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내 애마 이구아나는 GIANT MTB 이름이지요.

정안군 2014. 1. 29. 20:55

 

국립공원을 가려면 그 동안은 라자밧 대학교를 통과하여 가곤 했는데, 구글 지도를 보니 검은 집(반 담)을 조금 더 지나서도 가는 길이 있더군요.

그 길은 한적할 것 같고 또 안 가본 길이니 아침 산책을 겸해 내 이구아나를 타고 달려 보기로 했습니다.

가보니 길은 정말 한적하고 적당한 언덕이 있어 자전거 타기에 아주 좋은 길이더군요.

요즘 들어 조금씩 더 더워지는 것 같으니, 부지런히 타야 되겠습니다.

40도씩 올라가는 날씨를 보인다는 3월이 멀지 않았으니깐요.

작년에 빠이에서 겪어보니 한 낮만 아니면 자전거 타기가 괜찮던데, 올해도 한 번 지내 봐야죠.

 

 

아무튼 대략 10km정도 되는 길을 달려 아짠 날린의 집에 갔더니 야속하게 오늘도 문이 닫혀 있네요.

정원에 물을 뿌린 흔적은 있던데, 누가 했을지 궁금했지만 알 수는 없었지요.

다만 오늘도 만나지 못한다는 것만 확인한 셈입니다. ㅎㅎ 

 

 

만나지는 못했지만 원래 목적은 운동이니 아쉬울 것도 없고 해서, 온천에 들려 일단 발을 담궈 봅니다.

무좀이 꽤 심했었는데, 센터에 있을 때 온천에 자주 와서 발을 담궜더니 거의 사라졌었어요.

그런데 이쪽으로 이사와서 자주 못 가다 보니 무좀균들이 제 세상을 만났다고 슬슬 활동을 시작했나 봅니다.

이 놈들 이제 다 죽었쓰, 이렇게 선언하고 싶은데 과연 그렇게 될까요?

 

집에 들어 오니 거의 두시간을 탔더군요.

 

샤워로 땀을 씻고는 아들과 함께 시내 구경을 갑니다.

큰 길에 나서니 마침 시외버스가 오더군요.

치앙샌에서 오는 버스인데 상태가 심각합니다.

요금은 썽태우보다 싼 15밧이었어요.

어쨌든 차 상태가 심각해도 썽태우의 승차감보다는 더 좋으니 이런 버스를 타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시내 구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아들에게 기억이 나냐고 하니 모르겠다네요.

하긴 벌써 15년전이고 초등학교 시절에 와 본 곳인데 기억이 나면 기적이겠지요.

구 터미널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은 없습니다. 

 

 

외국인 거리를 거쳐 시계탑 그리고 왓 프라깨우로 해서 한 바퀴 돌고, 시게탑 앞 나이항 국수집에서 쌀국수 한 그릇씩 먹었는데, 아들은 맛있다고 하면서 한 그릇 더 먹는다는 것을 말렸네요.

뭔가 이상한 사람 취급 받지 않을까 해서요. ㅎㅎ

그나저나 태국어를 배우니 그 집 간판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터미널에서 센트럴 프라자로 가려고 썽태우를 탔더니 한국인 중년 부부 두 쌍이 올라 옵니다.

그 덕에 도중에 신나게 떠들다 보니 썽태우 기사가 다 왔는데 안 내린다고 난리를 치더군요. ㅎㅎ

 

센탄 이층 트루 가게에 가서 아들이 한국에서 가져 온 핸드폰에다 유심 카드를 끼워 사용하려 하니 안 된다네요.

큰 아들에게 왜 안 되냐고 카톡으로 물으니 2010년 이후에 제조된 핸드폰만 외국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군요.

이번에도 헛탕입니다.

아무래도 중국산 싸구려 핸드폰을 하나 사야 할 모양입니다.

 

 

푸드 코너에서 족발덮밥을 하나 시켜 먹고는 매 파 루앙 대학교에 가는 무료 썽태우를 타려고 좀 기다립니다.

오후 2시에 있거든요.

시간이 되어 내려 가니 썽태우를 이용하는 사람은 우리 부자 두 명이 다 네요.

우리는 미리 라자밧에서 내린다고 했더니 입구 사거리에서 내려 줍니다.

그래서 한명 당 35밧해서 70밧을 법니다. ㅎ

여기 혹서기가 되면 더운 낮시간에는 센탄에서 죽치다가 이렇게 무료 썽태우를 타고 돌아 오는 것도 생각을 해 봐야겠네요.

 

 

밤 시간에 인터넷 바다에서 헤매다가 우연히 내 이구아나와 동종을 몇 년도식이냐고 질문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나도 내 애마 이구아나가 몇 년도식인지 궁금했던 터라 반가워서 들어가 보니 2001년이라는 의견과 2002년이라는 의견이 있더군요.

나도 정확한 연도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 무렵에 산 것 같으니 아무리 안 되었어도 14 - 5년은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많이 부품을 갈아 주긴 했어도 이렇게 현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내 애마가 대견합니다.

사실 고급품은 아니더라도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긴 했었습니다.

잘 아껴서 내 평생 이 애마 이구아나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 이구아나가 이력도 화려하네요.

땅끝과 통일 전망대에 그리고 일본과 동티벳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이번에는 태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니.

 

아무튼 내 이구아나 for 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