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놈이 바로 짜이입니다>
짜이는 우리가 처음 갔을 2005년 1월에는 4학년이었고 그해 여름에 다시 갔을 때에는 5학년이었습니다. 태국은 4월에 학년이 마감하면서 방학에 들어가 6월에 다시 오는데 그 때는 새학년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는 그 때가 한참 꽃피는 봄이지만 태국은 3월 부터 6월 우기 전까지가 가장 더울 때라서 방학에 들어가나 봅니다.
우리 부부가 루암밋 선교 센터를 처음 갔을 때 그곳에 있던 여자 선교사는 이 짜이가 이 센터에서 가장 문제아(?)라고 미리 알려주었죠.
하지만 남자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여자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달라서 그 친구를 보자 내가 좋아하는 활달한 스타일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가 있었습니다.
여자 선교사가 말한 문제점이란 이런 것이었습니다.
사실 짜이는 학교에 늦게 들어와서 나이는 제법 되는 아이였었습니다.
그래서 성적 발달도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라서 이곳의 한 여자 아이와 모종의 관계가 있었답니다.
이들 라후 부족은 조혼의 관습이 있는지라 그들의 관점으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지만 그것을 허용할 경우 센터 운영에 문제가 생기니까 엄격히 금했던 모양입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한참을 마스터 선교사와 상의한 끝에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그냥 넘어가는 것으로 처리했다고 하더군요.
뭐 그런 것 말고는 그냥 개성이 강한 정도의 아이였습니다.
학년은 낮지만 사실 나이로 보나 주먹 권력상으로는 보스였지요.
우리 부부가 15일을 이 센터에서 지내다 헤어질 때는 너무 서운했었습니다. 우리도 서운했지만 특히 이 짜이는 헤어지는 것을 몹시 서운해 했습니다.
우리 부부가 잘 해주고 또 많이 사랑해 주었거든요.
헤어질 때 말도 통하지 않아서 통역을 통해 우리가 너를 많이 좋아했다. 나이로는 네가 이곳에서 제일 형이니까 어린 아이들 잘 돌보다 주고 잘 지내거라 라고 인사를 했었습니다.
6개월 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곳을 다시 방문했을 때 짜이란 놈과 짜싸는 학교를 안가고 있더라구요.
아마 짜이는 꾀병을 부렸고 짜싸는 벌에 쏘여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서 그 핑계를 대었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다시 만나서 서로 꼭 껴안았습니다.
반가워서 눈물이 다 나더군요.
그리고는 그날 밤 무까따라는 부페 음식점에서 이곳의 온 아이들과 같이 음식을 나누고는 다시 헤어졌습니다.
그리고는 벌써 일년이 지났군요. 짜이는 이제 6학년입니다.
지난 주 우리 교회로 이 센터 소식지가 왔더군요.
그 중에 눈에 띄는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짜이와 짜파게티 3형제 중 중간인 짜싸가 한바탕했는데 여자 전도사가 혼내니까 화가 나서 집에 돌아간다고 날뛰었다고 합니다.
당황한 이곳 담당 선교사와 전도사는 우선 짜싸를 설득해 짜이에게 용서를 빌라고 하고 짜이를 잘 구술렀다네요.
결국 화가 풀렸고...
아마 지금도 센터에 남아 있는 모양입니다.
이 소식을 들으니 너무 이들이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여기도 물론 여기서도 할 일이 있지만 그곳에서 내가 할 일이 나를 기다린다는 착각까지 *^^*
이 형제는 내가 짜파게티 3형제라고 불러준 아이들이었는데 그 사이에 멤버가 바뀌었더군요.
사실 제일 큰 놈은 짜느라고 6학년이었는데 졸업을 했고 새로 4째가 이곳에 들어왔네요.
이들 형제는 집에 또 한명이 있어서 아들만 5형제 집안입니다. 왼쪽이 올해 새로 들어온 아이(이름은 모름)
빵모자를 눌러 쓴 친구가 짜이와 한바탕한 눈탱이 밤탱이 짜싸입니다.
그 앞이 3째 짜흐구요.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했던 놈이지요.
왜 짜파게티 3형제인가 아시겠나요?
나중에는 익숙해졌는데 짜느, 짜샤, 짜흐 3형제 이름을 들으니 생각나는 것은 바로
짜파게티
해서 짜파게티 3형제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불행한 것은 이들이 짜파게티가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것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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