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잔치 잔치 열렸네. 무슨 잔치 열렸나?

정안군 2014. 3. 13. 21:53

 

 

 

 

 

 

 

우리 정원에는 장미들이 있습니다.

꽃도 피지 않는 것들이 키만 커서 지난 번에 싹둑 잘라 아담 싸이즈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항의인가요?

갑자기 꽃 봉오리들이 올라 오더니 꽃을 피우네요.

그런데 같은 색인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이 집 주인 정말 세심하네요.

이렇게 다른 색의 장미를 한 그루씩 따로 따로 심어 두었네요.

노란 장미, 검붉은 흑장미, 분홍 장미 그리고 처음 보는 색인 상아색 장미까지.

그냥 흔한 붉은 장미는 내 관심이 없어서인지 혼자 일찍 피고는 져버렸군요.

장미가 꽃을 피우니 옆에 있던 바나나도 덩달아 꽃을 피웁니다.

앞으로는 '덩다리'라고 해야 될까봐요. ㅋ

 

다른 열대 지방 꽃들이 화려하기만 하고 향기가 없는 것에 반해 이 장미들은 향까지 풍깁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장미 향만은 못하지만요.

 

오늘도 중국어 수업이 있어서 매 파 루앙에 다녀 왔습니다.

요즘 한참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천 라오쓰가 갑자기 '그 때'가 무슨 뜻이냐고 묻네요.

그래서 this time이 아니고 that time이라 하니 그런 게 아니랍니다.

그러면서 요즘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래도 중국에서 대박 쳤다는 뭐시기를 말하는 것 같더라고요.

나는 전체 제목은 생각이 안나고 별 하고 그대가 들어간 생각을 해서 '그대'를 묻는 게 아니냐고 하니 맞답니다.

그 드라마의 그 대....

 

아무튼 우리 천선생님도 그 드라마의 엄청난 팬이랍니다.

나는 본 적이 없다고 하니 이게 무슨 일이냐는 표정?

아무래도 남 나라에서 살려면 그 나라에서 인기있는 한국 드라마 제목이라도 알아 놓아야겠더군요.

그래야 멍청하고 무식한 한국인을 면하겠더라고요.

이런...

 

수업이 끝나고 밖에 나오니 정원에 있는 연못 위에는 잠자리들이 엄청나게 날고 있었습니다.

우리 말로 잠자리, 일본 말로 톰보 영어는 드라곤 플라이 중국어로는 뭘까요?

알려 달라고 하니 蜻蜓(qing ting)이랍니다.

평성 그리고 2성입니다.

한자로는 모두 벌레 충이 들어가네요.

그렇죠..

잠자리로 벌레는 벌레이니깐요.

그래도 벌레 충이 들어가니 정서 상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집에 와서 드라마 제목을 확인하니 '별에서 온 그대'네요.

줄여서 '별 그대'라고 한다고.

 

몰랐던 분들은 제목이라도 알아 두시길...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