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태국 사람들

코끼리 트레킹 유감

정안군 2006. 2. 24. 19:23

 

태국 치앙라이에서 콕강 강변을 따라 한 30여분을 배나 툭툭을 타고 가면 코끼리 관광 마을로 유명한 루암밋에 도착한다.

 

이 마을에서 제작년 여름 보름 가량 머물면서 자연스럽게 코끼리 트레킹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콕 강을 따라 올라온 관광객이 선착장에 도착하면 그들을 맞는 것은 코끼리 떼들과 그 주인들이다.

 

대다수의 관광객들은 여기서 시간을 선택하여 트래킹에 나서게 된다.  

 

트레킹은 코끼리를 타고 주변을 도는 것으로 시간에 따라 값이 다른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1시간 짜리를 이용했다.

 

1시간 짜리는 우리가 있던 루암밋 라후족 어린이 센터 주위를 돌아 나가기 때문에 자주 이용 관광객을 볼 수가 있었는데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었던 코끼리가 우리 주변을 돌아 나가니 처음에는 신기하기까지 했었는데.

 

 

루암밋은 조그만 마을이어서 동네 식당은 간단한 국수나 찰밥 그리고 쏨땀을 파는 가게 수준의 것 밖에는 없었다.   

 

루암밋 선착장 옆에는 서양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이 있는데 우리 시설로 손님들이 오면 그나마 그들을 너무(?) 실망시키지 않고 접대할 수 있는 변변한 식당은 그곳 밖에 없어서 그곳을 이용하곤 했다.

 

그곳은 코끼리 본부라서 많은 코끼리들이 대기 상태로 있었는데 아기 코끼리도 매여 있었다.  

 

그 아기 코끼리들은 코끼리에게 줄 바나나를 가게에서 준비를 해 놓았는데 관광객들이 그 바나나를 사서 주면 고맙다고 '꽥'하는 소리를 내곤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방법은 간단했다.   코끼리 주인들이 가지고 있는 쇠꼬챙이로 귀 뒤를 팍 찌르면 아파서 비명 소리를 내는데 이들은 이것을 고맙다고 코끼리가 내는 소리라고 말하곤 했다.

 

그 후로는 절대로 먹이를 사서 주지 않았고 가끔 손님이 올 때에도 주지 말라고 부탁하곤 했었다.

 

 

이번 주 우연히 KBS1 ''환경스페셜'을 보았는데 내용은 '코끼리 도시에 갇히다' 이었다.   코끼리 주인들이 코끼리를 학대하는 것은 대충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었지만 저 정도로 심할 줄이야.

 

아기 코끼리 길드리기 행사인 파잔은 우리가 본 그 쇠꼬챙이를 어디까지 사용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쇠사슬에 매여서 활동도 못하고 왔다 갔다 하며 스트레스를 받던 코끼리들만 그저 불쌍하다고 여겼더니 그 뒤에는 더 심한 면이 있었다니.

 

우리 지구는 우리 인간의 것만이 아니고 더더구나 인간들이 모든 동물의 주인은 아닌데.  

 

누가 그들을 이토록 심하게 다루어도 좋다는 허락을 해주었는가 ?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