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7

[치앙라이] 마크로에서

정안군 2017. 5. 24. 11:48

 

 

요 며칠 마이 덥네요.

열대야도 있고.

그건 그렇고.

 

태국어로 맥코(แม็ค โคร) 정도로 발음이 되는 마크로(Makro)는 대형 창고형 매장입니다.

자기네 지정 카드 말고는 현찰만 결재가 가능하고 포장도 안 해주지만, 가격이 싼지 동네 구멍가게 주인이나 소규모 식당 주인들은 모두 이곳에서 물건을 사는 듯 해요.

아침에 가면 이들이 산 물건이 정말 엄청 납니다.

산더미가 따로 없을 정도.

센트럴 안에 있는 탑스나 센트럴 건너에 있는 빅씨(Big C)가 여러모로 좋지만 거기는 좀 거리가 있어 두 곳은 근처에 간 김에 가는 정도죠.

 

마크로는 우리 집에서 10여분 거리이고 특별히 주말만 피하면 주차장도 여유가 있어 이용하기가 편합니다.

이 마크로는 대략 일 주일에 한 번 정도 이용하는 편입니다.

간단한 것은 반두 시장을 이용해도 되지만 마크로 아니면 살 수 없는 게 몇 가지 있지요.

반두 시장과 비교해서 더 낫거나 반두 시장에 없는 것은 음~~~~

 

우선 쌀이군요.

보통 태국에서 파는 쌀이 아니고 일본쌀이라고, 자포니카 계열의 쌀은 마크로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이른바 훅 불면 날라가는 인디카 종류는 좀 싸지만 자포니카 계열의 쌀은 꽤 비쌉니다.

5 Kg 한 봉지에 269밧이었으니 꽤 상당한 가격.

물론 더 비싼 종도 있어요.

물론 일본쌀이라고 해서 일본에서 수입한 것은 아니고 일본 쌀을 태국에서 생산한 것이지요.

태국은 일년 삼모작도 가능하고 널린 게 논이잖아요.

밥맛은 우리나라 쌀과 똑 같습니다.

 

또 오렌지 쥬스.

내가 즐겨 먹는 쥬스는 다른 곳은 없고 마크로에만 있어서 늘 갈 때마다 두 팩이 한 묶음으로 되어 있는 것을 사 오죠.

두 팩 한 묶음에 139밧입니다.

 

또 시금치, 땅콩, 레몬 등은 반두 시장에는 없거나 시장과 비교해 품질이 쬐금 더 좋습니다.

특히 레몬은 큰 거 말고 작은 게 즙이 훨씬 많이 나오는데, 이런 것은 반두 시장에는 잘 없더군요.

이 레몬은 소다수에 섞어 마시면 담석 예방에 좋다고.

 

마크로는 산 것을 비닐 봉지에 넣어 주지 않으니 자기 차량이 없는 분은 산 물건을 넣을 가방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러니 가까운 곳에 빅씨가 있으면 마크로 가시지 말고 빅씨로 가시는 게 더 좋겠습니다.

 

오늘은 아니고 지난 번에 마크로에서 좀 당항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마크로에 들어 갈 때 왜 주는지 모르는 빨간 딱지를 입구 초소에서 경비가 줍니다.

그거 꽤 귀찮습니다.

어쨌든.

물건을 사고 나오려는데 그 빨간 딱지가 없더라고요.

말이 잘 안 통하는 경비에게 어찌어찌해서 뜻을 전달했더니 차를 한 쪽에 대고 내리라고.

해서 내렸더니 매장 쪽으로 가라고 하네요.

귀찮게 되었습니다.

 

절대로 그냥 내보내 줄 상황이 아닌 것 같아 할 수 없이 갔더니 안에 있는 카운터로 가라고.

가니 내가 왜 왔는지를 직원들이 몰라요.

태국어, 영어로 대충 말하니 매니저가 오더군요.

이 친구는 영어를 아주 잘합디다.

어쨌든 내가 여기 들어 올 때 그게 뭐냐 넘버 플레이트(?) 넘버 플래스틱(?) 하여거나 주는 거 있잖아, 그게 어디 갔나 모르겠거덩.

그랬더니 100밧을 내라네요.

뭔 100밧이여?

페널티랍니다.

참 가지가지합니다.

그 종이 딱지 하나 없어졌다고 100밧이라니.

그냥 줄 수는 없잖아요?

100밧이면 얼마나 큰 돈인데.

 

해서 찾아 보겠노라 하고 나와서 차 안을 뒤지니 결국 찾기는 했습니다.

차 시트 사이에 끼어 있더군요.

그것과 함께 다른 주차 용지도 나왔습니다.

 

이 주차 용지는 저번 방콕으로 투표하러 갈 때 공항 입구에서 받은 것인데 나올 때 찾아 보니 어디 갔나 없더군요.

해서 나올 때 그 종이 잃어버렸다 했더니 그냥 가라고 해서 온 적이 있었습니다.

하루 주차비가 100밧인가 해서 주려고 했더니 종이가 없으면 안 된다고 그냥 보내서리.

그 종이가 마크로 딱지와 함께 있더이다.

그때 있었으면 100밧인데. ㅎ

 

암튼 빨간 딱지를 경비에게 주니 미안하다고.

그거 별 거 아닌 게 아니더군요.

마크로 가셔서 주는 딱지,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 잃어버리면 골치 아프니 잘 보관하시길.

이 딱지는 오토바이나 차량을 이용할 때만 줍니다.

 

나처럼 어리버리하게 해서 잃어버리면 자칫 생돈 100밧이 날라 갈 수도 있겠더라구요.

 

뱀발)

AGIO라는 상표의 구두 이야기.

따뜻하지만 슬픈 사연이 있었군요.

아무튼 이런 따뜻한 사연의 소유자가 우리나라 대통령이라 기분이 퍽 좋습니다.

요즘은 순시리 때와는 다른 이유로 뉴스가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