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태국어로 마무앙.
흔하기도 하고 만만한 과일입니다.
이게 우리 동네에서도 제 철을 만나 한창 익어가는 중입니다.
탐스럽죠?
하지만 이 망고는 우리 집 소속이 아니고 앞 집 소속입니다.
그저 남의 떡이지요.
우리 집 마당에도 망고 나무가 두 그루가 있습니다.
무려 두 그루.
이게 뒷 마당에 있는 좀 큰 나무.
이게 앞 마당에 있는 작은 나무.
그런데 남들 꽃 필 때 모두 꽃 필 생각을 안 하는 거에요.
처음에는 무슨 나무인지 몰라 그냥 넘어 갔는데.
다른 집 망고와 비교해 보고 망고 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알게 되었는데.
뒷 마당에 있는 나무는 시선 밖이라 그런 가 하는 정도인데, 앞 마당에 있는 망고는 매일 볼 수 밖에 없어서 나름 관심을 많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의 정원에 망고가 많이 열려 있는 것을 보고, 우리 집 망고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놈들인지 조금 화가 났어요.
그래서 옛날 예수님이 무화과 나무에게 했던 것과 비슷하게 망고 나무에게 해 보기로 합니다.
"너, 망고 안 열면 그냥 확 베어 비린다"
사실 망고가 열게 하려면 뒷 마당에 있는 망고 나무가 더 크니 그 놈에게 했었어야죠.
그런데 만만하게 매일 보는 게 그 놈이니.
그런데 기적이 일어 났어요.
다른 나무는 모두 망고가 달려 커 가는 중인데 뒤늦게 꽃을 피우더군요.
호...
말을 알아 듣고 정신이 번쩍 났나요?
아무튼 이게 요즘 그 꼬마 망고 나무에 열린 망고의 모습입니다.
이 놈 생애 처음 연 열매에요.
참 신기하기도 하죠.
한편 뒷정원 망고는 꿈쩍도 안 합니다.
그 놈은 내년 봄에도 망고를 안 열면 한 번 따꼼한 맛을 보여줘야 할까 봐요.
"너 앞 꼬마 나무처럼 망고를 안 열면 확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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