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동네 미용실에서 머리 깍는데 70밧입니다.

정안군 2014. 3. 25. 20:26


 

오늘이 그날 같고 그날이 오늘 같은데 시간은 잘 갑니다.

 

오늘이 태국에 들어온지 90일이 되는 날입니다.

우리야 저번에 처남네가 놀러 왔을 때 비자 런을 해서 문제는 없지만, 요즘 이 동네도 관광비자로 90일을 받고 장기 체류를 해 온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입니다.

 

90일이 되면 딴 나라 여행한다 마음을 먹으면 간단할 것 같지만, 식구가 여럿인 사람은 추가 비용 부담이 만만하지가 않으니 계속 태국에서 살아야 하나 싶은 가 보더라고요.

하긴 태국이 이제까지 이 점에 대해 느슨했지 어디 비자 문제에서 만만한 나라가 있습니까?

 

일부 국가에서는 학생비자를 장기 체류의 목적으로 악용을 해서 나이 제한을 한다든지 하는 경우도 생긴 나라까지 있었지요.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그런 제재를 가하도록 원인을 제공한 사람 가운데 대부분은 선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한국인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 가운데 태국에서 장기 체류를 원하시는 분이 계시면 고민하지 마시고 주한 태국 대사관에서 은퇴 비자를 받아 오시기 바랍니다.

 

90일 정도 우리나라 겨울철에만 태국에 와서 지내실 분은 그럴 필요가 없고요.

또 돈이 넉넉해서 기한이 되면 다른 나라 여행을 하고 돌아 오겠다 생각하시는 분도 상관이 없습니다.

혹시 그 기간에 중국 여행을 하고 싶으신 분은 한국에서 일년 관광 비자를 받아 오시면 좋습니다.

치앙마이 중국 영사관이서 비자를 받을 수는 있는 모양인데 엄청나게 까다롭게 군다네요.

칫.

 

치앙라이에서 중국에 가려면 주 3 회 정도 중국 동방항공이 곤명을 다니는 모양인데, 잠깐 검색을 해 보니 비용이 상당하더군요.

역시 이 동네에서는 에어 아시아가 최고네요.

거리 비 금액에서 비교가 안 됩니다.

물론 동방항공이야 저가 항공사는 아니지만, 거리에 비해 너무 비싼 감이...

 

시간이 널널하다면 라오스 훼이사이로 가서 중국 곤명가는 침대 버스를 타면 중국 곤명까지 한 방에 갈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몸이 좀 힘들겠죠.

그럴 경우 중간쯤 끊어 중국 국경 도시 모한이나 멍라 같은 곳에서 내려 경홍으로 향하면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경홍에는 공항이 있으니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지고요.

도시도 꽤 매력이 있고요.

 

elong.net을 이용하면 중국 내 항공권을 신용 카드로 사실 수 있습니다.

잘 미리 선택하면 많이 싸게도 구입이 가능하지요.

 

그건 그렇고...

 

오늘 아침에 문 밖에 나서니 어제 김밥 장사할 때 쓴 도구들이 있더군요.

어제는 헛탕을 쳐서 그런제 걔네들도 안쓰러워 보이네요.

 

오늘은 오후에 중국어 수업이 있어서 미리 골프장에 가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왔더니, 오늘 바쁘다고 내일 한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시간이 난 김에 자전거 순례를 나서기로 했습니다.

집에서는 오늘 김밥 장사 준비에 바쁘고, 나는 자전거를 타고 반두 코스를 돌려고 나섰습니다.


 

모내기 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들판은 녹색이 짙습니다.

최대 쌀 생산국답게 논은 여기저기 참 흔합니다.

잉락 총리 정권은 농민들에게 환심을 받으려고 쌀 수매 인상안을 들고 나왔다가 줄 돈이 없이 곤경에 빠졌다죠?

환심을 사려 한 것이야 좋겠지만 대책이 없었으니 참.

탁신을 위시한 그 주변 세력의 지지권은 북쪽과 동북쪽 이싼 지방이랍니다.

이곳은 농업을 주로 하는 지역인데 여기서 잉락을 위시한 세력이 이 지역 농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지금도 엉망한 태국 정치 구도가 더욱 엉망이 될 수가 있겠지요?

우리나라 정치도 좋은 소리 못 듣지만 태국에 비하면 어쨌든 양반입니다. 


시골길은 길도 좁고 커브도 많아 야간에는 좀 위험한 곳이 제법 됩니다.

그런 곳에는 이렇게 각종 타이어를 이용해 주위를 환기시키는 시설을 만들었네요. 


 

큰길에 나서니 무슨 선거 홍보인지 기호 4번 아저씨가 미소를 머금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여잔가요?

언뜻 보면 남자 같기도 하고..

에이, 그냥 남자라고 치지요.

설마 '오빠야'는 아니겠죠? ㅎ


지난 번에 투표한 것이 헌법재판소에서 무효 판정을 받아 새로 해야 한다던데, 그 선거를 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후보자 가운데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습니다.

여자 1명, 남자 3명... 


아무튼 3월 30일날 뭘 한다고 하니 그 때 지나서 보자구요...


 

날린의 집을 방문합니다.

날린의 딸이 나와 아빠 외출하셔서 집에 없다고 하네요.

이게 이제는 들립니다. ㅎ

정원에는 요즘 만든 듯한 작품이 있네요.

인물은 인물입니다.

 

날린의 집을 나와 산길 코스를 달리는데, 역시 날이 선선하니까 개새끼들이 달려 드는군요.

그래서 중간에 대나무 긴 놈을 하나 골라 잡고 가니 얼씬을 안 합니다.

역시 미친 개새끼들에겐 몽둥이가 약이라니깐요. 


 

 

그리고는 온천에서 족욕을 하는데, 한 태국 아저씨가 나에게 일본 사람이냐고.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어디 사냐네요.

반두 무앙마이에 산다.

여기까지는 태국 말로 잘 나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디 사냐고 물으니 이거야 원.

뭐라 할 말이 없어 마이 루짝이라고 해 주었는데..

엉터리지요.

그러게 한국 도시는 왜 물어보셔?

말해 봐야 할지도 못할 걸.

이 이야기를 마이 루짝이라고 한 거랍니다. ㅎ 


 

 

돌아 오는 길에 이발소에 들려 머리를 깍습니다.

앞 사진은 우리나라 연예인이지요?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삘이 그런 것 같군요...

여기는 미용실 스탈이지만 남성 전용이랍니다. ㅎ


머리만 깍으면 70밧, 면도도 하면 80밧인가 봅니다.

전에 다 하고 60밧 준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생각이 안 나네요.

아무튼 오늘은 면도 안 하고 70밧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오다가 단골 가게에 들려 수박 한 통을 사가지고 옵니다.

단골 가게라고 해 봐야 차량으로 싣고 와서 파는 곳인데, 계속 수박이 괜찮았습니다.

요 며칠 비가 계속 와서 어쩔지 모르겠는데, 그 동안은 달고 맛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한 통에 30밧입니다.

 

아무튼 태국 농산물은 참 쌉니다.

 

집에 오니 집사람은 김밥 장사하러 나갔더군요.

가보니 오늘은 시원찮은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 했던 제육덮밥 아저씨도 안 나오셨네요.

방학이라 사람도 적도 매장도 적습니다.

 

하긴 이 동네 한국 사람들이 사줘야 되는 것인데 어제 공짜로 돌려서 궁한 마음이 없을 테니 반응이 시원치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은 대박은 안 되었지만, 중박은 되었답니다. ㅎ


통일 대박, 김밥 중박...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