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 지방의 과일도 제 철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일년 열두달이 똑같이 덥다고 생각하는 태국도 사실 계절이 있답니다.
물론 그 특징도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요.
내가 살고 있는 태국 북부 지방 치앙라이는 아열대 기후에 속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분명한 계절과 다른 온도 분포를 보이지요.
물론 열대 우림 기후에 속하는 태국 남쪽은 이쪽과 다른 기온 분포를 보입니다만.
이곳도 삼월이 봄입니다.
산에 들에 온갖 꽃이 피고 그 꽃이 지고 나서는 과일들이 익기 시작하지요.
내가 좋아하는 리치는 그렇게 익어가기 시작해서 유월이 되면 나옵니다.
그 리치가 들어가면 이제 얌야이의 계절이 시작되고요.
리치나 람부탄이라고 하는 응어 그리고 용안 람야이는 비슷한 과육 구조입니다.
물론 겉모양은 완전히 다르지만요.
내 입에는 리치가 가장 맛이 있는 것 같은데, 가격도 제일 비쌉니다.
응어는 털이 수북하고 해서 보기는 좀 그렇지만, 맛이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하지만 과육 속껍질이 잘 벗어지지 않아 그게 좀 스트레스죠.
용의 눈을 닮아서 용안이라고하는 람야이는 껍질도 얇고 씨가 과육과 잘 분리가 되어 먹기 아주 편합니다.
이걸 제일 좋아하는 사람도 많이 있더군요.
나는 코끼리 마을 루암밋에서 봉사 활동을 할 때 그 동네 사람들이 이 얌야이를 코끼리 밥으로 주던 것을 보고는 그다지 인상이 좋지 못해 잘 먹지 않았는데, 먹을 것이 마땅치 않은 요즘에 싼 군것질거리라서 요즘 람야이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값도 많이 쌉니다.
한 묶음에 10밧이니, 심심풀이로 먹기는 그만이지요.
바나나나 파파야처럼 일년 열두달 나오는 과일에 비해 한 철만 나오는 과일은 그 철을 기다리는 묘미가 있어서 좋네요.
올 해 두 차례 겪은 리치 시즌이 나에게는 참 좋았는데요, 너무 오래 질리도록 먹으면 그 매력이 줄어들텐데 이렇게 한 시절만 장식하고 없어져 다음 해를 기다리도록 만드는 이런 과일들이 있어서 태국에 대한 매력이 점점 커지나 봅니다.
과일이 풍성한 나라에서 사는 게 어떻게 보면 큰 행복이네요. ㅎ
이게 껍질을 나오는 속살입니다.
맛있어 보이나요?
요렇게 씨만 깨끗하게 남습니다.
이걸 심으면 나무로 커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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