


콧수염을 멋있게 길렀는데


“이 수업 주제가 무엇이니?”

“Art"

"........................"



수업 참관 후 교장 선생님과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 어떤 점이 많이 일어나는 가에 대한 질문에


11 - 13학년의 결석, 결과 비율은 약 5 %정도이라서 큰 문제점은 없고(억!!!)

14 - 15살 그러니까 우리로 하면 중학교 1, 2학년생들은 성적 희롱 문제가 종종 있단다.

8 - 11 학년 중에는 대마초 담배를 팔다가 적발되어 전학시킨 적이 있다 한다.


퇴학은 없냐니까 원칙적으로 의무교육이라서 퇴학은 없고 전학을 시키는데 다른 학교에서도  안 받으려고 하니까 그것이 벌에 해당된다고 하고 16세 이상은 자유롭게 담배를 피울 수 있단다(그렇군.)


독일도 부모의 이혼에 의한 결손 가정 문제가 심각해져서 학교를 가정으로 대치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자원 교사를 중심으로 지도하는데 역시 결손 가정 자녀들을 잘 지도하려는 노력은 이곳에도 있었다.


평가는 시험 비중이 50 %, 수업 참여도(질문에 대한 참여) 50 %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교사는 어떻게 될 수 있는가 물음에 교사 희망자는 대학에서 자기 전공과 교육학을 복수 전공한 다음 교사 실습 2년 후 교육부 직원과 학교 교사 5명이 참가하는 시험에 합격해야 교사로 채용된다고 하고 교장은 평교사 5년 이상인 사람이 학교법과 경영 능력을 공부한 후 교장 신청서를 제출하면 후보자 중 심사로 선발하는데 베르너 교장은 10시간 정도 수업을 한다고 한다.


교장의 임무는 시간표 작성, 학교 안전, 외부 행사에 학교를 대표하고 교사 연수를 책임지며 시험이나 학교 경영이란다.


교장은 비서와 관리원 각 1인과 함께 학교 일을 처리하는데 체육관 도장과 같은 일을 할 때는 일손이 부족해서 선생님들 모두 나서서 페인트 작업을 했다고 자랑했다.


우리나라 교장 임용 문제는 교육 사회의 가장 큰 논쟁거리인데 우리나라처럼 교장이 행정 관료처럼 군림하는 경우는 이곳 유럽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점심을 근처에서 해결한다.   보통 이곳의 식당은 주인 혼자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한꺼번에 손님이 밀리면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 마련.  

 

다른 사람들은 중국 음식점으로 갔는데 나와 몇몇은 일행에서 떨어져 나와 이탈리아 피자집에서 피자 한판을 먹는다.   맛이야 그냥 피자맛이고.


다음은 그 근처에 있는 연방직업교육훈련연구소(BiBB ; http://www.bibb.de)를 방문하여 Dual system에 대해 지루한 강의를 듣는다.   Dual system은 이론은 학교에서 실기는 현장에서 이루어져 기술의 적응 능력을 기르는 방법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일시적으로 ‘2+1 제도’로 도입되었었다.  

 

이곳에는 한국에서 여러 사람들이 방문하여 Dual system에 대해 정보를 가져갔단다.   우리나라 2+1제도는 우리 학교에서도 한 해 시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른바 3D 업종 공장의 일손 부족을 공고생들이 채워주는 제도 밖에는 되지 않아 한 해 적용하고는 폐기된 제도이다.  

 

공고생들을 데리고 가 실습생이라는 명목으로 저임금을 주고 각종 제한을 두어 그야말로 노동력 착취하는 나쁜 제도였다.  다른 나라에서 잘 시행되는 제도라 해도 기본 마인드가 갖추어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비싼 값을 치루고 배운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일까?  

 

그야말로 강남의 귤이 강북에서 탱자가 되어버리는 것.


BIBB 담당자의 결론의 명쾌했다.   “우리의 Dual system은 성공했다.   그러나 그대로 따르지는 말아라.   이 이야기를 분명히 우리나라 교육부 관계자에게도 했다 한다.   그러나 한 건에 눈이 멀었는지 아님 독일어 이해 능력이 떨어졌는지 그대로 따르다가 실패하고는 그 꼬리를 내렸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나라 교육이야 백년은 관두고 10년 앞이나 내다보고 하는지.


쵸역 앞으로 와서 꼭대기에 벤츠 마크가 빙빙 돌아가는 유로파 센터 안에 있는 물시계를 본다.   연한 풀색물이 든 유리구슬이 시간에 따라 돌아가며 모양을 낸다.


유로파 센타 물시계 사진이 있는 곳

 

http://blog.naver.com/victory3287/80018380974

 

다시 100번 버스로 보데 박물관이나 페르가몬 박물관을 보러 갔는데 벌써 문을 닫았다.   비가 조금 내린다.   독일 건물들은 대리석이 아닌 사암으로 되어있어 화려한 멋은 적지만 웅장한 미가 있다.   게다가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그 건물들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박물관섬들의 소개는 아래 블로그가 좋습디다.

 

http://blog.naver.com/resttime/60022462132

 

다시 우리의 나와바리 쵸역으로... 빌헬름 교회 안에 들어가니 마침 예배를 드리고 있다.   우리나라 교회의 미래가 아닌가 하는 장면이다.   예배 보는 신자는 노인들 몇 명, 뒤에서 구경하는 관광객은 많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