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동쪽으로는 평지이고 서쪽으로는 야산 지대입니다.
당연 평지 쪽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니 좀 혼잡하고, 서쪽은 아주 한산한 지역입니다.
군데 군데 비포장 길이라서 MTB로 라이딩 하기는 최적의 장소이죠.
그래서 그쪽으로 거의 매일 자전차 나들이를 나 가죠.
좀 외지고 한적한 곳인데도 가끔씩은 경찰 검문이 있곤 합니다.
검문 대상은 대개 픽업 트럭이고 아마 마약 때문일 겁니다.
이 지역이 워낙 마약으로 유명한 곳이니.
트럭은 꼼꼼이 뒤지지만 자전차야 그냥 패스.
낮은 굴곡이 있는 야산 지대는 티크가 울창합니다.
태국어로 티크를 마이싹(ไม้สัก)이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나무를 지칭할 때 참나무, 소나무처럼 무슨 무슨 나무가 붙는데, 태국어에서는 앞에 '마이'가 붙습니다.
그래서 티크도 마이싹.
재미 있는 것이 골프 장비 우드를 태국에서는 마이라고 부릅니다.
3번 우드를 '마이 쌈'
이렇게.
하긴 우드가 영어로 나무이니 그렇게 부르는 게 맞을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나무라고 하지 않으니 좀 생소하게 들리더군요.
덧붙이면 아이언은 랙(เหล็ก)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5번 아이언은 '랙 하'
랙은 뭘까요?
당연히 쇠죠.
아이언이 쇠니까.
티크는 우리나라에서 가구 재료로 유명하지요.
티크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입니다.
티크는 마편초과에 딸린 낙엽 교목이다.
키는 25~30m이고 지름은 2~2.4m에 달한다.
잎은 크고 길둥근 모양으로, 윗쪽은 거칠고 아래쪽에는 잔털이 빽빽이 나 있다.
건기에는 떨어진다.
6~8월에 대롱 모양의 흰꽃이 핀다.
재목은 팽창과 수축이 적고 뒤틀리거나 갈라지지 않으며 가공하기 쉽다.
또 가볍고 단단하며 잘 썩지 않아 선박재나 가구재·조각재로 쓰인다. 미얀마·인도·자바·타이 등지에 분포한다.
이 티크는 설명에도 있는 것처럼 낙엽수입니다.
건기 그러니까 12월 초순쯤 되면 입이 누렇게 되면서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게 2, 3월까지 계속되다가 잎이 한 장도 안 남게 되지요.
이 때쯤 되면 티크나무 숲도 좀 황량한 감이 듭니다.
하지만 우기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 봄 날 새 잎이 나 듯, 한 장 두 장 이파리가 생겨 납니다.
그리고는 잠깐 사이 짙게 온 나무를 잎으로 덥죠.
이때 티크나무 숲은 참 보기가 좋습니다.
우리 정원에도 키가 큰 티크나무가 한 그루 있었습니다.
어느 날, 늘 비어 있는 이웃집에 모처럼 온 주인 부부가 우리에게 티크를 베어낼 수 있냐고 묻더군요.
이파리가 자기네 정원에 너무 많이 떨어진다고.
티크 이파리가 사실 엄청나게 많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서 너장 정도만 주우면 되니까요.
하지만 이 이파리가 한 장이라고 해도 크기가 엄청나서 몇 장만 떨어져 있어도 꽤 지저분 하기는 하죠.
또 옆집은 사람이 살지 않아 이게 쌓이면 더 보기 싫기도 하구요.
우리 집 주인에게 허락이 필요한 사항 같았지만, 집 주인도 우리에게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한 적이 있어 허락을 했습니다.
자기네들을 성가시게 한다니 그렇게 해 주는 게 좋을 듯 해서요.
그래서 티크나무는 베어졌는데.
이게 있을 때는 몰랐는데, 없으니 대번 표가 납니다.
여기도 우리나라처럼 아침 햇살보다 오후 햇살이 훨씬 뜨거운데 그 티크가 오후 햇살을 가려 주었더라구요.
없어지니 강한 햇살이 집 벽을 달궈 집이 매우 더워졌습니다.
괜히 베라고 했어.
후회가 되긴 하지만 한 번 베어낸 것은 무를 수가 없지요.
오늘의 교훈입니다.
있을 때 잘 해.
6월에서 8월쯤 꽃이 핀다 하니 올 해는 유심히 살펴 봐야 되겠네요.
티크나무 숲을 산책하면 좋을 것 같으신가요?
티크 숲길을 거닐면 좋을 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 그 날은 모기 회식 시켜 준다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5분만 서 있어도 백 방 정도는 물릴 겁니다. ㅎ
티크나무 숲은 모기 천국입니다.
태국에서 숲이나 정원이 좋다는 것은 모기가 많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모처럼 태국에서 왔는데 묵고 있는 리조트 정원이 좋아 마음이 더 좋으시다구요?
그렇담 틀림없이 모기도 많으니 모기 단속을 잘 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밤이 괴롭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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