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 100 마일은 충주호 둘레를 따라 도는 길의 전 길이를 말한다.
물론 어디까지 어떤 길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는 있겠다.
충주호 100 마일이라...
1 마일은 대충 1.6 km 정도이니, 100 마일은 160 km 가량 되는 거리이다.
이 거리를 달려서 마치는 울트라 마라톤이 있고, 산악 자전거로 도는 경우도 있단다.
뭐가 되었든 극한이나 익스트림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언젠가부터 이 충주호 100 마일을 산악 자전거로 돌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할 수록 엄두가 나질 않았다.
독하게 마음을 먹으면 될까 이런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그래도 하루에 160 km를 평지도 아니고 수 없는 고개를 넘으면서?
가슴에서는 불을 지르지만 머리가 말린다.
얘야, 네 나이가 몇이냐고...
그래서 나온 절충안..
천천히 구간을 나누어 해 보기로.
그래서 오늘은 충원교에서 구룡교차로까지를 목표로 했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오늘 주행한 행적이다.
집에서 자전거로 시작해서 충주호 일부를 돌고, 금성에서 충주호를 나온 다음, 제천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기.
해보니 모든 것이 좋았다.
예상보다 길이 험해 시간이 좀 더 걸렸다는 것만 빼놓고는.
일단 집에서 나와 충주호 100 마일의 시작점으로 삼은 충원교까지는 11 km였다.
거기서 제천시 금성면 구룡리 구룡교차로 즉 532번 지방도가 82번 지방도를 만나는 곳까지가 오늘 주행한 충주호 100 마일 구간의 일부이다.
아자~~~
출발이다.
여기는 충원교.
충원교는 충주댐 바로 밑에 남한강을 가로질러 놓인 교량인데, 왜 충원교일까?
아마도 충주댐이 만들어질 때 이 다리도 생겼으니, 충주시와 옛 중원군을 잇는다고 이런 이름이 붙질 않았나 싶다.
여기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은 충주호 선착장을 거쳐 서운리로 가는 길.
왼쪽은 지방도 531번을 따라 동량을 거쳐 산척으로 가는 길인데, 사실 충주호 100 마일의 길은 왼쪽으로 따라 가는 것이 아니고 오른쪽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오늘 내가 지나간 길은 충원교에서 지방도 531을 따라 가다가 바로 나오는 갈림길에서 지방도 532를 따라 구룡교차로까지 가는 것인데(붉은 선), 원 충주호 100 마일의 길은 윗 지도의 파란색 점선길을 따라 가야 되는 것이었다.
허나 두 번이나 이 길을 가본 적이 있고, 그것보다도 이 길을 거쳐서 다시 본 길과 연결하는 것은 오늘은 무리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과감히 생략을 한 것.
사실 이 길도 만만하지가 않다.
뭐 충주호 100 마일 길이 모두 그렇지만 평지는 없고 계속 업과 다운이 반복이 되며, 거기에다 중간에 임도를 넘어야 하는데 자전거를 타고 넘는 것이 어려울 정도의 엄청나게 힘든 경사로 시작하는 수리재라는 고개를 넘어서 가야 한다.
그리고 내려와서도 만만치 않은 고개가 계속된다.
오늘은 이 코스를 생략했으니 큰 어려움은 일단 하나가 없어진 것이다.
남한강을 따라서 조금 내려가면 지방도 531번과 532번이 겹치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지방도 531번을 타고 가면 되는 것인데 사실 532번 도로이기도 하다.
531번과 532번이 잠깐이나마 동행하는 길인데, 이 근처에는 비빔회로 유명한 식당들이 많이 있는 곳이다.
동량면 소재지를 왼쪽에 끼고 달리면 531번과 532번의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532번 도로를 타면 이제 헛갈릴 갈림길은 없다.
여기서부터는 사과마을로 유명한 장선리를 통과한다.
이미 사과꽃도 다 진지 오래이니 그저 옆사귀만 푸르다.
한적한 포장길을 달리다보면 조금씩 오름세가 커진다.
그러다가 나오는 장선고개.
여기를 몇 번 넘었던가?
자전거로 이쪽에서 넘기는 처음이고 반대쪽에서 두 번을 넘어 왔나 보다.
신나게 내리막을 내달리면 바로 나오는 갈림길.
오른쪽 길이 원 충주호 100 마일이 이어지는 길이다.
그러니까 충원교에서 서운리를 지나 수리재를 넘으면 미라실이라는 마을이 나오고, 더 나오면 이 도로와 만나게 되어 있다.
여기서는 왼쪽인 하천과 금잠으로 표시된 방향으로 가면 된다.
실제적으로 100 마일 특징인 업과 다운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짧은 오르막과 또 짧은 내리막을 반복하면 나오는 큰 다리가 하천대교이다.
이 대교는 남한강 본류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아니고 제천천이라는 남한강의 지류를 가로 지르는 다리가 되겠다.
다리 건너에는 코타라는 콘도와 위락시설이 있었지만 모두 지금은 좋은 말로 수리 중인가 보다.
수영장이 있던 건물이 보인다.
옛날 주일학교 교사와 부장을 할 때 아이들을 데리고 꽤 왔던 곳인데, 모두 폐허가 되었다.
가끔씩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이다.
가끔씩 덤프 트럭이 다니곤 하지만 차량 통행도 거의 없다.
조금 더 진행을 하면 하천리 충주시내버스 종점이 나온다.
이 종점 바로 옆에는 정토사 법경대사 자등탑비(보물)가 있는 장소가 있다.
국보로 되어 있는 흥법대사 실상탑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없던 것이다.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놓여 있는 것인데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러니까 파견 근무를 나간 셈인데, 뭐든지 제 자리에 있어야 값어치가 더 나가는 것일게다.
또 한 때는 이곳이 솟대거리였단다.
그래서 많은 솟대를 세워 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다.
국보 제 102호 정토사 홍법국사 실상탑은 1915년 경복궁 뜰에서 벌어진 조선물산공진회를 개최할 즈음에 일본인들에 의해서 야외 장식물로 옮겨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보급 문화재가 한 행사를 위해 야외 장식물로 사용된 것인데, 나라를 잃으면 사람만 불쌍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러다가 중앙박물관이 옮겨 가면서 그리로 가게 된 것인데...
하긴 나라를 되찾은 지금도 박물관 문화 유산을 식사를 위한 장식으로 사용한 분이 계신단다.
돈을 보고 백성들이 뽑은 분들이니 더 무엇을 바라랴?
법경대사 자등탑비도 원래 이 자리가 아니고, 아래쪽에 있던 것인데 수몰선 아래라서 이리로 옮겨 놓았단다.
또 전쟁통에 총알 자국까지 안고 있는 몸이라서, 파란만장했던 우리 역사의 흔적을 이 문화재들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셈이다.
언젠가 학생들을 데리고 왔던 부산 등산로 입구이다.
이 산도 참 좋은데 차편이 많지가 않아 다시 오지는 못했다.
그 때도 차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기다리는데 한 학부형이 트럭을 타고 지나가다가 우리를 동량까지 태워 주었던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
오르막 내리막을 달리면 나타나는 예쁜 마을.
금잠마을이다.
큰 느티나무가 마을의 상징이란다.
언젠가 충주시 경계돌기를 하다가 장전고개로 내려와서는 하천리 버스 종점을 목표로 한참을 걸었는데 이 마을 근처에서 차를 얻어 타게 되었다.
그 때도 느티나무 밑에서 한참을 쉬었는데, 오늘도 그래야 되겠다.
핸드폰도 안 터지던 마을인데, 지금도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 마을을 벗어나면서 고개가 시작되는데, 설상가상으로 도로도 비포장으로 변한다.
다행히 길 상태는 나쁘지 않지만 확실히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는 감이 다르다.
손목이나 어깨의 피로감이 훨씬 크게 나타난다.
제법 큰 고개를 넘어서 한참을 더 가다가 다시 조그만 고개를 오르면 나타나는 충주시와 제천시 경계.
장전고개이다.
두 번 째로 오는 곳이다.
충주시 경계돌기할 때 지났던 곳인데, 그 때 이곳에 내려서서는 참 막막했었다.
버스는 말 할 것도 없고 승용차나 트럭도 안 다니니, 별 수 없이 하천리 버스종점까지는 걸어가야 했는데 그러자면 넉넉하게 두 시간은 걸어야 될 것 같아서.
물론 중간에 승용차를 얻어 타기는 했지만 이 날 참 원없이 걸었다는 거.
왼쪽은 충주시, 오른쪽은 제천시이다.
이 작은 언덕이 경계이다.
역시 걷는 것보다는 자전거가 빠르고 편하기는 하다.
그 때 그토록 막막했던 것이 지금은 자전거라는 친구가 있어서 걱정이 없으니.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었다.
투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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