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Living next door to chinese

정안군 2014. 3. 12. 21:31

 

 

 

 

Smokie의 ‘Living next door to Alice'를 아시나요?

내가 대학 시절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팝송입니다.


왜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났을까요?

우리 옆집에 앨리스가 아닌 특이한 중국인이 있는데, 그들을 보니 이 노래가 생각나더군요.

옆집에 앨리스가 아닌 차이니스가 산다. ㅎ

머리를 박박 깍은 이 집 주인은 중국 원 종자이고 부인은 태족이랍니다.

하긴 중국에 원 종자가 어디 있겠습니까만.

아무튼 이들은 중국 운남성 곤명이 원 집인데, 이곳에 살면서 태국의 농산물을 사서 중국으로 나르고 중국의 농산물을 이곳으로 가져오는 일을 한답니다.

쉽게 말하면 장사꾼이지요.

좀 크게 노는.

이들은 내가 좀 중국어가 되면 회화 상대가 될 사람이기도 합니다.

중국인 특유의 붙임성이 좋고 활달하지요.


이들이 얼마 전에 빨간 픽업형 트럭을 샀습니다.

이 동네에서 흔한 일제가 아니라 미국제 FORD사 제품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반일 감정이지요.

일본놈들이 나쁜 놈들이라서 일제는 절대 안 산답니다.

말만 그렇게 하는 가 했더니 정말 일제를 안사고 미제를 샀더군요.

미국제는 괜찮은가 봅니다.


그리고 어느 날입니다.

이 집 앞에 BMW 오토바이 두 대가 서있더라고요.

그냥 딱 봐도 비싸 보였습니다.

누군가 했더니 앞 집 주인 형들이 중국에서 놀러온 거랍니다.

중국에서 온 승용차는 여러 차례 보았지만 오토바이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더 놀랄 일은 이것입니다.

한 대는 운남성 번호판을 달고 있는데, 다른 한 대는 번호판에 신(新)자가 쓰여 있었습니다.

‘신’이라면 그 멀고 먼 신강(新疆) 위구르 자치구?

맞답니다.

작은 형은 운남성에 살고 큰 형이 신강 자치구에 사는데 거기서 오토바이로 중국 대륙을 횡단하여 운남성으로 와서 같이 이곳에 왔다더군요.

와!

몇 킬로미터나 될까요?

유럽에서 자전거로 대륙을 횡단하여 한국에 오는 경우 그 중 2/3가 중국 대륙입니다.

그 넓고 넓은 땅에서 서쪽 끝 땅이 신강이니 참 멀고 먼 길을 온 것이지요.

갑자기 땅덩어리가 큰 중국이 부러워지더군요.

이런, 부러우면 지는 건데.


어쨌든 먼 길을 온 것은 온 것이고 하는 짓을 보면 중국인들 틀을 벗어나질 못합니다.

웃통을 벗고 집안을 어슬렁거린다든지 집 앞에 나뭇잎을 잔뜩 모아놓고 태우고는 치우지 않는다든지.

뭐, 흉보자는 것은 아니고요.


아무튼 여러 나라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사니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