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속의 산책.
원 제목 A Walk in the Clouds.
1995년 개봉된 영화로 본 기억은 나는데, 언제 어디서 봤는지 생각나는 것은 1도 없고 단지 마지막이 불탄 포도밭에서 요행히 화마를 피한 포도 나무 한 그루로 희망을 이야기한 장면이 아닌가 싶은데 그 장면이 구름 속의 산책인지는 확인이 안 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 봐도 마지막 장면이 소개된 것이 없네요.
벌써 20년전에 나온 것으로 요즘 상영 중인 영화하고는 거리가 먼데도 영화 전체 스토리가 나오면 안 되나 봅니다.
그런가요?
아무튼, 제목이 기억에 생생한 것을 보면 내용은 몰라도 제목은 인상 깊었나 봅니다.
그렇담 영화 내용보다는 제목을 잘 만들었다는 말이 되네요.
오늘 파히 마을에 다녀 왔습니다.
파히 마을이 자리 잡은 산악 지대는 두꺼운 구름에 덮여 있었어요.
산 중턱에 걸쳐 있는 구름은 그 속에 들어 가면 안개가 됩니다.
파히 마을을 두껍게 쌓고 있는 안개는 아래에서 보면 구름이 되겠지요.
파히 마을은 요즘처럼 우기일 때는 해 보기가 정말 힘들 듯.
가끔씩 오는 우리에게는 신비스럽기까지한 풍경이지만 이곳에서 사는 사람은 얼마나 답답할까요.
중국 사천성의 개들은 해를 보면 신기해서 짖는다던데 파히 마을의 개들도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네 사람이 잘 볼 수 없다는 걸 눈치챘는지 닭들은 지붕까지 올라가서 먹이질.
이런 때 안 올라가면 언제 올라 가겠는교? - 닭 일동 드림.
짙은 구름 속의 파히 마을 방문은 구름 속의 산책이었습니다.
파히 마을은 포도밭은 없고 그 대신 커피밭이 있지요.
커피는 한창 익어가고 있었어요.
1월이나 2월쯤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것이 11월 지나서 따니 조그만 커피콩이 익는 기간이 크기에 비해 상당히 깁니다.
그래서 맛이 강한가요?
파히 커피숍 주인은 이곳은 커피도 좋지만 커피 껍질로 만든 차 '카스카라'도 좋다고 거듭 거듭 강조를 합니다.
내 같은 커피 비호감은 그럴 듯 한데 커피팬에게는 카스카라는 좀 약한 게 아닌 가 싶습니다.
선택이야 먹는 사람이 할 일이지만요.
파히 커피숍에 도착했을 때도 안개가 감싸고 있었는데 잠시 후 안개가 짙어지면서 비가 내렸습니다.
거의 보이는 게 없는 상황.
안개 속의 산책.
오늘 제대로 체험하고 돌아 오네요.
그런데 날이 흐리고 시야가 넓지 못하니 완전 무장한 군인들이 도처에서 검문을 하더군요.
우리는 놀러 왔다고 말했고 외국인이니 그냥 웃으며 보내 주었지만 태국인처럼 생긴 사람들은 날이 궂은 날은 이래 저래 피해야 하겠습디다.
맞습니다.
파히 마을에서 구름 속의 산책도 좋지만 안전이나 괜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가급적 궂은 날은 가시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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