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옆집을 내놓았습니다. 글씨를 잘 보세요...ㅎ

정안군 2014. 3. 20. 21:12

 

 

 

방콕이나 치앙마이같은 대도시는 우리나라 부동산같은 에이전트가 있어서 장기 체류하는데 필요한 주택을 알선해 준다고 합니다.

물론 돈만 내면요. ㅎ

 

태국어나 영어가 유창하면 현지 에이전트를 이용하면 좋겠지만, 언어가 파싸까올리(한국어)만 되는 사람은 한국인 에이전트를 이용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러면 커미션을 너무 과도하게 받는다고 소문이 자자한(?) 한국인 에이전트의 먹이가 될 수도 있다는 거는 미리 아셔야 되겠지요?

 

그것도 싫고 저것도 싫으시다?

그러면 처음 우리 집사람이 한 것처럼 종이에다 '집 구합니다. 부라부라' 이렇게 써서 부지런히 무반을 다니다 보면 렌트를 원하는 집을 잡을 수도 있답니다.

이렇게 잡았어도 태국어가 능통한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기는 해야죠.

그렇다고 우리가 이런 식으로 집을 구한 것은 아닙니다. ㅋ

 

우리 바로 옆집이 임대나 매매를 원한다고 집을 내놓았습니다.

태국어가 안 되는 사람이 집을 구하러 다닐 경우 집 앞에 붙인 태국어를 눈여겨 보기 바랍니다.

왼쪽 태국어는 카이(4성)로 판다는 뜻이고, 오른쪽 차오(2성)는 임대한다는 소리입니다.

물론 임대는 거의 부치지 않더군요.

판매한다는 글자는 워낙 흔하게 붙어 있지만요.

 

다니다가 판다고 내놓은 집 가운데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전화 연락을 해서 임대도 하냐고 물어 보아 주인이 원하면 임대집을 얻을 수도 있지요.

아무튼 싸고 좋은 집을 얻으려면 발품을 많이 파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저녁 석양빛이 어떻게 비치는지 관심있게 보아야 합니다.

저녁 해 넘어갈 때 집이 태양빛을 많이 받으면 틀림없이 더운 집이거든요.

우리집을 얻을 때도 저녁에 와서 보았는데, 나무들이 많아 집이 저녁 햇살을 많이 받지 않더군요.

그래서 확실히 다른 집보다는 시원합니다.

물론 일층집이라서 한계는 있지만요.

 

집을 내놓은 옆집은 우리가 들어오기 전부터 계속 빈집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주인 여자는 대학 교수였는데, 영국인과 결혼하여 살다가 영국으로 갔다더군요.

집이 관리가 안 되어 풀이 우거지고 너무 형편없이 되어서 우리 옆집 목사님과 담을 넘어 들어가서 풀을 깍아 주고 정리를 해주기도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집 문이 열려 있고 사람이 있더군요.

주인이 돌아 온 것입니다.

며칠 전부터 집안에서 왔다 갔다 하던 여자.

그 여자가 바로 영국으로 떠났던 주인이었습니다.

아는 척을 하니 결혼 비자를 받아 아주 가려고 이번에 나왔다더군요.

비자가 나오면 바로 간답니다.

그게 세 달 정도 걸린다는군요.

결혼 비자 받는 것이 쉬운 게 아닌가 봅니다.

 

아무튼 그동안 집을 말끔하게 정리도 하고 페인트도 새로 칠을 해서 내놓겠답니다.

오던 날부터 직접 자기가 페인트도 칠하고 벽 장식도 박고 하더니 왠만큼 마무리가 되었는지 집을 내놓겠다는 종이를 붙였습니다.

그러는 중에 우리 근처에 사는 한국 사람이 관심을 보여서 안을 좀 보여 달라고 하니, 자기 남편과 어린 아이가 집를 험하게 써서 엉망이고 그래서 지금 보여 주면 실망하게 되니 다 정리가 되면 보여 준다네요.

남편이 철저하기로 소문난 영국인 영향을 받았나요?

 

아무튼 이렇게 열심히 꾸미면 돈을 더 받을 수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이더군요.

하지만 본인이 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손을 빌리면 부가가치가 더 올라간다는 것은 모르더이다.

하는 게 아마추어라서 영...

 

오늘은 인터넷으로 에어 아시아 항공권을 구입했습니다.

치앙라이에서 방콕까지 그리고 방콕에서 미얀마 양곤까지입니다.

프로모션 기간이라서 우리 부부 두 명 분이 20만원이 채 안 되더군요.

양곤에 가면 우리가 지난 가을 일 년짜리 비행기표로 들어오고 남은 귀국편이 있으니 그것을 이용해서 서울을 갈 수 있지요.



여기는 이제 점점 더워지는 혹서기라서 더위도 피하고 집도 정리한 다음 다시 오려고 합니다.

유월 초순쯤 돌아오려고 하는데 그때쯤이면 맛있는 리치가 기다리고 있겠네요.

우~~~

내 사랑 리치...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말을 마시라. ㅎ

그리고 한참 커가는 망고가 제 철을 맞고요.

 

아무튼 이번에 나가면 태국 은퇴비자와 중국 일 년짜리 비자를 같이 받아 오려고 합니다.

여기서 운남이 가까우니 널널하게 버스편을 이용해서 운남성 여행을 다니려고요.

그리고 까다로워지는 태국 비자도 해결하고요.

옛날에는 90일 지내가다 잠깐 이웃 나라 나갔다 오면 다시 90일을 체류하게 되어 거의 무기한 체류하곤 했었거든요.

그게 요즘 법을 강화시켜서 그렇게 못하게 했답니다.

그래서 그런 방법으로 지내던 사람들이 고민이 많습니다.

 

그건 그렇고 좀 아쉬운 게 있기는 합니다.

한참 시작한 태국어, 중국어 골프를 당분간 쉬어야 한다는게 좀 그러네요.

뭐, 잘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