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2013 여행

매쌀롱 마을 주민되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빠이로 이동한다.

정안군 2013. 4. 9. 12:35

결국 매쌀롱 주민 되기 포기하다.

치앙라이가 너무 더워서 근처 시원한 곳을 찾다가 생각해 낸 곳은 매쌀롱이고, 시골이니만큼 숙소 비용도 적게 들어가리라 하고 기쁜 마음으로 찾아 온 곳인데, 삘이 조금 관광지이다 보니 숙소가 싸기는 해도 그렇게 싼 것은 아니고 더욱이 월 단위로 할인이 되지 않아 약간 부담이 되었다.

그래도 치앙라이에 비해 워낙 시원하다보니 더 생각해 볼 것도 없고 장기간 머물기로 결정을 했는데, 한국인 처자 팀도 내일 나간다고 하고, 모두들 쉽게 떠나는 것을 보니 우리도 마음이 흔들렸다.

다른 곳에 가봐야 별 수 있겠냐는 마음과 가보지 않을 곳을 더 가보자 하는 마음이 옥신각신하다가 한국인 팀이 간다는 빠이로 떠나기로 했다.

매쌀롱을 떠나면서 매쌀롱이 2% 부족하다고 느껴졌는데, 그것이 뭘까 생각을 해 보니 그 마을이 짝퉁 중국이었던 거.

태국인데 태국어는 전혀 들리지 않고, 중국어가 주이고 가끔씩 아카어가 들리는 마을, 이곳이 매쌀롱이었으니.

중국도 아니고 태국도 아닌 것이 말하자면 박쥐같은 분위기라고 할까?

우리는 태국을 느끼러 온 것인데 중국말을 더 많이 듣는 이 불편한 진실.

그것이 아마도 매쌀롱이 2% 부족하다고 느껴 일찍 떠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빠이 가는 길

결과적으로 보면 그렇게 어렵게 온 것은 아닌데, 덥기도 하고 이용한 차량 상태가 너무 그렇고 그래서 힘이 많이 든 하루였다.



아침 체크아웃을 하고는 신쌘에서 한국인 팀과 사치코 상과 합류를 하여 성태우로 일단 따똔을 향하는데, 올라 올 때보다는 덜 어지러워도 이것도 만만하지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따똔은 처음에 왔었을 때보다는 조금 아주 조금 더 도시화되어 있었다.




크지 않은 빅 씨가 자리잡고 있고, 언덕 위의 절은 장사가 잘 되는지 다른 건물을 건축 중에 있고, 강물은 건기라서 그렇게 많지 않고 아무튼 익숙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여기 따톤에서 치앙마이 방면으로 가는 방법 하나는 차량편이 많은 빵(FANG 빠앙 이렇게 발음함)까지 성태우로 가서 빵에서 치앙마이로 일반 버스나 조금 비싼 미니버스로 가는 것이고 또 다른 것은 그냥 이곳에서 죽치고 기다리다가 초 느림 완행버스를 타고 치앙마이로 가는 것이다.

우리는 남는 것이 시간이라서 그냥 두 번째 방법을 쓰기로 했다.

도착한 것은 10시 경인데 버스 시간은 11시 30분이어서 강 건너 열린 시장에서 망고와 파인애플을 사먹기도 하고 점심식사를 맞추는 것이 어려울 듯 하여 미리 국수도 먹어 두었다.



시간이 되어 버스가 왔는데 뭐 텅텅 비었다.



계속 그렇게 갈 줄 알았더니 빵에 가니 손님들이 가득 차서 2, 3자리 형태로 비좁게 가든 채운 버스 안이 완전 닭장차처럼 되어 버렸다.



덥기는 하지 자리는 좁지 우리와 같이 탄 서양인 처자들 말처럼 완전 크레이지 모드였던 것.

그래도 싸니 용서가 되지 비싸기라도 했더라면 아마 미쳤을 듯한 분위기였는데, 여기다 더 기분을 더럽게 하는 사건이 하나 발생했는데, 이것은 뒤에 따로 붙인다.

뭐 어쨌든 빠이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매말라이에 도착을 해서 태사랑에 나온 지도대로 움직여 버스를 기다리는데, 오는 미니버스마다 손님이 차서 공간이 없었다.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좁게라도 좌석을 마련하여 빠이로 올 수가 있었다.

 

경찰관과 충돌 사건

따똔에서 매말라이까지 오는 차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날은 덥고 지루하기도 하였지만 그 와중에 깜박 잠이 들었었나 보다.

갑자기 누군가 깨우는 듯해서 눈을 떠보니 경찰이 앞에 서있고, 옆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나보고 경찰을 따라 나가 보란다.

그래서 그 경찰관에게 나는 빠이에 가는 중이고, 바쁜 사람이라고 해도 자꾸만 내리라고 하네.

집사람은 벌써 일어나서 짐을 들고 나가는 중이고.

무슨 일이람.

나가보니 한 경찰관이 집사람 짐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뭔가 검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영어로는 Why라고 반복을 해도 대답도 없이 그냥 검사를 하더니 안을 보려고 하더라고.

내가 기분이 나빠서 왜 그러냐고 자꾸 물었더니 체킹이란다.

무슨 검사라고 물으니 다시 대답도 없고.

그래서 ‘내가 너를 관광 경찰에게 신고할란다’ 라고 하니 ‘예스’라네.

다시 그래서 집사람에게 스마트폰으로 그 사람 명찰을 찍으라고 하니 흥분한 집사람은 그 경찰을 잡고 얼굴을 찍고 그러면서 뭔가 이상한 무드로 나가는 것이었다.

내가 말리면서 그러지 말라고 하니 이번에는 그 경찰이 우리를 사진 찍더라고.

'No Photo'라고 하며 내가 화를 내니 그 경찰관 말고 다른 경찰관이 말리더군.

아마도 일이 번잡해지니까 다른 경찰관이 그 경찰관을 말리는 것 같았어.

나도 괜히 신경질이 나서 내 가방을 들어다가 그 경찰관 앞에서 활짝 열고는 보라고 하고 내 주머니에 있는 사탕 두 개도 커내서 보여주고 하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차에 타란다.

네가 짐을 들어다 놓으라고 집사람이 소리를 지르니 그 친구는 뒤로 빠지고 애꿎은 버스차장이 대신 들어다 주었다.

도대체 뭔 일이여?

집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니 패스포트를 보자고 하여 웨이트라고 했단다.

아항, ‘Wait'가 사단의 시작이었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영어가 좀 되는 태국인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코리언, 뉴스페이퍼, 바이타빈 이런 영어 단어를 내놓은데 아무리 맞춰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군.

아마 한국인이 마약 사건에 관련이 되었던 건지.

아무튼 휴게소에 도착을 하니 사치코 상과 우리와 같이 탔던 서양 처자가 깜짝 놀랐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는데 내가 뭘 알아야지.

아무튼 그 경찰관, 괜히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한국 아줌마 건드렸더니 본전도 못 찾은 꼴이 되고 말았다.

 

사치코 상과 헤어지다.

우리와 함께 매쌀롱을 떠나 매말라이까지 함께 왔던 사치코 상과는 우리가 내리면서 헤어졌다.

사치코 상은 이번 주에 있는 쏭크란 행사를 방콕에서 치루기 위해 오늘 밤 기차로 방콕으로 간다한다.

참 명랑하고 적극적인 아줌마 형 처녀였다.

태국에서 한국을 거쳐 귀국을 한다기에 한국에 오면 꼭 들리라고 하긴 했지만 그게 어디 쉽겠어.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은 여행지에서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을.

이로 이로 아리가토 고자이마시다(여러가지로 감사했습니다)

이것이 사치코 상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이다.

내 답례는 ‘덥지, 조금만 더 참으셔’였고.

 

‘빠이’가 아니고 ‘빠아이’다.

목적지가 가까이 왔는지 차장이 와서는 우리에게 내릴 곳이 왔다고 알려주는데, 영어가 좀 되는 아줌마가 어디 가냐고 물어 빠이라고 아니 모르겠단다.

빠이를 모르다니, 다시 빠이라고 하니 치앙마이냐고.

치앙마이가 아니고 빠이라고 하니 다시 모르겠단다.

아무래도 발음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아 천천히 빠--이 하니 그제서야, 아 빠아이(여기서 아는 작게).

빠이가 아니라 빠아이였던 것.

그렇다고 빠아이를 고집하면 우리 전임 가카의 누군가가 떠오르게 된다.

이제 전설이 된 어륀지의 사건 주인공 못난이 아줌마가.



 




매말라이에서 거의 2시간 반 숲 속길을 넘고 달려 도착을 한 곳 빠이 거리는 작은 카오산이었다.

이런, 이렇게 재미있는 곳이 이런 산 속에 있다니.

하여튼 태국이란 나라는 참 재미가 있다.

숙소 정보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우리를 동행한 한국인 팀이 같이 찾아 주기로 했는데, 마침 그들과 라오스에서 만났다던 한국인 청년을 만나서 그에게 도움을 받기로 한다.

자기가 지금 미스터 잔(Mr. Jan) 게스트하우스에 있는데 괜찮으니 한 번 가보잖다.

해서 가보니 정원이 아주 좋고 방도 괜찮아 일단 이틀을 머무르기로 한다.

게다가 싸기 까지 해서(더불 250밧) 더 없이 좋았다.

너무 좋아서 방에 들어와 잠시 컴퓨터를 연결하고는 인터넷에게 빠이 시내 지도를 검색해 보는데, 이 때 한참 동안 굶었는지 아님 단식 중이었던 놈이든지 몇 마리 모기가 달려들어서 정신없이 물어뜯더군.

맞어,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지.

일단 저녁식사를 하고 살충제를 사와서 한 번에 소탕을 하기로 한다.

네 놈들 다 죽었스. 

 

싸이는 가라, 이제는 한류의 대세는 김정은이다.

매쌀롱에서 치앙마이로 나오는 길이나, 빠이로 오는 길은 국경과 가깝고 소수민족들이 많이 사는 민감한 지역이라서 검문이 많다.

빠이로 올 때는 경찰복을 입은 친구들이 아니고 총을 지닌 군인들이 검문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삼엄한 분위기는 아니고 그냥 마지못해 하는 정도이라서 그냥 애교로 봐줄만 한 수준인데.

미니버스에는 작아 올라 올 수도 없지만 그냥 신분증을 들어 올려 달라는 정도만 한다.

우리도 여권을 들어 올려 보여주었는데 우리가 앉아 있는 쪽으로 다가온 군인은 장난기 어린 얼굴로 어디서 왔냔다.

한국이라고 하면 우린 당연히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김정은이었다.

그래, 요즘 한국에 대한 코드는 싸이가 아니고 김정은이다.

중국이나 일본 메인 뉴스를 차지하는 김정은이 새로운 한류가 아니면 무엇이랴.

조금 씁슬한 생각이 들었다.

 

저녁은 비리아니로

빠이 외국인 거리는 작은 카오산으로 많은 음식점이 있지만 딱 떨어지게 먹고 싶은 음식점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비리아니를 하는 식당이 눈에 들어 왔다.

비리아니는 카레로 양념한 닭다리를 올린 볶음밥인데, 언젠가 치앙라이에서 먹어 보고는 그 후 먹을 기회가 없었던 놈이다.

반가운 마음에 시켜 먹어보니 맛이 제법 괜찮았다.

워낙 배가 고픈 상태라서 그런가 싶기도 해서 다시 한 번 먹어 보면 정확한 맛이 결정이 될 듯 싶고.

 

숙소는 곤충의 왕궁일세!

가지고 돌아온 살충제를 진하게 살포를 하고는 기다렸다가 들어가서 침대에 누어있는데 뭔가가 머리 속을 헤집고 다니더라고.

그래서 잡아보니 개미였다.

천정에 붙어 있던 개미가 살충제를 맞고 떨어졌나 싶었는데 다시 머리가 가렵더군.

해서 또 잡고 보니 개미.

일어나서 침대 주변을 보니 개미가 군단을 이루고 있었다.

그 중 치명상을 입은 놈도 있고 아직 생생하게 돌아다니는 놈도 있고.

이런 자식들을 봤나.

다시 세게 아주 살충제를 뿌려 주기는 하는데 그래서 없어질 개미가 아니라서 조금 걱정이 된다.

이 동네 주변은 숲이라서 자연이 잘 보전된 것은 좋은데 곤충 상태도 그런 것 아닌가 싶다.

 

세븐 일레븐에서 벌레에 물린 곳에 바를 약을 사다.

물린 곳의 상태가 좋아지질 않아 대일 밴드를 붙여 두었는데, 자꾸 간지러워 참기가 힘들곤 했다.

그래서 세븐 일레븐에 가서 종업원에게 상처를 보이고 약을 달라고 하니 뭔가 주는데 호랑이 연고같았다.

그래서 호랑이 연고냐고 하니 아니란다.

그것과 비슷한 것이긴 한데 호랑이 연고는 아니라고.

이것을 쓰면 ‘아마도’ 낫을 것이라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받아서 식사를 하면서 발라보니 팜 오일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 두리안 부작용이 났을 때 호텔 주인이 사 온 것도 팜 오일이었는데.

어쨌든 그 팜 오일은 잘 써먹었었다.

모기 물린데나 피부 트러블이 난 곳에 바르면 잘 나았으니.

‘아마도’ 이번은 상처가 나을 듯도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