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바빠지는 생활이 계속되나요?
한가한 것보다야 바쁜 것이 좋다지만, 너무 몸을 굴리면 결국 무리가 되는 법이니 좀 느긋하게 오늘은 다시 라르고 모드로 갑니다.
아침 청소를 마치고 성경을 읽는데, 집사람이 굉장한 것을 발견한 얼굴로 호들갑을 떱니다.
이렇게 예쁜 꽃은 처음 보았다고.
웬일인가 했더니 잎사귀 두 개만 남아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는 것 같던 난이 결국 꽃을 피웠더군요.
잎사귀 두 장만 남고 뿌리도 몇 가닥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놈인데, 마지막 몸부림인지 며칠 전 꽃대를 올리더니 오늘 마침내 꽃을 피웠어요.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렀습니다만, 정말 이렇게 꽃을 피우고 생명을 다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되더군요.
아무튼 넉넉한 살림살이에서 피운 꽃이 아니라 더 예뻐보입니다.
그 옆에는 수국이 시샘하듯 조그만 꽃을 피웠네요.
아무튼 이 나라는 꽃의 천국이고 또한 새들의 천국입니다.
우리 집 아침도 대나무에 깃들어 사는 참새들이 깨운답니다.
어찌금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지 온 동네가 시끄럽습니다만 원래 그럼 애들이니 참아야 되겠지요?
또 산책길에 나서면 이름을 모르는 새들도 많이 보이지요.
아무튼 이 동네는 꽃들 때문에 눈이 즐겁고 새들 때문에 귀가 즐거운 곳이기도 합니다.
아침 태국어 공부를 마치고 더워지기 전에 트렉 자전거 매장에 가서 자전거 뒤에 설치하는 깜박이와 자물쇠를 구입합니다.
중국어 수업을 마치고 돌아 올 때나, 매 파 루앙 대학교 구내에 자전거를 세워 놓을 때 좀 안심이 안 되었거든요.
두 개 합해서 700밧입니다.
별로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걱정거리는 줄었으니 그걸로 족하지요.
그리고 오후에는 어제 중국어 천 선생님이 빌려준 중국어 교재를 카피합니다.
원래는 불법이겠지만, 불법의 왕국 중국의 말을 배우려고 하는데 어떻겠어요?
어디서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부탁을 했더니 이렇게 말끔하게 제본이 되어 우리 집에 배달이 되었네요.
어제 컴퓨터 프로그램 까는 것을 도와 주고는 그 다음 날 이렇게 도움을 받네요.
주고 받고, 이게 사실 사람 사는 세상이지요...
혹시 필요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약도를 붙힙니다.
오후 더운 시간에는 이 책과 천 선생님이 메일로 보내준 음성 파일로 듣기 숙제를 합니다.
우리는 한자가 더 쉬우니 한자로 나오면 좋겠지만 영어 알파벳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더 어려워 보입니다.
처음에는 정신이 없더니 계속 들으니 조금씩 발음이 정리가 되네요.
역시 태국어보다는 나에게 중국어가 더 쉽게 다가 오네요.
그리고 원어민의 발음으로 들으니 훨씬 귀티나는 공부인 거 같고요.
해가 좀 누그러지는 시간에 하루 종일 공부만 하면 몸이 축날까 봐 전에 완성한 반두 코스를 자전거로 한 바퀴 돕니다. ㅎㅎ
안장을 좀 더 올려서 다리를 쭉 뻗게 하니 훨씬 잘 나가는군요.
중간에 온천에 들려서 발도 좀 담그고요.
가만히 생각하면 요즘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산 적이 있나 싶습니다.
아무튼 즐거운 하루 하루이고 즐거운 날이 계속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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