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성 다리에서 쿤밍으로 돌아와 귀국하기 전 시간이 있어 서산(西山)에 가보기로 했다.
지도를 보고 버스를 타 서산 입구까지는 쉽게 갈 수가 있었다.
입장료도 없는 입구를 지나(돈 안받는 것이 상당히 신기했었다) 버스로 용문(龍門)이라는 곳을 가기로 했는데 그 놈의
돈 3원인가가 아까워 걸어가기로 했다.
사실 돈 보다는 산 속이라서 공기도 좋고 산책하면서 가면 좋으리라 생각을 하기도 했었고.
그런데 상황이 좋질 않았다. 산길은 오르막이라서 지나가는 차들이 매연을 엄청나게 뿜어대서
공기는 좋지를 않았고 의외로 멀어보였다.
짧은 지식으로 경사를 완만하게 만들어야 하는 차길보다는 경사가 심하더라도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지름길이
생각나서 지름길로 보이는 오솔길로 들어섰는데 그 길은 용문까지 가는 길이 아니었다.
산 정상으로 본의아니게 등산이 되어버렸고 명산이 많은 우리나라 산에 비해 그다지 경치도 좋질 않았고 어디가는지도
모르고 제 아빠를 따라온 아들에게도 체면을 구기게 되었는데.
그래도 중간에 멀리 쿤밍 원경이 보이는 곳이 가끔 나와 스스로를 위로해 주었고 아들에게도 핑게 거리로
삼았었다.
정상은 이상한 건물로 가득차 있어서 경치도 좋질 못했고 중국 특유의 정상까지난 포장길로 아이들이 소풍을 와 점심을
먹는 바람에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도 없었다.
내려오면서 마차가 있어 잠시 타기도 하며 아들을 위로해 주었지만 제대로 용문도 못보고 돌아왔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것이 인생의 한 단면인듯 해서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 때의 생각이 나곤 ㅠ한다.
살면서 순간 잘못 생각해 엉뚱한 길로 간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 그러나 그 때 마다
스스로에게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나갈 때의 모습이 달라지고 하였었지. 자기를 비하하며 그 순간을 보내느냐
아니면 그래도 그 순간을 즐기며 보내느냐...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는 내가 한 것이니만큼 최대한 즐기리라.' 이것은 이 사진이 나에게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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