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라이 정착 2017

[치앙라이] 출근길에 만나는 풍경

정안군 2017. 7. 15. 16:17

 

 

 

 

 

 

 

 

 

요즘 걸어서 출퇴근을 합니다.

비가 잦아 아무래도 운동 부족인 듯 하여.

 

차를 타고 가면 보이지 않던 것이 자전거를 타고 가면 보이고,

자전거를 타고 가면 보이지 않던 것이 걸으면 보입니다.

이게 느림의 미학이죠.

 

시간이 멈춘 곳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태국.

이렇게 큰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있습니다.

 

민물게가 대로로 외출했다가 비명횡사하고.

거위와 닭이 친구가 되어 놀기도 합니다.

그게 부러운 칠면조도 있구요.

 

동네 떠돌이 개의 집합소였던 허름한 집은 무허가로 판정을 받은 듯 어느 날 뼈대만 남은 모습으로 변했어요.

그 집 개세이들은 우리 동네에서 성질 드럽기로 소문난 랭킹 3위에 해당하는 패거리들이었습니다.

집이 없어지면서 개들도 흩어져 이제 두 곳만 남았어요.

그 중 한 무리들은 내가 성질 드러운 걸 알고 꼬리를 내렸는데 랭킹 1위 동네는 이제 내가 피해서 다닙니다.

내가 진거죠. ㅠㅠ

 

이제 개 이야기는 끝내고.

소 이야기입니다.

넓지 않은 풀밭에 숫소는 숫소인데 황소에 어울리는 덩치를 갖지 못해 애송이 티가 나는 소가 한가로히 풀을 뜯씁니다.

어떻게 숫놈인지 알 수 있냐고요?

ㅎㅎㅎ

 

라차팟 왕비 정원 안의 꽃이 예쁜 식물과 입이 예쁜 식물, 세상은 공평하네요.

그리고 농부어 호수.

그 가장자리에 번식력이 엄청나게 강한 물풀, 한 차레 걷어 냈는데 다시 원 상태.

 

그리고 드래곤 볼이라는 이름에 어울릴 용과도 꽃이 한창입니다.

물론 용과는 영어 이름이 드래곤 볼은 아니고 드래곤 푸르츠이지만 공처럼 동그란게 그렇게 불러도 크게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용과는 전에는 거의 다 베트남에서 수입되었다고 했는데 요즘은 여기 저기 흔하게 보입니다.

 

흔하고 평범하지만 정겨운 우리 동네.

참 평화롭죠?