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

[치앙라이] 11월 둘째 주일 예배

정안군 2016. 11. 13. 15:34



 

 

 

모처럼 치앙라이 제일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여기도 다른 곳처럼 초상집 분위기.

검정과 흰색의 천이 담에 걸쳐 있어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새로 지은 예배당 입구에는 태국 왕의 사진과 꽃이 놓인 상이 있어서 여기도 그런데 본당 안에는 또 어떨까 싶었어요.

예배당 입구에서 안내하는 분들은 모두 검정 옷입니다.

이거 나만 컬러 옷을 입은 것 아닌가 살짝 걱정이 되더군요.

그것도 분홍색.

 

안에 들어 가니 아닌 게 아니라 복장으로 보면 초상집입니다.

다행히 한 사람이 컬러 옷.

별 걸 다 걱정하네요.

 

단상을 보니 다행히(?) 왕 사진 같은 것은 없습니다.

어두운 색으로 꾸몄지만 왕을 위한 특별한 장식이나 사진은 없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역시 죽은 사람을 기리는 것은 개신교에서는 기피 대상이죠.

주보를 보니 전에는 왕과 왕비 그리고 왕족에 대한 기도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왕은 빠졌네요.

그냥 왕비와 왕족만 기도 대상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습니다.

매 주 기도 대상이던 왕은 어디로 갔을까요?

 

전통 기독교 신학으로 보면 천국으로 가지는 못 했을텐데.

 

하긴 살아서도 신이었으니 죽어도 그냥 신이 되는 건가?

 

그동안 영어로 된 주보가 생겼네요.

 

설교 제목이 Clay in a Potter's Hands

Isaiah 64 : 8

이사야서 64장 8절입니다.

태국어로만 주보가 나올 때에는 설교 시간에 제목이 무슨 뜻인지 태한 사전에서 열심히 찾았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요.

대신 영어로 된 설교 요약을 읽습니다.

 

그리고 설교할 때도 태국어와 영어로 된 자막이 나와서 도움이 많이 되더이다.

그냥 살짝.

 

예배는 1 시간 20분 걸렸습니다.

이거 특별한 날이네요.

 

이렇게 짧은 날은 일년에 몇 번 안 되는데.

 

오늘은 우리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어제 오마이뉴스에서 광화문 집회를 보면서 어린 학생들이 또 젊은 부부들이 보다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나왔다는 말을 들으면서, 한 명의 기성세대로서 좋은 나라를 만들어 주지 못한 미안함과 나이든 사람이 만든 구조 때문에 젊은이들이 힘든 세상이 되었다는 부끄러움.

하지만 아직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박근혜와 그 여자에게 빨대를 꼽고 진액을 빨아 먹은 무리들.

이들은 쉽게 청산될까 싶은 바퀴벌레 같은 것들입니다.

좀비인가요?

 

그래도 이들을 위해서 기도합니다.

 

개과천선한 바퀴벌레가 되라고. ㅠㅠ

 

또 어제 집회 장면을 보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인간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청와대 입구에 설치한 차벽을 넘어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나 차벽을 두드리던 사람들을 그 차벽 위에서 꼼꼼이 사진을 찍던 경찰 새끼들.

얼마나 밉던지.

정말 새총 있으면 쏘아 주고 싶었어요.

왜 새총인지는 아시죠?

짭새라고, 새의 한 종류이니.

 

원래 법원에서 인정한 곳을 못 가게 불법을 행한 것이 경찰인데, 시민이 무슨 큰 불법을 저지른다고 그 바로 앞에서 허락도 없이 사진을 찍어 대는 게 민주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SOB.

 

세상이 바뀌면 그 놈들을 광화문 사거리에 묶어 놓고 온 백성이 낯짝을 계속 찍어 주면 좋겠습니다.

바로 10cm 앞에서리.

 

한 사천 만 방 정도 찍어 주면 속이 좀 풀릴까요?

 

하지만 밥 처먹고 살겠다고 그 짓을 하는 인간을 미워하지 않는 마음을 주시라고 기도했습니다.

 

좀비들 때문에 참 힘듭니다.

 

이래 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