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절기 상 중복입니다.
여기는 그 날이 그 날이고 저 날이 저 날이라 구분하기 힘들지만, 오늘은 한국의 중복 값을 하는지 몰라도 조금 덥습니다.
요즘은 비가 안 내리니 그런가 봅니다.
요즘이 우기이지만 비가 매일 오는 것은 아니랍니다.
올 때도 하루 종일 내리는 경우는 없고 잠깐씩 쏟아지곤 하죠.
그러면 날이 시원해져 지내기가 좋아지죠.
그나저나 중복하면 생각나는 게 있죠.
내 생일입니다.
내 생일이 꼭 중복과 말복 사이라서, 우리 어머니가 나를 낳으실 때 얼마나 힘드셨을까나 생각하면 이 때만 효자가 됩니다.
언젠가 힘드셨겠다고 말씀드리니, 그 때는 일찍 서늘해져서 괜찮았다고 하시던데.
날 때야 그랬을지 몰라도 뱃속에 뜨거운 몸뚱이를 넣고 있었으니 그 여름이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아, 끝없는 어머니의 사랑.
오늘은 참으로 오랜만에 치앙라이 농산물 시장을 갔답니다.
김치가 다 떨어져 가서 다시 담근다나 봐요.
그러니까 배추를 사러 간 것인데, 요즘 우기라 배추가 있을까나.
가 보니 이게 어쩐 일?
시장 입구부터 배추를 가득 실은 트럭이 많이 보입니다.
안으로 들어 가니, 와 이건 배추가 넘쳐나더이다.
차로 한 차씩 싣고 와서 한참 내려 놓는 곳이 많았습니다.
어디서 왔을까요?
매쒀이랍니다.
아마도 매쒜이와 팡 사이의 고원 지대에서 온 듯.
그러니 고냉지 배추인 셈이죠.
넘치면 가격도 싸겠죠?
농산물 시세야 날마다 다르니 얼마다 딱 잘라서 말하기느 힘들지만 많이 쌌습니다.
원래 손이 큰 아내는 좋은 배추 본 김에 많이 한다고 넉넉하게 사더군요.
25kg.
다른 과일은 뭐가 있나 살펴 보니 두리안은 끝물인 것 같고, 수박은 좀 상태가 안 좋고 대형 메론이 좀 있던데 이 나라 메론은 맛이 좀 맹탕이었고 그러다 보니 살 게 별로.
이제 제 철인 망고스틴이 많이 나왔는데 한 박스씩 파니 우리 식구만 먹기는 양이 너무 많았죠.
조금 있으면 얌야이라고 하는 롱안과 응어라고 하는 람부단이 많이 나올 겁니다.
망고스틴과 두리안은 이 동네 치앙라이에서는 나질 않고 태국 남부에서 나오는데, 얌야이와 응어는 여기에서도 많이 납니다.
아무튼 조금 둘러 보다 과일은 생략하고 돌아 옵니다.
처음에는 이것 저것 나느냐 정신 없었는데, 이제는 별로 땡기는 게 없군요.
아무튼 배추가 좋고 싸기도 하니 이 동네 사시는 분들 김치 많이 담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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