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013 여행

매쌀롱 마을 주민되어 보기 2

정안군 2013. 4. 6. 07:10

아침시장

6시쯤 신샌 게스트 하우스 쪽을 지나면 좁은 거리에 벌어진 길가 노점과 시장이 눈에 들어온다.

꼭두새벽부터 서둘러서 나왔을 아카족 아줌마들과 다른 소수 민족 아줌마와 현지 장사꾼들이 이 장터의 주인공들이다.

작지만 그야말로 없는 것만 없고 다 있는 자그마한 시장이 정겹다.

과일은 망고, 파파야, 파인애플과 다른 몇 가지 종류, 이런 것들이 있는데 치앙라이보다 약간 비싼 정도이고 채소는 정말 많이 싸다.

우리는 상추와 태국말 팍취라는 고수와 닭다리 튀김 그리고 찰밥을 사서 아침과 점심을 이것으로 대신하였다.

이 때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 것은 가져온 고추장.

처음으로 고추장을 뜯어서 먹었다.

후식으로는 망고와 파파야를 사서 먹었는데, 시장 아저씨가 정성껏 만드는 로티 같은 음식도 괜찮았다.

다른 것도 그렇지만 이것도 하나에 8밧이고 두 개에 15밧이니 가격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거.

음식물의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니 여기 살면서 계속 시험 삼아 이것저것 먹어 보면 좋을 듯 싶다.


장례식 참관하기

아침부터 숙소에서 건너다보이는 회관 같은 곳에서 폭죽 소리가 요란하였다.



요즘 졸업식 시즌이라더니 졸업식이 열리나 하고 할 일 없는 우리는 구경삼아 나들이 나섰는데, 막상 가서 보니 장례식이 열리고 있었다.






넓은 마당은 문상객들을 접대하기 위한 둥근 상과 의자가 놓여있었고, 건물 안에는 빈소가 차려져 있었는데 우리 장례 문화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이들은 공산화되기 전에 중국을 떠난 사람들이니 의식 속에 유교 전통이 살아남아서 그런 것이 아닌 가 싶다.

입구에서 부조금을 받는 모습이나 이 금액과 이름을 장부에 기입 하는 거 그리고 일단 안에 들어가면 상주는 일제히 절을 하면서 조문을 받는다는 모습은 거의 우리나라 장례 모습과 판박이이다.

모습이 약간 다르긴 하지만 머리에 흰 천을 두르고 무명으로 상복을 차려 입은 것이 많이 낯익다.

그리고 조문 온 사람들에게는 상을 차려서 음식을 대접한다.

우리도 구경 삼아 안에 들어가 빈자리에 앉아 있으니 잠시 후 문상객들이 나머지 자리를 채우고 상차림이 시작되었는데.

이미 밥을 먹은 후라서 배는 부르지만 음식 맛이 어떨까하고 먹어보니 먹기 쉽지 않은 맛을 내고 있었다.

음식 종류는 대여섯 가지 정도이지만 입맛에 맞는 것은 하나도 없고, 한 음식은 겨우 먹을 수 있는 정도이고 나머지는 먹기 힘든 난이도 10점에 8점정도 되는 것들이었다.

얼른 콜라로 입가심하면서 입안 정리를 하는데 우리를 대접하는 정성이 아름다워 그런 내색은 당연히 할 수가 없었다.

春雨梨花天古恨

秋風梧葉一天愁

 

望雲思親

구름을 보며 부모를 생각한다.

 

望雲之情, 思親之情에서 추린 말인 듯싶은데, 모두 부모를 그리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밥을 얻어먹었으니 부조금을 조금 내려 하였는데, 마침 부조금을 받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마음으로만 그쳤다.

 

동네 산책하기

햇살이 좀 누그러지는 것은 3시가 좀 지나면서 부터이다.

오늘도 동네 나들이에 나서는데 신센 게스트 하우스 뒤쪽으로 돌아 동네 구경에 나선다.

중간에 소수 민족들의 집과 좀 번듯한 중국인들의 집들이 섞여 있는 한적한 곳이다.

전체적으로 산 뒤쪽으로 햇빛이 이미 가려져 그늘로 이루어진 오르막내리막 길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좋은 곳이었다.



돌아오는 도중 중국 화교 소학 앞에는 꼬마들이 놀고 있었는데, 사진을 찍어 준다하니 각자 나름대로 폼을 잡는 것을 보니 리틀 사이의 모습을 한 친구도 있었다.

혹시나 하고 ‘강남 스타일’이라 하니 모두 그 가락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란.

대단하다.

싸이.

이런 시골구석까지 강남 스타일이 주름잡고 있으니.



 

신센 게스트 하우스에서 죽치기

오늘, 우리 게스트 하우스 와이파이 사정이 안 좋아서 다른 곳의 와이파이를 이용하려고 신센 게스트 하우스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일본 젊은이 두 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가만히 보니 이 게스트 하우스가 일본 여행객들 소굴이었다.

그 가운데 시마 사치코라는 아가씨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내일 한국 음식을 배워 보고 싶다하여 내가 통역으로 나서고 집사람이 요리 강사 노릇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일본 팀들 바비큐 파티가 있다 해서 고추장을 보시했더니 너무 좋아한다.

여기 있는 일본인은 7명 정도 있는데 모두들 한국 음식 마니아란다.

나이층은 젊은이들과 노인층으로 중간의 내 또래는 없었다.

일본도 중간층의 나이가 장기간 해외여행에 나서기란 쉽지 않은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더라고.

또 일 년 여정으로 아시아 여행에 나선 우리 동포 한 쌍을 만난다.

이들도 대단한 여행 경험을 가진 친구라서 대화가 재미있었다.

내일 이들과 함께 한국 음식 파티를 하기로 한다.

남자 친구는 요리에 소질도 있고 해서 재미있을 것 같다.

역시 여행에 나서면 수다 떨기가 시간 보내기는 제일이다.

 

가만히 이 동네 숙소 사정을 보니 장기간 저비용으로 여행에 나선 친구들은 신샌을 선택하고, 나이든 외국인들은 리틀홈 그리고 그 중간층이 반 쓰쓰를 선택하는데 내가 볼 때는 밤에 나다니는 오토바이 소리를 듣기 싫으면 반 쓰쓰가 제일 좋을 듯하다.

신센은 오토바이 소리로 한 3일은 고생할 것 같고.

하긴 그러다가 익숙해지면 괜찮겠지만.




장례식장에서 바라다 보이는 반 쓰쓰와 우리 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