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일상

[치앙라이] 승용차 이야기

정안군 2014. 10. 29. 21:21


우리가 산 차가 드디어 제대로 된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자가용 승용차는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입니다.

태국 알파벳 두 자와 숫자 네자리.

그리고 아래에 주 이름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우리 동네는 치앙라이.

긴 글자의 동네는 방콕입니다.

잘 알다시피 방콕은 흔히 부르는 이름이고 원 이름은 무지 길지요.

옛날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구봉서와 배삼룡이 했던 코미디 중에서 오래 살라고 지어 준 이름 '배 ㅅ안부 두루미와 거북이 삼천갑자 동방삭 --------///---이 생각나는 이름인데, 번호판에는 '크릉텝 마하나콘'까지만 쓰여져 있습니다.

이게 다가 아니지만요.

아무튼 크릉텝 마하나콘은 '위대한 천사의 도시'라는 뜻입니다.

천사의 도시.

미국 로스앤젤스와 같지요.

하지만 천사의 모습은 완전 다릅니다. ㅎ

 

아무튼 우리는 6월 하순 차를 받았고, 그 때부터 우리 차는 붉은 판에 검정 글씨로 된 임시 번호판을 달고 다녔습니다.

무슨 기관 차량 같아서 질문을 참 많이 받았네요. ㅎ

 

정식으로 차량을 등록해서 번호판을 받으려면 방콕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발행해주는 거주 확인증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편으로 접수해서 받기까지 대략 이 주 정도 걸렸습니다.

그리고 거주 확인증을 우리 차 메이커인 니싼 대리점에 가져다 주니, 정식 번호판이 나오는데 대략 이 삼개월이 걸리니 기다리라더군요.

다 되면 연락을 주기로 하고.

그런데 이 개월이 지나도 안 나옵니다.

삼개월을 기다려야 하나 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락이 니싼에서 왔습니다.

알아 듣기 힘든 영어로 뭐라 하는데, 넘버가 나왔으니 오라는 거라고 생각하고 반갑게 찾아 갔더니, 거주 확인증에 있는 주소가 치앙라이가 아닌 치앙마이로 되어 있어서 안 되니 다시 받아 오라더군요.

김이 샘니다.

이런 실수를.

나 아니면 대사관에서 했겠죠?

확인을 해 보니 대사관 실수.

바로 대사관에서 EMS로 보내 줘서 일주일 안에 다시 가져다 주었어요.

그리고 언제까지 더 기다려야 하냐고 물어 보니, 아마 이 주 혹 빠르면 일 주일만에 나올 수 있다고.

그러더니 10일만에 연락이 왔고 드디어 새 번호판을 받아서 정식 등록을 마쳤습니다.

차를 산지 무려 사개월만입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많은 사연이.

벌써 차 옆구리를 긁어서 보험으로 수리를 했고, 다시 어제 한 태국 친구가 후진하다가 우리 차를 박아서 앞 범버에 흠이 많이 났네요.

새 차라고 이름표를 오늘 달았는데, 차는 벌써 고물로 향해 부지런히 나가고 있습니다. ㅎ


 

그건 그렇고 아무리 생각해도 참으로 느긋한 태국이지요?

우리나라 일처리를 여기서 살며 생각하면 안 될듯 싶어요.

 

그나저나 우리가 차를 살 때 대리점에서 들어 준 보험은 제법 고급이라더군요.

내 실수로 사고를 낼 경우도 자차 보험이 들어져 있어서 깨끗하게 수리를 해 줍니다.

이럴 때는 자기 부담 1,000밧을 내야 되긴 하더군요.

그래도 견적이 20,000밧 넘게 나왔는데, 거져죠.

 

그건 그렇고 엊그제 우리 차를 후진으로 박은 차 주인은 처음에는 견적 받아 오면 자기가 돈으로 준다더군요.

차가 보험에 들지 않았다고.

태국 사람들은 보험이 부담이 되어 보험에 들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니싼 대리점에 갔습니다.

이 동네 좋은 점은 차량을 파는 대리점 안에 차량 수리 공장이 있어서 한 곳에서 쉽게 처리를 할 수 있는 점입니다.

저번에도 대리점 부속 공장에 가니 거기서 보험 회사 직원을 불러 주어 쉽게 일처리를 할 수 있었어요.

차를 고친지 얼마 안 되어 또 가니 좀 멋적은데, 거기 친구들은 그런 것 상관없이 보험 처리를 하라고 권합니다.

고치면 주인이 돈을 준다고 했다고 해도 보험 처리를 권하더군요.

아무래도 그게 더 많이 남은 모양이지요.

그냥 견적만 내 달라고 하니 20,000밧 정도가 나오네요.

그걸 가지고 가해 차량 주인에게 전화를 하니 비싸다고 길길이 날뜁니다.

전화로는 의사 전달이 제대로 안 되어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그 주인 집에 가니 없어서 마냥 기다림.

바로 온다고 하고는 감감 무소식.

다시 전화하면 곧 가마.

마치 우리 나라 짜장면 배달맨을 기다리는 것 같더군여.

이거 완전 갑을 관계가 바뀌었습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타나기는 했지만 너무 비싸다고 자기가 아는 집으로 가자더군요.

거기서 고쳐 준다고.

 

다른 정비소는 신뢰가 안 간다는 말이 있는지라 거기는 안 간다고 하니 그럼 보험 처리를 하랍니다.

그게 좋을거라고.

아니 그게 왜 나한테 좋은겨?

저한테 좋지.

 

아무튼 설왕설래하다가 가해 차량 주인과는 대략적인 선에서 해결을 하고 보험 처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보험 단가가 오르면 어떻하나 했더니 그런 것은 없다는군요.

혹시 발생하면 다른 보험 회사로 갈아 타면 된답니다.

 

일단은 그냥 다니기로 합니다.

흠이 심하질 않으니.

 

그러다가 여러 가지로 여유가 생기면 공장에 넣으려구요.

차가 공장에 있는 동안 렌터카를 쓰는 것은 자기 마음대로랍니다.

돈은 본인 부담.

보험 회사에서 주지 않는다더군요.

흑...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남 나라에서 차를 받던 받치던 손해가 이래저래 생기니 아무쪼록 주의를 해야 되겠어요.

혹시 차량 접촉 사고가 나서 사람은 다치지 않고 차량만 손상 입었을 경우는 보험 회사에 연락하시면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보험 회사 직원이 현장에 나와서 도움을 준다고 하는군요.

절대로 그냥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답니다.

외국인은 호구로 생각하니.

 

사람이 다쳤을 때는 경찰과 보험 회사 동시에 연락을 하시구요.

절대로 절대로 그냥 당사자끼리 해결하려고 하지 말랍니다.

태국에서 오래 사신 분들이 거듭 하시는 말씀입니다.

 

아무튼 자나 깨나 차조심 해서 마음 고생, 돈 고생 막으시길.

차에 받치든 받든 모두 손해라는 거 명심히시구요.

그리고 반드시 보험은 고급 사양으로 해서 드시는 것 추천합니다.

 

우리는 차를 살 때 옵션으로 보험을 껴주어 얼마였는지는 모릅니다.

죄송.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