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가이드 생활이 끝났습니다.
솔직히 섭섭한 생각은 없고 시원함만 남네요.
치앙라이 공항에서 처남 부부와 장모님을 보내고, 집에 오니 이제 느낌이 옵니다.
그 편안함 있잖아요?
마지막 옥에 티가 하나 있기는 하네요.
돌아올 때 우회전 포인트를 두 군데 놓치고 잠시 헤맸더니, 집사람 하는 말이 대번 오늘 참 이상하답니다.
화가 순간적으로 치밀더군요.
일주일 동안 길 한 번 헤매지 않고 돌아다녔으면 훌륭하지 더 이상일 수 있나요?
칫하고 김이 새긴 했지만 어쨌든 끝났으니까요.
그전에 외국에서 우리를 배웅하러 나온 사람을 뒤에 두고 떠나오려면 왠지 미안하고 안쓰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 혹시 그렇게 우리가 그렇게 비칠 수도 있을 것 같아 물어 보았습니다.
“우리가 안쓰럽거나 쓸쓸해 보이지 않지요?”
그렇답니다.
그러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한국에 가는 사람들이 전혀 부럽지 않으니까요.
오전에 손님들과 온천에 가서 내려놓고는 날린 집에 가서 날린을 만나고 폭포까지 산책을 하고 다시 온천으로 돌아 왔습니다.
우리 일행은 그 때까지 마사지를 받고 목욕을 하러 가더군요.
나는 벤치에 앉아서 한참 아이패드 미니로 태국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목욕을 가지 않고 계속 공부를 하고 있는데, 가냘파 보이는 할머니가 자전거를 타고 오셨습니다.
분위기가 일본인이더군요.
자연스럽게 나와 대화가 이어졌는데, 올해 66세이고 일본 니가타 출신이랍니다.
쌀도 좋고 물도 좋고 당연히 술도 좋고 산도 좋고 참 좋은 곳인데 그만 겨울이 되면 너무 춥고 눈이 너무 많이 온다는군요.
그래서 따뜻한 이곳으로 왔는데, 온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피부가 너무 건조한데, 이곳의 온천에서 목욕을 하니 너무 좋더랍니다.
그래서 3월까지 이곳에서 지내다 4월이면 일본으로 돌아가는데, 매일 오고 싶어도 자전거로는 너무 힘이 부쳐서 일주일에 한 번 이곳에 와서 목욕을 하고 간다는군요.
나는 이곳에서 방 두 칸짜리 집을 얻어서 산다고 했더니, 그러면 손님이 올 때 손님을 맞을 수 있어서 좋지만 자기는 올 손님이 없어서 그럴 필요가 없답니다.
지금은 스포츠 센터 근처의 완 룸을 얻어 사는데 자전거로 한 시간이나 걸린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가까운 반두에 완 룸을 얻어 살아야겠다고.
긴 팔 옷을 입었지만 가느다란 팔목을 보니 몸이 굉장히 약해 보였습니다.
몸은 약한데 친한 친구 하나 없으면 얼마나 외롭고 힘이 들까요?
잠시 일본 할머니가 화장실을 간 사이 나는 자리를 옮겼는데, 할머니가 돌아와서는 자리에 앉아서 뭔가를 쓰는데 그 뒷모습이 어찌나 슬퍼 보이던지.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뒷모습이 쓸쓸해 보이는 사람이 되지 말자.
공항에서 그 생각이 나 우리 뒷모습이 쓸쓸해 보이냐고 물어보았던 거고요.
집에는 매실을 담은 플라스틱 통이 두 개가 있습니다.
매실 농축액을 만드는 중인데, 우리나라가 아닌 태국에서 매실 농축액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하더군요.
이 동네 산마을에는 매화나무가 있다는 거 알고 계시나요?
무공해라서 우리나라 것보다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 않다더군요.
액을 만든 다음, 먹어보고 얼마나 좋은지 알려드릴게요.
드디어 수도료 고지서가 나왔습니다.
두 달을 안 냈으니 제법 요금이 많겠지만, 아무리 봐도 어떤 게 합산한 금액인지 알 수 없군요.
어쨌든 쓰여 있는 숫자를 보면 수도료가 일단은 싸보이지는 않네요.
이번 일요일에 태국어 능통 자에게 물어 봐야 자세한 것은 알 것 같습니다.
오늘 밤은 굉장히 홀가분한 밤이 되겠습니다.
휴, 솔직히 많이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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