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중국어 쉽지 않습니다.

정안군 2014. 3. 19. 22:51

 

뭐든지 배우는데 쉬운 것은 없습니다.

그것도 몸과 머리가 팽팽도는 호시절이 아니고 눈은 작은 글씨가 안 보이고 허리는 돌아가지 않는 시절은 더 하겠지요?

골프 연습 첫날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서 부랴부랴 시내에 나가서 장갑을 사왔는데, 장갑 낀 둘째 세째날도 어김없이 물집이 잡히고 살가죽이 벗어지더군요.

그나마 공이 가운데로 날라가는 갯수가 많아지는 것을 보니 실력이 늘기는 하는가 봅니다.

이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서 프로가 될 것도 아니니 즐겁게 치자고 생각은 하지만, 옆에서 치는 공이 핑핑 날라가는 것을 보면 즐거울 수만은 없더군요.

 

그러니 점점 힘이 들어가고 들어가 봐야 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돌아가지 않는 허리를 탓하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 순서를 반복하네요. ㅎ

그런 중에도 중국 교수인듯한 촛자가 골프채를 휘두르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보다는 내가 낫지 하면서 위안을 삼기도 합니다.

역시 지도는 한국에서 받아야 된다더니 가르치는 사람이 개판으로 가르칩니다.

머리가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 기본인데, 그것은 전혀 신경을 안 쓰더군요.

뭐라고 한 마디 하려다 아서라 말아라.

너나 잘해라. ㅎ

 

아무튼 어제보다는 오늘이 나으니 그냥 만족하면서 살 수 있어야 되는 것인데, 그게 아직 부족한 것을 보면 아직도 수양이 많이 부족한 듯합니다.

 

역시 골프도 인생과 같이 '도'입니다. ㅎ 


 

오늘 점심은 '카오 팟 까이' 즉 닭고기 볶음밥을 사서 먹었습니다.

밥 한 공기 그리고 닭고기 조금을 썰어서 큰 둥근 후라이팬에 넣고 한참을 뒤섞더니 한 그릇 뚝딱 해서 내오더군요.

저 사람은 저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까?

뭐든지 꾸준히 해야 도의 경치에 오른다는 것을 새삼 배웁니다. 



어제 하기로 했던 중국어 공부를 천선생님이 시간을 오늘로 미뤄서 오후에 중국어 공부를 했습니다.

우선 지난 시간에 내준 숙제 검사를 했는데, 정말 '훼이창 하오'랍니다.

아주 잘 했거든요.

숙제는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받아씨기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받아쓰기는 자신이 있는 것이 한자가 많이 익숙해서겠죠?

오늘 숙제 내용에는 일가 친척 명칭이 있습니다.

이 한자 명칭을 보면 우리 말에 한자 즉 중국 글이 얼마나 깊이 뿌리 박고 있는지 새삼 느낍니다.

외척 그러니까 모계를 바깥 '외'자로 표시하는 거하며, 손자 손녀 외손 외손녀는 똑같습니다.

그러니 외우기는 쉽지만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분명히 아버지 어머니처럼 고유한 한국어가 있었을텐데, 언제부터 모든 용어가 한자 용어로 바뀌었을까요?

 

일본식 한자에 중국 한자를 우리 글에서 빼면 뭐가 남을까요?

이런 사실을 차마 중국어 천선생님에게 말할 수 없으니, 천선생님은 내가 비상한 머리를 가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천선생님은 요즘 배우는 한국어가 어렵다고 하던데.

 

오늘은 마무리하면서 그러더군요.

듣기는 제법 잘하고 읽기는 매우 잘 하는데 말하기는 많이 서툴다고.

아무래도 주변에 중국인이 없어서 말을 안해서 그런 것 같으니 혼자라도 교재 내용을 반복해서 읽으라고 그러네요.

이게 그 나라 어권이 아닌 나라에서 말을 배울 때 따르는 고충입니다.

그래서 중국에서 중국어를 배우려고 했던 것이고.

 

중국어가 쉽게 입에 붙지 않는 이유는 역시 성조 때문입니다.

태국어도 마찬가지이지요.

열심히 익힌 것을 날린에게 말하면 뭔 개 풀 뜯는 소린가 하는 표정입니다.

그 표정을 보면 자신감이 없어지고요.

 

그래도 많이 자꾸 써야 하는데, 길거리 사람들은 그냥 말이 정확하지 않아도 대충 알아 들으니 그냥 넘어 가더군요.

참 말 배우기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태국어는 그래도 괜찮지만 중국어는 일주일에 이틀 그것도 두시간씩 네 시간 말고는 쓸 일이 없으니 많이 힘이 드네요.

그래도 어제보다는 오늘이 나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되겠지요.

 

천선생님에게 중국어가 많이 어렵다고 하니 사실 시험도 없고 부담을 가질 일이 없으니 즐기면서 하라더군요.

우리 천선생님이 나이는 어리지만 이럴때는 대견합니다.

 

역시 모든 것이 마음 먹기 나름이겠지요?

골프든 중국어든 태국어든 천천히 즐기다 보면 언젠가 고수가 되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을듯 합니다.

 

나도 언젠가는 오늘 식당 요리사처럼 능숙하게 오늘 배우는 것을 써먹게 될겁니다.

그냥 이런 생각으로 즐기렵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공자님 말씀 중 인생 삼락의 하나지요.

그러고 보니 내가 공부하는 곳이 공자 학원이네요.

 

역시 공자님 만세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