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맘이 세 들어 산다는 마을가는 길이 예쁘다 하여 그 길을 따라 산책하러 나섰는데,
가다 보니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일세.
그러고 보니 이 동네는 내가 아야 서비스 교관에게 오토바이 교육을 받던 장소였더군.
수요시장이 상당히 멀었다 하기에 정말 꽤 먼가 했더니 걸어서도 충분히 올만한 곳이었다.
오토바이나 차량이 없어서 산책하기는 좋았지만 이 동네 요즘이 그렇듯 뭐 빼어난 경치같은 것은 없었고, 드문드문 집이 이어지는 형태였다.
화원도 있고,
어린이 도서관으로 보이는 건물도 있고.
치앙마이에서 빠이로 이어지는 본 도로로 들어오니 여기는 꽤 차량 통행이 많아진다.
교회 간판도 보이는데, 나중에 다시 확인을 해보니 저번 일요일 우리가 갔던 교회 안내판인 듯싶다.
그리고 개학과 입학 시기가 다가오는지 교복을 걸어 놓은 상점도 보이고.
혹서기가 끝나고 우기가 시작되는 5월이 이 나라는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시기인가 보다.
삼십년을 넘게 나도 이런 패턴으로 살았었는데, 이도 이제 옛날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오전과 오후 시간은 성경 읽기와 비디오 감상 시간이다.
여행 오면서 시작한 영어 성경은 지금 구약 룻까지 진도가 나갔다.
그리고 가끔씩 보는 일본 NHK 태평양 전쟁은 우리가 얼마나 일본의 영향에 놓여 있는지 간접적인 비교가 되기도 한다.
조직의 의사에 반해서 소수 의견을 감히 내지 못하는 일본이나 우리나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이 쓰는 용어가 우리와 얼마나 닮아 있는지, 그러니까 그들 용어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이 들어 왔는지.
사실 용어만 들어 왔겠는가?
아직도 일본강점기 영향은 끊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군 중위였던 박정희, 그리고 그의 딸 여왕마마.
독도하면 난리치는 이 나라가 이런 것에는 애써 눈을 질끈 감는 불편한 이 진실.
점심은 이싼 빠이에서 돼지고기 구이와 집사람 특제 김치로 넉넉하게 먹는다.
이 김치는 무엇보다도 맛있다는 사실.
돼지고기 이 인분 80밧 어치을 시키니 두 사람이 넉넉히 먹을 정도가 되더군.
사실 얼마 되어 보이지 않지만, 먹어보면 양이 꽤 되는 눈과 위의 시각 차.
저녁 시장에 가보는데.
만세. 집사람이 만족할 만한 기준인 두리안이 등장했단다.
까서 봉지에 넣어 놓은 것이 170밧인데, 160밧까지 해준단다.
해서 신나는 김 일병처럼 득뎀하는 우리 집사람.
가지고 숙소에 돌아오면 냄새 때문에 그 존재감을 감출 수가 없어서 숙소 가는 도중에 있는 이 부처님이 계신 절에서 두리안을 해치운다.
부처님께는 좀 죄송하지만.
흐, 언제 너를 먹고 다시 먹는 것이야?
그리고 시장에는 아보가도도 있었다.
갈아서 초코 시럽과 함께 먹으면 정말 굿인데.
3 킬로에 100밧인 망고를 샀기에 아보가도 먹을 기회는 다음으로.
먹자골목이 형성된 장소에 오늘부터 무슨 행사가 열리나 보다.
우리나라 풍물시장 삘인데, 그다지 흥미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구경거리를 제공한다니 기특한 생각이 들기는 한다.
몇 사람이 밤에 공연을 준비하는 것인지 아주 구닥다리 영어 팝송을 부르고 있었다.
점심에 너무 잘 먹었더니 그다지 밥 생각이 없어서,
동네에서 파는 밥 한 봉지 10밧에 사다가 김치와 먹고는 밤거리를 나가보는데.
먹자골목은 역시 밤이 되니 낮보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고 분위기도 조금은 달아 오른 듯 싶었다.
외국인 밀집거리를 따라 거니는데, 한 집이 스시를 파는 곳이 있었다.
싼 것은 5밧, 비싼 것은 10밧인데, 워낙 스시는 세계적 명성이 높아서인지 영 엉성해 보이기는 하지만 꽤 잘 팔리고 있었다.
우리나라 김밥은 어떨까?
일단 스시라고 분류가 되니 스시로 간판을 내걸어야 하나?
끈적이는 것은 서양인들은 싫어하니, 중국인과 일본인 그리고 한국인이 주 대상이 될까?
이 동네는 한국음식이 전혀 없어서 이런 포장마차에서 김밥이나 떡볶이를 팔면 될 듯도 싶기는 한데.
글쎄다.
남 나라에서 장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
거리를 거닐다보면 중국인들이 넘치고도 넘친다.
아마도 물가가 싸니 만만해서 더 그런 것 같은데, 이제 중국 사람들 보편적인 수입이 더 올라가면 온 세계 이곳저곳이 중국 사람들 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중국 사람들은 중국에서만 봐도 충분한데.
잠깐 요란하다 그친 밤 풍물시장.
아세안 회의가 이 근처에서 있는지 치앙라이에서부터 요란했는데, 오늘은 그 뭔가 기념으로 풍물시장이 열리는 모양이다.
음식도 이 나라 특징에 맞춰 몇 가지가 놓였는데, 대부분 그 나라와 관계없이 이 동네 사람들이 만드는 것으로 엉성한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는 거.
한참 북치고 요란해서 밤 늦게까지 하면 시끄러워서 어떡하나 했더니 오래 끌지 않고 고맙게스리 끊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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