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묻지 말고, 당신이 국가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봐라.
매일 오다시피 하는 라차팟 대학교 도서관 주차장에 걸린 케네디의 말입니다.
젊은 시절 한 때, 참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공허한 말로 들립니다.
너무 험한 세월을 살아왔기 때문일까요?
과연 국가는 무엇입니까?
5월 23일.
오늘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입니다.
분위기가 과거와는 많이 다릅니다.
정권이 교체된 이유가 크겠죠.
고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 가신 날.
벌써 8년 전입니다.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나는 설악산 초입에 있었습니다.
전날 학교 부장 연찬회가 1박 2일 예정으로 설악산 한 리조트에서 열렸는데, 하루밤을 보내고 흔들 바위에 간다고 막 나선 참이었습니다.
믿기지 않은 소식에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멍해서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뒤 나라 꼬라지는 엉망이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너무 미안해서 봉하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나라는 엉망으로 치달았습니다.
그리고 학교를 퇴직하던 그 해 이른 봄, 봉하를 찾았습니다.
마을은 텅 빈 것처럼 허전하고 쓸쓸했습니다.
내 마음이 그래서였는지 분위기도 영 쓸쓸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4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수구 정권이 거짓말처럼 봄빛에 눈 녹 듯 사라지고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서거일.
우리는 그동안 잊을 수 없는 엄청난 일을 연속으로 겪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그리고 세월호.
헌법 재판관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죠.
모든 국민은 세월호가 침몰한 날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안다고.
엄청난 충격이라거 그랬겠죠.
물론 나도 그 날을 기억합니다.
그 때 한국 방문 중이었는데, 전원 구조 소식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그게 아니라는 뉴스에 TV 리모콘을 집어 던졌던.
온갖 욕이 다 나왔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아직도 세월호는 잊혀져서도 안 되고 잊을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월호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일은 잊어도 될 듯합니다.
아니 서거일 뿐만 아니라 노무현도 마찬가지로.
이유가 뭘까요?
그건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온 국민들이 원하던 세상을 향해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새로운 것으로 옛 것을 덮어야겠죠.
혹시 세월이 흘러 또 다시 정권이 바뀐다면 국민들 마음 속에 노무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럴 일은 없었으면 하고 바라지만요.
국가.
그리고 노무현.
오늘은 많은 것이 그립습니다.
'영광의 노무현, 치욕의 박근혜'..엇갈린 운명의 날.
오늘 뉴스 포털에 뜬 기사입니다.
뱀발)
요즘 며칠은 많이 덥네요.
특히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편하지가 않습니다.
'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앙라이] 동네 뒷산에 난 산불 (0) | 2017.05.25 |
---|---|
[치앙라이] 마크로에서 (0) | 2017.05.24 |
[치앙라이]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0) | 2017.05.21 |
[치앙라이] 때때로 등장하는 점심 메뉴 (0) | 2017.05.20 |
[치앙라이] 운전면허증 갱신하기 (0) | 2017.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