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태국여행기/미얀마 2013 여행

이제 양곤을 떠납니다.

정안군 2013. 12. 26. 17:23

 

오늘 해외 체류 중 가장 길었던 미얀마 양곤 생활을 접고 문명 세계(?)와 보다 가까운 태국 방콕으로 떠납니다.

10월 23일에 들어 와서 거의 양곤에만 있었습니다.

5박 6일의 무세, 남캄 여행을 빼고는 그다지 이동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후배 장가 보내기 일에 얼마나 많은 극적인 반전이 많았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겠네요.

 

처음 만나 잘나간다고 생각하던 아가씨의 태클.

나중에 생각해 보니 미얀마 스타일을 고려하지 않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만 강조했던 것에서 생긴 일이었지만, 두번째 만난 아가씨에게도 똑같은 것을 강요했지요.

 

물론 잘 안된 표면적인 이유야 첫번째는 아가씨의 건강 문제였고, 두번째는 여자측의 무리한 요구였지만 밑바닥에 깔린 근본적인 이유는 조급함이었습니다.

 

이런 두번의 시련을 겪고 후배가 한국에 돌아 가겠다며 비행기표를 앞당겼을 때, 우연히 후배가 너무 좋아 할, 좋아 하고도 남을 아가씨를 만나 선교사인 동생의 묵시적인 후원으로 귀국을 늦추고 멀리 그녀의 고향 마을까지 찾아가는 엄청난 사건(?)도 벌어지네요.

 

그녀의 고향 여행에서도 조급함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라의 고향에서 만난 닥터 고돈 시그레이브의 흔적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기억이네요.

 

어쨌든 명랑 사라의 엄청난 환대를 받고 돌아 온 지금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정말 오직 하느님만 아시겠지요?

 

무세에서의 엄청난 추위 그리고 우리 나라 가을 날씨 같은 요즘 양곤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일단 우리는 태국으로 갑니다.

후배도 사라와의 다음 만남을 기대하며 어제 자정에 한국으로 떠났구요.

 

우리는 사라가 너무 욕심이 남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캄에 있는 사라가 양곤에 와서 동생에게 전화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말고 사실상 할 일이 없습니다.

 

이 뒤에 일이 어떻게 진행이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봐야 되겠지요.

 

아무튼 65일 정도의 양곤 생활은 당분간 끝입니다.

살만한 곳은 주거비가 너무 비싸고, 그나마 싼 곳은 주변 환경이 너무 좋지 않아 다시 올 일은 없을 듯합니다만, 인간사라는 것이 알 수 있나요?

 

무디따의 불결한 물 때문에 생긴 열병으로 세 사람 고생을 할 때에는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지나가니 잊어지더라고요.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좋은 것 별로 없었다고 느껴지는 양곤 생활이 세월이 지나면서 사무치게 그리워질지는.

그러나 지금 그런 생각은 그저 웃음만 나게 합니다.

 

맛있는 음식도 별로 없고, 건기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맛있는 과일도 제대로 없었던 양곤.

오늘 일단이라는 단어를 굳이 쓰면서 뒤로 합니다.

 

그 이유는 사라에 대한 미련입니다.

 

안녕, 사라.

안녕, 양곤.

안녕, 미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