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이 와서 죽었던 말던 하룻밤을 잘 보내고 출발합니다.
아침은 버스 정류장을 같이 하는 식당에서 간단히 죽으로.
죽 값에 점잖게 조그만 바가지를 씌우지만 뭐 그 정도야.
호텔 여주인은 미얀마에 건너 온 샨족 2세로 이름은 Sangdao라고 하는군요.
이건 구글에서 얻은 정보입니다만.
친절로 뭉쳤다는 정보대로 친절하게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가는지 잘 알려 주시더군요.
치앙마이로 가는 길은 매싸리앙을 거쳐 가는 길과 1263번과 1088번으로 이어져 매짬(Mae Cham)에서 도이 인타논 방면으로 가는 길로 나누어 집니다.
매싸리앙을 거치는 도로가 편하기는 한 모양이지만, 우리는 도이 인타논을 가기로 했으니 당연히 1263번 도로를 타고 갑니다.
시작부터 엄청난 경사군요.
주변에 마을이 없으니 차량 통행도 없고 안개비가 내려 썽썽거리기까지 합니다.
매짬까지 가는 길은 사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거의 산길이라서 시간은 꽤 걸리더군요.
중간쯤에는 마치 대관령 고냉지 채소단지 같은 분위기가 펼쳐 지는데, 꽤 보기 좋습니다.
배추도 키우고 양배추도 키우는데, 중국 느낌이 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국민당 후손들이 아닌가 싶더군요.
고냉지 채소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가 보시기 바랍니다.
빵웅(Pang Ung)이라는 곳인데, 구글 지도에서 Pang Ung을 찍으면 'Pang Ung Agrotourism'이 뜨는데 바로 그 근처입니다.
동남쪽 방향으로 향하던 1263도로는 1088도로로 이어 지는데, 거기부터는 거의 남쪽 방향입니다.
남쪽 방면으로 그대로 달리는데, 한 시골 마을에 버섯을 따서 모으는 수집상이 있었습니다.
주변 산촌에 사는 산족들이 버섯을 따 오면 마을 수집상이 사 들이는 모양이었어요.
사고는 싶었지만 가격 가지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또 당장 먹을 수도 없어서 그냥 포기.
이렇게 태국에도 산에 버섯이 많이 납니다.
더 내려 오면 매짬이라는 제법 큰 도시가 나오는데, 여기서 도이 인타논은 1192번 도로 방향.
남쪽으로 내려 오던 방향에서 동쪽으로 방향이 바뀝니다.
도이 인타논이 무지 높은 산이라 이 길은 거의 수직으로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급경사입니다.
날이 궂으니, 중턱부터는 안개로 인해 앞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만 길을 잘못 들 일은 없습니다.
그야말로 외길이니까요.
안개로 덮혀 컴컴하다시피한 도로를 따라 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직진하면 치앙마이, 왼쪽으로 돌면 도이 인타논 정상 방향으로 도로 번호는 1009번.
이 1009번 도로는 치앙마이에서 남쪽으로 크게 휘돌아 매홍손 가는 108번 도로에서 갈라져 도이 인타논 정상까지 연결됩니다.
나중에 인타논 정상에서 치앙마이 갈 때 이 도로를 타고 가게 되지요.
아무튼 여기부터는 길이 많이 순해집니다.
그러니 자전거로 올라가는 사람이 있지요.
사실 우리는 도이 인타논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단지 태국에서 제일 높고 해발 2000m가 넘는다는 것만 알았죠.
또 하나 알고 있는 게 있었군요.
입장료가 외국인은 일인당 200밧이고, 태국인은 20밧이라는 거.
부당하다는 생각과 비싼 감이 들었기에 우리는 모두 태국 운전면허증이 있어서 그걸로 어떻게 태국인 취급을 받아 보려고 했어요.
단돈 20밧짜리로.
그것 때문에 해프닝이.
한참을 올라가니까 왼쪽으로 들어 가는 문이 있어서 그곳이 입장료 받는 곳이라 생각을 했어요.
그냥 20밧 네 명분 80밧을 디밀어 봅니다.
뭐라 하더니 표를 주고는 탱큐라고 하더군요.
탱큐라고?
그렇담 우리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거 아녀?
뭔가 이상해서 표를 보니 한 장에 40밧짜리로 두 장을 준 것이더군요.
이게 뭔 이치여?
그런데 막상 올라가 보니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이 아니고 뭔가 안개에 젖어 잘 보이지 않지만 거대한 탑이 서 있는 주차장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곳은 언젠가 어디선가 들었던 태국 왕과 왕비를 위한 탑이 서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입장료가 아니라 주차비?
그렇게 추축을 하니 뭔가 갈피가 잡힙니다.
그렇담 40밧만 내도 되는 걸 미리 얼어 80밧을 준거여?
그렇게 되었더군요.
그건 그렇다고 하니 아무튼 별스런 구경거리인지 관광객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차 문을 여니 안개 속에 밀려 오는 추위.
이건 얇은 바지와 반팔로 견뎌 낼 수 있는 온도가 아니었습니다.
비바람에 바람은 왜 그리 부는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지.
짙은 안개에 묻혀 희미하게 보이는 탑들을 사진에 담습니다.
그리고는 재빨리 탑 속으로 들어 가는데.
이거야 원.
그 산 꼭대기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벽은 막혀 있어서 일단 편히 올라 갈 수는 있었고.
잠시 탑 안을 구경해 보는데, 별난 것은 없습니다.
나중에 왕과 왕비가 죽으면(벌써 이건희와 비슷한 상태일거라고 말들을 하기도 하지만) 탑 하나씩 차지하게 될 거라고 말을 합디다.
그런 상태일 때는 얼마나 요란할까요?
내려 갈 때는 그냥 열린 공간 계단으로 내려 가야 하는데 어떡하나 살짝 걱정이 될 때, 집사람이 비닐 우비를 어디서 구해 왔더군요.
그걸 입으니 걱정 끝.
아무튼 이걸로 탑 구경은 끝.
주차장 한쪽에 있는 매점에 들어 가서 잠시 쉬고 가기로.
그런데 바글바글합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단하군요.
주차장을 나오면서 두 장 받은 주차표를 집사람이 나서서 해결합니다.
간단한 태국어 몇 마디와 함께 표를 한 장 돌려 주고 그 대신 매표원 손에서 20밧 짜리 지폐를 반강제적으로 회수하는 걸로.
매표원이 그 의미를 알았든 못 알았든 손해 보는 일은 없었어요. ㅎ
같이 있던 다른 매표원이 노 어쩌고 하는데, 볼 일이 끝난 우리는 문 닫고 바로 출발.
괜히 쫄아 가지고서리.
자, 이제 정상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그 탑이 있던 장소도 해발 2000m가 넘었다더군요.
그럼 정상은 얼마나 되는가?
한참을 찻길을 따라 가는데, 전망대가 있는 곳도 있지만 보이는 건 안개 뿐.
정상에 가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지만, 그래도 가 봐야 되겠죠?
천문대가 있다는 표시가 나오고 정상 주차장입니다.
주차장에서 50m 가면 정상이라고 해서 가 볼까 했지만, 차 문을 열어 보니 도저히 갈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아쉽지만 정상은 다음을 기약하고는 내려 섭니다.
그런데 도이 인타논은 해발 몇 m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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